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도와달라” 손준호의 눈물
중 당국 압박에 혐의 인정 주장
승부조작 가담으로 중국축구협회(CFA)로부터 선수 영구제명 처분을 받은 손준호(수원FC)가 중국 사법당국의 가족 신변 위협으로 없는 혐의를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사법당국은 손준호가 승부조작을 주도한 전 산둥 타이산 소속 조선족 선수 진징다오로부터 승부조작에 가담한 대가로 수익을 나눠 가졌다고 봤다.
국가 대표 출신 손준호는 11일 수원시체육회관에서 중국축구협회 영구 제명 징계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손준호는 중국 당국의 조사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을 상세히 밝혔다. “중국 경찰은 혐의를 인정하지 않으면 내 아내가 외교부를 통해 체포돼 같이 조사를 받아야 한다며 겁을 줬다”고 말했다. 또한 “핸드폰 속에 제 딸과 아들을 보여주면서 아이들은 무슨 죄가 있냐, 엄마까지 이곳으로 오면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겠냐며 압박했다”고 덧붙였다.
손준호는 중국 사법당국과의 형량협상 과정도 공개했다. “판사가 20만위안(약 3765만원)이라는 금액을 진징다오에게 받았다고 인정하면 수일 내로 석방시켜주겠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으로 돌아가서도 축구 선수 경력을 이어나갈 수 있게 해주겠다며 거래를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약 10개월이 넘게 좁은 방에서 20명이 함께 지내는 고된 환경에서 하루라도 빨리 탈출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설명했다.
진징다오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유일하게 한국말을 할 수 있는 선수였고 저의 적응을 도와줬다”며 “2년6개월 동안 정말 돈독하게 지냈던 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문제가 된 20만위안에 대해 “서로 돈을 빌리기도 하고 선물도 주고받았다”며 “불법적인 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손준호는 중국 당국이 문제 삼은 경기에 대해 “상하이 상강과의 경기”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승부조작을 하려면 퇴장, 경고, 페널티킥, 패스 미스로 인한 실점 등이 있어야 하는데, 저는 그런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 경기에서 저희는 강팀과 비겼다”며 자신의 결백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억울함도 있지만 정말 도와달라는 호소”라며 “축구계에서도 저를 믿고 도움을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현재 수원FC 소속인 손준호의 향후 거취에 대해 구단은 그의 입장을 듣고 대응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CFA 상급 기관인 FIFA가 각국 협회에 통보하면 손준호는 대표팀은 물론 프로 선수 생활이 중단될 수도 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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