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PRESS] 中 동료에 받은 '20만 위안'서 촉발된 진실공방...손준호는 "난 범죄자 아닌 피해자"(질의응답)
[인터풋볼=신동훈 기자(수원)] 20만 위안(약 3,764만 원)이 촉발한 범죄 혐의에 대해 손준호는 적극 부인에 나섰다.
손준호는 11일 수원종합운동장 내 위치한 수원시체육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날 나온 중국축구협회(CFA) 발표가 이유였다. 현재 손준호 및 승부 조작 및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60명은 중국 내에서만 축구 활동이 금지된 상태다.
CFA는 "손준호는 부당 이득을 도모하기 위해 부정거래, 승부조작, 불법 수익에 가담해 스포츠윤리를 심각하게 위반했다. 중국 축구협회 규율 준칙 제2조, 제5조, 제73조, 제111조 및 '중국축구협회 도덕과 공평 경기위원회 업무규칙' 등의 규정에 근거해 처벌을 내린다. 손준호는 평생 축구와 관련해 어떤 활동도 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손준호 선수 생명이 위기에 처했다. 만약 FIFA가 이를 전 세계로 확장한다면, 손준호는 축구 인생에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다.
손준호가 기자회견을 연 이유였다. 기자회견장에 나온 손준호는 "공항에서 날 체포한 중국 공안은 내게 자기 휴대폰으로 번역을 해서 금품수죄로 체포를 한다고 했다.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고 어이까지 없었다. 결백을 주장했다. 몇 시간이 지나서 한국말을 어눌하게 하지도 못하는 통역이 왔다. 곧장 무슨 일이 있는지 말했고 '죄를 지어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들었다. 당황스러웠다. 죄를 짓지 않아 결백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말도 안 되는 혐의를 제시하면서 인정하지 않을 경우, 외교부가 아내를 체포해서 같이 이곳으로 와 조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핸드폰 속에 딸과 아들을 보여주며 '아이들은 죄가 없지 않냐! 엄마가 이 곳에 오면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냐? 아이들도 아빠가 보고 싶지 않겠나?'고 했다. 빨리 인정하라고 강요했다. 공항에서 체포된 이후 가족들이 한국을 갔는지, 중국에 남아 있는지, 어디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알 수 없는 상태였다. 겁이 너무 났고 가족만 생각났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때 다시 한번 공안이 내게 제안을 했다. '지금이라도 혐의를 인정하면 빠르면 7~15일 뒤면 나갈 수 있다. 너는 외국인이고, 외교 간의 문제도 있고 보석을 할 수 있다'고 회유했다. 몇 번이고 되물었고 어쩔 수 없이, 또 너무 겁이 났고, 살면서 이런 적도 처음이고, 나보다 가족 걱정이 크게 났다. 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후 변호사 접견 후 거짓 자백에 대해 말하며 자신의 혐의를 번복한 손준호는 다시 공안의 강도 높은 수사가 진행됐다고 했다. 구치소에 갇혀 조사를 받고 재판을 받던 자신에게 판사, 그리고 고위 간부가 제안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재판 전 판사가 따로 불러 만나러 내려가니 고위 간부로 보이는 사람과 판사가 서로 이야기를 하며 '절대 넌 무혐의로 나갈 수 없다. 무언가 하나라도 인정을 안 하면 외교적 문제가 발생한다. 작은 죄라도 인정을 해야 한다. 인정 안 하면 언제 여기서 나갈지 모른다'고 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중 감정이 차올라 눈물을 흘리기도 한 손준호는 힘든 구금 생활을 회상하면서 잠시 말을 하지 못하기도 했다. 손준호는 이어 결국 제안을 받아들이고 승부조작이 아닌 금품 수수만 인정을 했고 결국 석방이 돼 한국에 왔다고 했다. 이어 "마지막에 이 내용을 나가서 누구에게 발설을 하지 않아야 하고, 발설을 하면 축구선수 생활을 못할 거라고 했다. 그 이후 석방됐고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중국축구협회에 ITC(국제이적동의서)를 받게 됐다. 예상 외로 한국에서 축구선수로 빨리 생활할 수 있었다. 이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질의응답 이전 손준호는 잠시 감정을 안정시키기 위해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10분 남짓 시간 후에 돌아와 질의응답에 임했다. 궁금한 사항에 관련해 단답형 질문과 답이 수차례 오갔다(아래는 전체적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손준호가 답하지 못한 사항은 동석한 에이전트가 이야기하기도 했다. 약 한 시간 가량 기자회견 후 손준호는 90도 인사를 한 뒤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이하 손준호 기자회견 질의응답]
-진 징다오와 20만 위안을 주고 받은 게 혐의가 됐다.
