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악 '수제천'과 클래식의 조화…"자연 파괴 경고 담아"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공립단체가 해외에서 하는 공연을 보면 '우리는 이런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자랑하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이제는 나라의 위상에 맞게 세계를 움직이는 지식인, 권력자, 정치인과 치열하게 논쟁하고 문제를 공유할 수 있는 작품들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공연 '에코 앤드 에코'(ECO & ECHO)를 통해 '수제천 리사운즈' 초연을 선보이는 작곡가 최우정은 11일 서울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힘줘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국공립단체가 해외에서 하는 공연을 보면 '우리는 이런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자랑하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이제는 나라의 위상에 맞게 세계를 움직이는 지식인, 권력자, 정치인과 치열하게 논쟁하고 문제를 공유할 수 있는 작품들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공연 '에코 앤드 에코'(ECO & ECHO)를 통해 '수제천 리사운즈' 초연을 선보이는 작곡가 최우정은 11일 서울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힘줘 말했다.
오는 13일 세종 예술의전당과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상연되는 '에코 앤드 에코'는 지속 가능한 미래와 환경(Eco)에 대한 고민을 음악(Echo)으로 풀어낸 공연으로, 최우정은 향악(鄕樂)인 '수제천'을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재해석한 무대를 준비했다. 생명을 가지런히 해 하늘 앞에 고한다는 의미의 '수제천'은 백제시대에 쓰인 '정읍사'를 원곡으로 한다.
고등학교 때부터 '수제천'을 즐겨 들었다는 최우정은 "저를 상당히 편안하게 만드는 음악"이라며 "'수제천'을 들었던 기억에 의존해 일종의 리액션(반응)으로 곡(수제천 리사운즈)을 썼다"고 돌아봤다.
최우정은 '수제천 리사운즈'를 두 악장으로 나눠 구성했다. 첫 악장 '오래된 음악들의 메아리'에는 과거로부터 물려받은 자연에 대한 회상을, 두 번째 악장 '먼 훗날로부터 오는 메아리'에는 오늘날 사라져가는 자연에 대한 감상을 담았다.
첫 악장이 끝나고 바로 두 번째 악장으로 넘어가는 게 아니라, 멘델스존의 '핑갈의 동굴'과 본 윌리엄스 '종달새의 비상', 베토벤 '전원'을 선보인 뒤 마지막 곡으로 두 번째 악장을 연주하는 게 특징이다. '에코 앤드 에코' 공연의 처음과 끝을 '수제천 리사운즈'가 장식하는 셈이다.
최우정은 "자연을 소재로 한 서양 곡 세 개를 공연의 중심에 뒀다"며 "첫 곡과 끝 곡은 '수제천 리사운즈'를 배치해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지휘를 맡은 정치용은 '수제천'을 오케스트라로 선보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다소 심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연주하고 보니 "웅장하고 볼륨감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첫 악장이 인상적이었다며 "아주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흐름이 간간이 흐트러지고 깨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자연 파괴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보통 연주회에서는 희망찬 분위기로 끝을 맺잖아요. 아름다운 세계로 나아가자든지, 자연을 보호하자든지…. 그런데 이번 공연은 좀 더 경고하는 것처럼 들리기를 바랐습니다. 한번쯤은 환경 문제를 강력하게 전달하고 싶었어요."
공연 중 상영되는 미디어아트에서도 이 같은 메시지가 담겼다.
정치용은 "영상과 음악의 조화를 통해 관객들이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상당히 의미 있는 연주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rambo@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이영애, '김여사 연관설' 제기 유튜버 화해거부…'끝까지 간다' | 연합뉴스
- 李, 김혜경 재판에 "먼지털기 희생제물…죽고싶을 만큼 미안" | 연합뉴스
- 무인카페 비밀번호로 음료 1천번 무단 취식한 10대들…경찰 수사 | 연합뉴스
- "초등 저학년생에 음란물 시청 강요"…초등생 3명 경찰 조사 | 연합뉴스
- 지하주차장서 '충전 중' 벤츠 전기차 화재…주민 수십명 대피(종합) | 연합뉴스
- "왜 이리 나대나"…트럼프 측근들, 머스크에 '도끼눈' | 연합뉴스
- 등교하던 초등생 머리 박고 도주…'박치기 아저씨' 검거 | 연합뉴스
- [수능] 하루 전 교통사고 당한 수험생, 부랴부랴 보건실 배정받아 | 연합뉴스
- 코미디언 김병만 가정폭력으로 송치…검찰 "수사 막바지" | 연합뉴스
- 가족 앞에서 헤어진 여친 살해, 34세 서동하 신상 공개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