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청년노동자 사망 한 달…사과·재발방지 약속
[앵커]
지난달 전남에서는 폭염 속에 에어컨을 설치하던 20대 청년노동자가 열사병 증세로 쓰러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유족들은 온열질환에 대한 회사의 대처가 미흡했다며 장례 절차를 미뤄왔는데 회사측이 오늘 유족들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에어컨을 설치하다 쓰러진 27살 양준혁 씨.
낮 최고 기온이 35도에 육박하는 무더위 속에 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로 이상 증세를 보였지만, 1시간 가까이 방치됐다가 결국 숨졌습니다.
유족들은 장례를 미루며 대책을 요구해왔습니다.
양 씨가 다니던 에어컨 설치업체 대표가 영정 앞에 무릎을 꿇고, 유족에게 사과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어머니."]
원청인 삼성전자 관계자도 재발방지를 약속했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 :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폭염 대비 대책을 더욱 강화하고, 안전 점검과 안전 교육을."]
유족은 노동자들이 일하다 숨지는 비극이 되풀이되는 걸 막아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신우정/유족 : "절대 우리 준혁이 같은 죽음은 일어나지 않게 지금 약속하신 것처럼 재발(방지) 대책 잘 만들어가지고."]
이번 사고를 계기로 폭염 등 기상여건에 대한 사업주의 조치의무를 규정하고, 응급처치가 필요한 근로자가 발생하면 즉시 신고하도록 하는 내용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박영민/공인노무사 : "현실적으로 현장에 있는 노동자들이 죽지 않게 만들 수 있는 권리로 보장받을 수 있게 실효성 있는 규정으로 변경되고 재정비됐으면 좋겠습니다."]
고 양준혁 씨 유족은 사측의 사과와 재발방지책 마련 약속에 따라 한달 가까이 미뤄왔던 장례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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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 기자 (k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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