손준호 : 승부조작 한 적 없다. 승부조작 돈은 절대 없다. 그 친구랑 산둥에서 같이 뛰었고 한국말 소통이 됐다. 적응하는데 도움이 줬다. 가족들이 왔을 때 잘 챙겨줬다. 사이가 돈독했다. 그 친구의 어머니가 한국에 왔을 때 도움을 주기도 했다. 축구교실을 하는데 선물을 주기도 했다. 2년 6개월 동안 돈독했다. 중국 돈이 필요할 때 돈을 빌리기도 했다. 서로 친구 간에 있었는데 돈 거래가 있었다. 승부조작을 해서 돈을 받았고, 또 불법 돈은 아니었다. 정말 진실하고 솔직된 이야기다.
중국에서 핸드폰을 받아 포렌식을 했는데 문제가 된 진 징다오와 그 당시 대화내용은 없다고 하더라. 입출금 내역만 확인했다. 정확히 그 돈의 성격이 무엇인지는 나조차도 정확히 기억하기 어렵다.
-무죄와 공안 측의 강압수사를 증명할 만한 구체적인 물증이 있나?
손준호 에이전트 : 진 징다오와 손준호 관계는 돈독했다. 금전적 거래도 했다. 큰 금액이 오가기도 했다. 20만 위안을 진술하라고 판사가 말했는데, 진 징다오 진술과 금액 격차가 있었다. 증명을 하라고 하면 할 수 있는 게 없다. 승부조작 관련 돈을 안 받았다는 걸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중국은 위챗이라는 어플이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카카오페이다. 그게 없으면 이체나 이런 걸 할 수 없다. 서로 돈을 자주 빌려줬는데 금액을 계산하지는 않았다.
-판사가 회유와 협박을 했다고 하는데, 이렇게 공개발표하는 게 더 불이익이 되는 것이 아닌가.
손준호 : 서로 말하지 않기로 했는데 CFA가 먼저 발표했다. 그래서 내가 말했다. 잃을 게 없다고 생각했다. 범죄자가 아닌 피해자로 나서고 싶었다. 미디어, 국민들께 사실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했으니까 한국에서 조치를 안 했고, 중국에서도 그렇게 진행했다. 입을 닫고 있었던 게 서로 말하지 않기로 했던 그 부분이었는데 이제 이야기로 했다. 범죄자로 남고 싶지 않았다.
-진술 번복 후 공안이 말도 안 되는 증거를 제시했다고 했는데.
진 징다오와 돈이 오간 것에 대해 말했다. 위챗으로 경기 전에 연락한 내용 등이 공안의 증거로 없었다. 내 거짓 자백만 증거로 제시했다. 그 친구와 선물을 하거나 그런 적은 있다. 일반인에게 큰 돈이나 자주 선물을 하기도 했다. 문제가 된 진 징다오와 주고 받은 20만 위안이 어떤 목적이었는지 모르겠다. 중국 돈으로 오가고 하니 큰 돈이 오갔지만 인지가 잘 안 된 것 같다.
-FIFA가 징계를 하면 축구선수 생활이 불가한데, 그렇게 된다면 조치는 어떻게 할 것인지.
손준호 에이전트 : CFA가 증명을 하려면 세부 증거가 필요하다. 부정 행위에 대한 증명이 필요한데, 증거가 없어 FIFA가 CFA 손을 못 들어줄 것이다. CFA 손을 들어준다면 추후 대응을 할 것이다.
