전 국가철도공단 상임이사, 불법 하도급 뇌물 혐의 대부분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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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공사를 낙찰받은 업체를 압박해 수백억원대 전력 설비 공사를 특정 업체에 하도급 주게 하고 그 대가로 명품 시계와 금붙이를 받아 챙긴 전 국가철도공단 간부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대전지법 12형사부(김병만 재판장)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뇌물공여, 업무방해 등의 사건 첫 공판에서 전 철도공단 상임이사 A씨 측은 "일부 업체 측에 전화한 것은 맞지만 위력을 행사하진 않았다"는 취지로 검찰 주장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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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공사를 낙찰받은 업체를 압박해 수백억원대 전력 설비 공사를 특정 업체에 하도급 주게 하고 그 대가로 명품 시계와 금붙이를 받아 챙긴 전 국가철도공단 간부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뇌물을 준 업체들도 대부분 뇌물 공여 사실을 부인하고 일부만 인정했다. 다만 일부 인정한 혐의가 뇌물을 받은 측과 주장이 엇갈려 향후 재판 과정에서 공방이 예상된다.
그러나 업체 측 변호인은 “롤렉스 시계 2개 구매비용 가운데 4500만원은 반환받았기 때문에 받지 못한 나머지 2105만원에 대한 뇌물공여만 인정한다”며 “공소사실에 기재된 1억8천만원 상당 벤츠는 (A씨) 영입 차원에서 제공한 것으로 실제로 공단 퇴직 후 지급했기 때문에 직무 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뇌물을 준 3개 업체 중 1개 업체 대표는 이날 보석을 신청했다. 변호인 측은 현재 해당 업체가 추진하는 100억원 상당의 공사가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고, 직원 급여, 민사소송 등의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보석을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검사는 “뇌물공여 액수와 회사 비용 횡령액이 고액이고, 대가로 받은 하도급 규모가 수백억원에 달한다”며 “혐의를 대체로 부인하는 등 구금된 이후 사정이 좋지 않아 중형 선고를 예상해 도주할 우려가 있으니 보석 청구를 불허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검토 후 보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국가철도공단 기술본부장이자 상임이사로 재직한 A씨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3건의 철도 공사를 낙찰받은 업체 대표에게 전화해 300억원 규모의 전기공사를 3개 회사에 불법 하도급하게 압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씨의 개입으로 일감을 따낸 전철 전력 설비 관련 업체인 B사 회장과 계열사 C사 대표, B사의 또 다른 계열사인 전차선로 관련 D사 실운영자 등 3명도 뇌물공여, 업무상횡령, 전기공사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A씨를 비롯해 업체 대표 2명은 각각 구속기소 됐고, D사 실운영자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참석했다.
검찰은 일감을 몰아 준 A씨가 업체로부터 6605만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 두 점, 설 선물 비용 200만원, 368만원 상당의 순금 호랑이 1냥을 받았고, 1억8000만원 상당의 벤츠 승용차 1대를 받기로 약속받았다고 공소사실에 기재했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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