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산&그너머] <특집> 추석 연휴 가볼 만한 산 4선

이창우 산행대장 2024. 9. 11.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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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 ‘비밀의 숲길’ 스트레스 날리고…천성산 억새물결 즐기고

# 부산 영도 태종산 둘레길

- 전망대 오륙도·바다 조망 황홀
- 황칠나무숲서 피톤치드 샤워도

# 경북 청도 오례산

- 거연리주차장 회귀 6.5㎞ 코스
- 오례산성 봉수대·망대 터 이채

# 경남 양산 천성산 화엄벌

- 원효암 주차장~정상 약 30분
- 능선 풍경·관음바위 등 볼 만

# 경북 경주 마석산

- 용문사 백운대마애불입상
- 맷돌바위 등 기암괴석 장관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다가왔다. 올 한가위 연휴는 14일부터 18일까지 5일 동안 계속된다. 그런데 지난해보다 하루 짧은 데다 연휴도 추석 앞에 몰려 있어 항상 명절에 맞추어 장거리 산행을 떠나던 산악동호인은 이번에는 멀리 가기가 쉽지 않게 됐다. 그렇지만 매주 산행을 빠지지 않는 산꾼이라면 몸이 근질근질해 산을 안 탈 수도 없다. 이때는 하루 정도만이라도 시간을 내어 가까운 산을 찾도록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온 가족이 함께 가볍게 걸을 수 있는 산행지 4코스를 엄선해 추천한다.

부산 영도구 태종산 둘레길에서 조망이 가장 시원하게 열리는 장소이다. 저 멀리 바다 한가운데 오륙도가 보이고 시계 반대 방향으로 해운대 달맞이고개, 오륙도 해맞이공원, 장산봉, 장산, 조도, 해양대학교 등이 펼쳐진다. 국제신문 DB


▮부산 영도 태종산 둘레길

부산의 대표 관광지인 태종대 유원지의 둘레길 하면 대부분은 태종대 일주 도로를 먼저 떠 올린다. 그러나 태종대에는 영도 주민과 마니아 산꾼이 소문을 듣고 찾는 한적한 산책길이 있다. 중간중간 조망이 터지는 전망대와 하늘을 가리는 숲 그늘이 있어 ‘비밀의 숲길’로 불리는데, 초병들이 해안초소에 근무를 서러 갈 때 걷던 길이다. 일명 ‘초병의 길’로도 불린다. 지금은 해안초소가 철수하고 없다.

그 대신 옛날 초병들이 걷던 길이 태종산(太宗山·252m) 허리를 한 바퀴 도는 둘레길로 재탄생했다. 둘레길은 법융사로 올라가는 길과 군부대에서 태종사 구간 임도를 잠시 걷는 것 빼고는 모두 흙길이다. 또한 태종사에서 다누비 열차 광장으로 오르고 내리는 약 1㎞ 구간에는 2011년과 2012년에 황칠나무 1200여 그루를 심어 숲길을 조성했다.

황칠나무는 우리나라 서남해안과 섬에서만 자생하며 아낌없이 주는 약용 식물로 알려져 있다. 뿌리 잎 줄기 가지 씨앗 수액까지 약재로 쓰여 하나도 버릴 게 없다. 간 기능 개선, 항노화, 항암, 혈당, 고혈압, 항염증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우리 몸 면역력을 높여주는 ‘불로초 나무’로 불린다. 둘레길은 비밀의 숲길과 황칠나무 숲길을 연결해 걷는다. 추석에 힘들었을 주부들의 피로를 풀어주는 황칠나무 숲 산행을 추천한다.

태종산 둘레길 경로는 다음과 같다. 태종대 입구(회전교차로)~법융사 아래 들머리~황칠나무숲길·다누비 열차 광장 갈림길~태종사 갈림길~법융사 뒤편 철책~하리 갈림길~철책 열린 문~전망대~철책 열린 문~풍혈~동굴~군부대 후문(전씨 무덤)~군부대 정문~태종사~황칠나무 숲길~법융사 아래 들머리~태종사 입구에 도착한다. 둘레길 거리는 약 5㎞이며, 2시간30분 안팎 걸린다.(근교산&그너머<1387>회 참조)

경북 청도 오례산.