-무죄나 무혐의 확인서를 가져오면 모든 게 다 됐다고 알려져 있는데, 왜 그러지 못했나.
손준호 : 그게 가능했나? 다 중국 글씨였고 통역한 분도 한국말을 잘 못했다. 서로 소통이 잘 안 됐고 절차가 어떻게 됐는지 알 수 없었다. 형식적 절차 속 판결을 받아서 그대로 나왔다. 판결문을 지금 가지고 있지 않다. 금수수 혐의를 인정하라고 했고 진 징다오에게 받은 걸 인정했다고 해서 그렇게 했다. 9개월 이상 구금이 됐는데 10개월로 마지막 딜을 해서 나왔다.
손준호 에이전트 : 결과적으로 유죄가 맞다. 20만 위안, 금품수수 혐의, 10개월 구금이 유죄 사항이지만 손준호가 위에 말한 것과 같이 강압 수사, 증거 없는 협박이 있었다.
-여름 많은 팀들이 손준호를 원했는데 법적 문제로 인해 무산됐다고 알려졌다. 수원FC와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를 했나?
손준호 에이전트 : 석방이 됐을 때 1차적으로 전북 현대와 협상을 했다. 협상 마무리 단계에서 전북에서 제시한 계약 문구가 있었는데 문구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전북 입장은 이해가 갔으나 우리 입장에서 리스크가 컸다. 전북이 넣은 그 문구를 마음대로 말해도 되는지 밝히기 어렵다.
결국 서로 합의점이 맞지 않아 전북에는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리고 나왔다. 최순호 수원FC 단장은 큰 리스크가 되지 않다고 했다. 최순호 단장은 "손준호는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서 품어야지"하고 데려왔다.
-금품수수는 인정했다고 했는데, 승부조작은 인정을 했나.
손준호 : 단 한 번도 인정한 적 없다. 승부조작은 혐의를 인정한 적 없다. CFA가 발표한 자료에서 승부조작이 내 이름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있어 황당했다. 어떻게 되었던 간에 여러 명의 선수 이름이 올라왔고 그 중에 나도 있었으나 불법 베팅, 승부조작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공안이 제시한 금품수수 대가는 무엇이었나?
손준호 : 이 돈이 금품수수 혐의인데 친구에게 받은 돈이 처음 당시엔 그런 쪽으로 조사를 했다. 불법적인 돈도 아니고 승부조작 돈도 아니라고 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판사가 나의 말을 들어줬다. 공안은 돈 거래 내역을 보고 대가성이라고 했다. 승부조작 돈이 절대 아니었다. 모든 혐의에 대한 증거는 내 거짓 자백만 있었다.
승부조작 대상 경기는 1월에 있었던 상하이 상강과의 경기였다. 어떤 식으로 가담했는지에 대해 들이밀지 않았고 그냥 주장만 했다. 솔직히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승부조작을 하면 퇴장, 경고, 페널티킥 헌납, 패스 미스로 인한 실점 관여 등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그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은데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 떳떳하게 최선을 다해 뛰었다. 그 경기 결과는 비겼다. 이게 왜 승부조작인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손준호 에이전트 : 공안은 다른 선수들은 그 경기를 통해 수익을 얻었다고 했다. 손준호까지 묶어서 혐의를 인정하라고 했다.
손준호 : 20만 위안을 경기 종료 후 한참이 지난 6일 후에 받은 건 맞다. 정확한 기억은 안 나는데 그게 불법적인 돈은 아니라고 확신한다. 또 당시 나와 친했던 진 징다오는 경기를 뛰지 않았다. 이후 만나지 않았다. 나만 90분을 뛰었고 다른 선수는 뛰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혼자 승부조작을 하나. 진 징다오와 서로 자주 도왔다. 가족들 생일날도 선물을 주고 받았다. 승부조작하자고 회유한 적은 없다.
-대한축구협회 도움을 준 건?
