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소작답 양도투쟁 농민운동 기념탑 '제막'

11일 고창군 심원면 궁산저수지에서 열린 '고창 소작답 양도투쟁 농민운동 기념탑 제막식', 심덕섭 군수(가운데 오른쪽 첫번째)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기념탑 제막 전 사진을 찍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고창=뉴시스] 김종효 기자 = 전북 고창군이 11일 심원면 궁산저수지에서 고창 소작답 양도투쟁 농민운동 기념탑 제막식을 개최했다고 이날 밝혔다.

고창소작답양도기념사업회의 주관으로 열린 제막식은 농민운동 참여자, 관내 기관단체장,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37주년 고창 소작답 양도 기념행사'와 함께 열렸다.

고창 소작답 양도투쟁 농민운동은 1950년 토지개혁 과정 중 농지개혁 대상에서 제외된 삼양사 소유의 고창 간척지를 되찾기 위해 1985년부터 1987년까지 농민들이 자발적으로 일어나 전개했던 조직적인 투쟁을 말한다.

해당 3년간 심원면 궁산마을 김재만 씨를 비롯한 심원면·해리면 일대 소작농들은 궁산저수지 둑에서 시위를 시작해 카톨릭농민회와 기독교농민회, 고려대학교 농활단 등의 지원을 받으며 서울로 상경, 삼양사 본사 점거농성까지 벌이기도 했다.

그 결과 37년 전인 1987년 9월11일 수차례의 협상 끝에 삼양사 측이 소작농들에게 소작답 296㏊를 정부 고시가격인 평당 1881원에 양도한다는 내용으로 투쟁은 마무리됐다.

고창 소작답 양도투쟁 이후 충남 서산 서풍농장, 전남 영암군 학파농장과 고흥군 죽암농장, 경기도 평택 등 20여 곳에서도 토지 분배를 요구하는 농민운동이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없었다,

이 때문에 고창의 양도투쟁은 그 의미가 남달랐고 2018년 당시 투쟁에 참여한 농민들 중심으로 기념사업회가 꾸려지는가하면 매년 9월11일 기념행사까지 개최해 오고 있다.

군에서는 양도투쟁 농민운동의 역사를 조명하고 당시 참여자의 농민운동 정신을 기리기 위해 누구나 쉽게 찾아올 수 있는 심원면 궁산저수지 입구에 기념탑을 건립했다.

탑은 농민, 학생, 지역을 표현하는 세 조각의 조형물이 투쟁의 결실과 농민들의 땀방울을 상징하는 모습을 담아 물방울과 함께 하늘로 비상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또 농민의 품으로 돌아온 땅에서 익어가는 밀알을 황금색으로 표현했다.

심덕섭 군수는 "오늘 건립된 고창 삼양사 소작답 양도투쟁 농민운동 기념탑은 단순한 조형물을 넘어 우리 지역의 농민운동 역사를 기록하고 후대에는 전하는 살아있는 역사의 증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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