▮경북 청도 오례산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이서국의 변방을 지켰으며, 오례산성(烏禮山城)이 있어 오례산(烏禮山·626m)으로 불리는 청도의 산을 추석 연휴와 가을에 가볼 만한 산행으로 추천한다. 이서국(伊西國)은 삼국시대 때 경북 청도를 기반으로 한 소국으로 신라에 복속되었으나 한때는 신라를 넘볼 만큼 강력했다. ‘삼국사기’ 2권에는 유례왕 14년에 이서국이 금성(金城)을 쳤다는 기록이 있다.

신라가 이를 못 막아 위기에 처하자 어디선가 귀에 댓잎을 꽂은 신병(神兵)이 나타나 함께 싸워 이서국을 물리쳤다 한다. 신라는 3산 5악 등 명산대천에 대·중·소사로 구분되는 제사를 지냈다. 제사를 지낸 세 산은 명활산(253m) 소금강산(176.7m) 혈례산이다. 이중 혈례산을 경주 서북쪽의 어래산(571.6m)으로 보는 견해도 있으나 오례산성이 있는 청도 오례산으로도 비정할 만큼 삼국시대부터 매우 중요한 산으로 여겼다.

신라 조정은 여기에다 경주를 방어하는 1m~2.8m 높이로 포곡식 산성을 쌓았다. 산성 크기는 남북 1㎞, 동서 1.5㎞이며 둘레는 4.6㎞에 이른다. 산성 안은 평탄한 지형에 개울과 샘이 각 세 개, 못이 다섯 개가 있었다 하며, 외부는 사방이 급경사에다 암벽을 낀 천혜 요새였다. 현재 두 곳의 우물과 개울만 확인되며, 서문지와 계곡에 세운 남문지, 봉수대와 망대 터가 남아 있다.

오례산성 환종주 산행 경로는 다음과 같다. 거연리 주차장~덱 계단~서문지~조망바위·주차장 가는 길 갈림길~조망바위~석을산·오례산성정상 갈림길~오례산 정상~조망대 갈림길~전망대~부처골 갈림길~조망대·길 없음 이정표~전망대~봉수대·길 없음 이정표(전망대)~봉수대~개울 건넘~망대 갈림길~520봉(삼거리)~망대(전망 덱)~서문지~거연리 주차장으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이다. 거리는 약 6.5㎞이며, 3시간30분 안팎 걸린다.(근교산&그너머<1364>회 참조)

경남 양산 천성산 화엄벌.


▮양산 천성산 화엄벌

추석 전후로 억새로 유명한 산은 관광객과 등산객으로 붐빈다. 그런데 영남알프스 화왕산 무장산 등 부산과 가까운 억새 군락은 쉬운 산행이 없을 정도로 1~2시간 이상 가파른 산길을 올라야만 광활하게 펼쳐지는 억새를 볼 수 있어 일반인은 쉽게 엄두를 못 냈다.

이 때문에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화엄벌 억새로 유명한 천성산(千聖山·920.2m)은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승용차로 해발 750m 높이인 원효암 주차장에 올라가서 출발하며 상봉까지 30분이면 도착하기 때문이다. 정상에서 보는 화엄벌의 일렁이는 억새 물결은 주변 경관과 어울려 그야말로 장관을 연출한다. 화엄벌(늪) 넓이는 12만4000㎡(약 3만7500평)이다. 신라 시대 원효대사가 당나라 승려 1000여 명에게 화엄경을 펼쳐놓고 설법했다는 데서 유래하며, 이들 승려 모두 도를 깨쳐 원적산으로 불리던 산도 천성산으로 바뀌었다.