손준호 : 대한축구협회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만나러 오긴 했지만 만나지 못해 돌아왔다. 대한축구협회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 알 수 없다. 영사 접견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했다. 한 달에 두 번도 있었다. 건강 상태나 구치소 안에서의 폭행, 식사 여부, 가족 안부 등을 이야기했다. 영사에게 내 상황을 말했다. 도와달라고,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그 안에서 억울한 걸 들을 수 있는 분은 영사뿐이었다. 영사 면접 후 외교부에 전달이 됐다. 호소를 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거짓 없이 호소했다. 한국에 와서 외교부나 면담은 없었다. 영사 면접할 때는 뒤에서 한국말을 하시는 분들이 지키고 있어 자세하게 말을 못하게 막았다.
-사실 믿을 수 있는 정보는 손준호 의견뿐이다.
손준호 : 반대 입장이 되어보라. 나도 처음엔 결백을 주장하며 6시간 동안 버텼다. 수갑을 차고 있었다. 무섭고 돌아가고 싶었다. 그것 때문에 거짓 자백을 했다. 불법적인 돈을 받았고 그랬다면 한국에서 축구를 안 하고 외국을 갔을 것이다. 승부조작이나 다른 불법적인 행위를 통해 이득을 취한 게 없다.
-구단 연고지 근처 공항이 아닌 제3의 도시 공항으로 간 것에 대한 의문이 있는데.
손준호 : 5월 10일 청두와 경기를 하고, 11일에 출국을 하려고 했다. 환경이 바뀐 유치원에 다니는 딸은 생식기 쪽에 문제가 생겼고 아들은 바이러스 문제가 있었다. 이 때문에 한국에 들어가겠다고 감독과 미팅을 했고 16일에 돌아오기로 하고 다 합의를 하고 예매를 했다. 아침 8시 30분 비행기를 티켓을 끊었다. 진안 공항이었는데 애들 때문에 늦게 출발해 비행기 수속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시간이 촉박하게 늦게 와서 짐을 실을 수 없다고 하더라.
통역을 통해 비행기 티켓을 알아보라고 했는데, 상하이에서 가는 3시 30분 비행기가 있다고 했다. 가족들과 상하이 공항으로 갔다. 점심 먹고 안에 들어가서 애들 장난감 사고 그랬다. 여권 검사를 하는데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무슨 상황인지 모르다가 공안이 와서 가족들 앞에서 체포를 했다.
-이 기자회견이 억울함 호소도 있지만 중국을 향해 '증거를 내놓아라'는 성격도 있을 텐데.
손준호 : 공안 음성파일을 받으면 다 들려줄 수 있다. 무조건 있을 것이다. 어떻게 조사를 받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공안은 "진 징다오가 이렇게 말했다" 등의 말뿐인 증거만 했고 강압을 하고 협박했다. 나와 주고 받은 돈, 선물 내역에 대한 구체적 성격을 정의하지 못했다.
검찰 측 영상은 있으나 강압 수사를 받았는지 제대로 증명하기 어렵다. 공안 단계에선 음성, 영상 다 없고 검찰 단계에선 영상은 있다. 공안 단계에서, 거짓 혐의 인정 때문에 이렇게 된 일이다. 공안 단계에서 영상, 음성 파일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달라고 요청은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진 징다오 혐의는?
손준호 : 그 이후 만난 적도 없고 알 수 있는 방법도 없다. 나보다 먼저 잡혀 갔는데 그 이후에 어떤 판결이 나왔고 처리가 됐는지 모른다. 석방이 된 후 잊고 살기로 마음을 먹었다. 가족들 간의 직접적 소통과 만남도 전혀 없다. 그 친구를 사실 많이 믿었다. 배신감과 충격이 컸다. 중국에서 모든 것들을 다 잊고 정리하고 앞으로 지내야 된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부터는 중국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않기로 했다. 새롭게 살아가려는 생각만 했다.
-당장 수원FC에서 경기를 뛸 수 있나.
손준호 에이전트 : 구단 프런트와 대화를 하고 있다. FIFA,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어떤 메시지도 없다. 이 기자회견 이후에 수원FC와 다시 한번 이야기를 할 것이다. 대한축구협회와도 이야기를 해야 한다. "축구를 할 수 있다, 없다" 이건 답하기 이른 시점이다.
