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제주소주 인수···소주시장 ‘3강 체제’ 재편되나
‘카스’를 생산하는 국내 맥주업계 1위 사업자 오비맥주가 신세계L&B로부터 제주소주를 인수한다. 오비맥주가 소주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비맥주는 글로벌 확장 가속화를 위해 제주소주를 인수한다고 11일 밝혔다. 2011년 제주도 향토기업으로 출발한 제주소주는 2016년 이마트에 인수돼 2017년 ‘푸른밤’으로 리뉴얼한 소주를 출시했지만 점유율 확대에 실패하고 국내 사업을 접었다. 이마트는 인수비용까지 포함해 750억원을 투입했지만 수백억원의 영업손실만 낸 채 2021년 자회사인 신세계L&B에 제주소주를 넘겼다. 이후 제주소주는 수출용 소주 위탁생산(ODM)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왔다.
오비맥주는 해외에서 한국 소주 인기가 높아지자 소주 사업에 진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소주 수출액은 전년 대비 8.7% 증가한 1억141만달러로 10년 만에 처음 1억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오비맥주는 최근 국내 주류 브랜드 최초로 올림픽 공식 파트너로 선정돼 파리 올림픽에서 ‘카스 포차’라는 포장마차 테마의 홍보 부스를 운영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카스를 중심으로 국내에서 탄탄한 영업망을 갖춘 오비맥주의 합류로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가 양분하고 있는 국내 소주 시장 판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를 보면 하이트진로의 시장점유율은 59.8%, 롯데칠성음료는 18.0%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제주소주는 수출에 집중하며 글로벌 시장 내 K-소주의 판로를 확대해온 브랜드”라며 “이번 인수를 통해 카스의 수출 네트워크 확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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