화엄벌은 고산 습지로 자연환경 변천을 알 수 있는 이탄층이 형성되어 있다. 앵초 물매화 잠자리난 흰제비난 끈끈이주걱 이삭귀개, 삵 담비 도룡뇽 산골조개 등 다양한 습지동식물이 서식한다. 봄 철쭉으로도 잘 알려졌다. 원효암은 646년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한다. 관음바위 거북바위 천광약사여래바위가 양쪽으로 절을 감싸고 대웅전 뒤로 장대를 세운 듯 치솟은 바위는 원효암을 수호하는 호법 신장 바위라 한다.

천성산~화엄벌 산행경로는 다음과 같다. 원효암 주차장~원효암 철문 갈림길~아스팔트임도~천성산 2봉·천성산 1봉 갈림길~천성산 2봉(은수고개)·천성산 1봉(홍룡사) 갈림길~콘크리트 사각기둥~천성산 2봉(은수고개)·천성산 1봉(홍룡사) 갈림길~옛 군부대 입구(천성산 1봉·원효암)갈림길~천황산 1봉(원효봉) 정상~홍룡사·원효암 갈림길~화엄벌~홍룡사·용주사 갈림길~돌탑봉(786m)~홍룡사·용주사 갈림길~홍룡사·원효암 갈림길~원효암·홍룡사 갈림길~원효암을 지나 원효암 주차장에 되돌아오는 원점회귀이다.(근교산&그너머<1350>회 참조)

경북 경주 마석산. 저마다 개성이 강하고 아름다운 산이다.


▮경북 경주 마석산

마석산(磨石山·531m)은 최근 기암이 알려지며 경주에서 새로운 산행지로 떠올랐다. 경주국립공원 남산지구 경계를 살짝 벗어나 있어 산행은 별 다른 제약이 없다. 마석산은 2002년 ‘다시 찾는 근교산<296>·<297>회’에 금오봉(467.9m)~고위봉(495m)~마석산 종주 산행을 2회에 걸쳐 소개할 때 거쳐 간 산이다. 이제는 고위봉에서 마석산을 잇는 능선은 비법정 탐방로에 포함되어 더는 종주 산행은 할 수 없게 되어 큰 아쉬움이 남는다.

당시 마석산 정보는 전혀 찾을 수 없었다. 동네 뒷산 수더분한 산으로 세 개 봉우리에 백운대 마애불입상과 마석산 삼층석탑이 전부였다. 이마저 주 능선과 떨어져 있어 종주 산행을 하면서는 찾아갈 수 없었다. 그런데 마석산에는 두 문화재만 있는 게 아니었다. 석문 용문사 백운대 맷돌바위 유두바위 대포바위 가시개바위 남근석 선돌 독수리바위 삼지창바위 등 하나같이 이름과 맞는 형상의 기암괴석이 즐비해 보물 찾기를 하듯 재미가 쏠쏠하다.

마을에서는 오래전부터 ‘맷돌산’, 빼쪽빼쪽한 돌이 많아 ‘뺏돌산’이라 불렀다. 이게 한자로 마석산이 됐다는 이야기다. 산 정상 맷돌바위가 제내리에서 보면 맷돌 손잡이로 보인다 하며, 온 세상에 물난리가 났을 때 꼭대기가 맷돌만큼 남고 잠겼다는 이야기도 있다.

산행경로는 다음과 같다. 보광사버스정류장~두꺼비식당~용문사 주차장~석문~용문사(백운대마애불입상)~395봉~작은마석산·마석산 갈림길~마석산 정상~대포바위 갈림길~유두·대포바위~대포바위 갈림길~맷돌바위~가시개바위 갈림길~가시개바위~가시개바위 갈림길~420.3봉~남근석~선돌(남근석)~삼지창 바위~외딴 농가를 거쳐 북토버스정류장에서 마친다. 산행거리는 약 6.5㎞이며 3시간30분 안팎 걸린다.(근교산&그너머<1335>회 참조)

문의=문화라이프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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