-공안은 금품수수 혐의를 주장했는데 그렇다면 20만 위안의 대가는 무엇이라고 했나?
손준호 : 돈을 받았다고만 하라고 했다. 그것만 인정하라고 했다. 선택지를 1, 2번을 내밀었다. 빨리 나오는 길을 선택했다. 재차 이야기를 하지만 그 쪽에선 중국에서 축구를 못하고, 한국에선 축구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축구도 할 수 있다고 했고 그 당시엔 하루하루가 말하면 지옥 같은 날들이었다. 10개월째 언제 나갈지 모른다고 했을 때는 죽지 못해 사는 마음이었다.
-구치소 인권 침해 사례?
손준호 : 폭행이나 그런 건 없었다. 첫 외국인이어서, 또 영사 간 관계가 있어서 잘 보호해주려고 했다. 정말 훈련소 생활하는데 열악했다. 영하 25도에도 차가운 물로 씻고, 나가서 축구하고 싶다는 생각으로만 버텼다. 어떤 것도 나쁘게 생각하지 않고 버티지 못하면 가족들밖에 생각 안 났다. 이 악 물고 생활했다. 죽고 싶은 생각만 들었다. 이가 부서질 때도 있었고, 등에 피가 나기도 했다. 생활이 어렵기도 했는데 꿋꿋이 버텼다.
생활하면서 버티고 나와 따뜻한 물로 씻다가 감사함을 느끼며 울었다. 승부조작을 안 했고 불법적 행위를 안 했다는 자신이 있어 견디고 나왔다.
-판결문, 영상을 받아 공개할 수 있나?
손준호 에이전트 : 중국 변호사 측을 통해 열람 신청을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게 말이 되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중국에서 일을 한지 오래 됐는데 난 "중국이 뭐 그럴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도 상대가 중국이라고 생각을 하면 이해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손준호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중국 2부리그에서 뛰는 다른 선수도 영구 징계라고 발표가 나왔다. 그 선수도 똑같이 FIFA, CAS로 가서 제소를 해야 한다고 들었다. 손준호 혼자만의 사항이 아니다. 한 번 더 나아가서 호소하고 싶은 건 한국 국가대표 선수를 불법 구금, 강압수사 했다는 부분을 인지했으면 좋겠다.
왜 열람이 안 되는지, 어떤 것이든 왜 이렇게 안 되는 게 왜 많은지 우리도 모르겠다. 중국 현지 로펌에도 문의를 했다. 형사 사건에 대해 전담하는 변호사가 현지에 많이 없다. 공안, 공산당과 싸워야 하는 일이 그렇다. 현직 변호사들도 이런 사건, 즉 공안과 공산당에 반하는 행동이나 발언을 아예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들었다.
팩트체크를 하자고 하면, 중국 쪽의 징계나 발표만 있다. FIFA나 대한축구협회에서 징계가 내려지지 않으면 섣불리 움직일 이유가 없다. 형사사건 항소가 거의 없다. 중국 쪽 변호사가 우리를 설득하는 그런 상황이다. "이 정도면 빨리 나온 거고 빨리 한국에 가는 게 정답이다. 가서 축구를 할 수 있다"고 하더라. 손준호가 다시 축구를 한 이후로는 중국에 돌아가 항소를 하는 건 생각한 적 없다.
-마지막으로 메시지를 전한다면?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날 좋게 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 국민으로서 보호해주고 도와주시면 좋겠다. 이 자리에서 말한 건 거짓 하나 없었다. 응어리가 100% 풀리지 않았을 수 있다. 오늘 모든 이야기를 다했다고 생각한다. 더 할 말이 없다. 오늘 말한 건 모든 게 다 진실이라는 것만 말하고 싶다. 축구선수로서 잘해서 이런 자리가 있어야 하는데, 문제거리로 나와 수원FC에 죄송스럽다. 이 또한 잘 견디고 이겨내서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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