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K푸드 싣고···멕시코·러 뚫은 K물류

이경운 기자 2024. 9. 11.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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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K뷰티 등 K제품을 구입하려는 역직구 수요가 급증하면서 K물류의 글로벌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멕시코와 러시아 등 물류사 직진출이 드물었던 국가에 물류사들이 속속 현지 법인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한진(002320)은 올 들어 태국·러시아·싱가포르 법인을 잇따라 세우는 등 국내 물류사 중 가장 속도감 있게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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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글로벌로지스 멕시코 법인 설립
한진은 국내사 중 유일하게 러시아로
CJ대한통운 사우디 GDC 설립 추진
역직구 한국산 인기에 해외 진출 순항
“라스트마일 현지 업체 협업 과제남아”
사진 제공=롯데글로벌로지스
[서울경제]

해외에서 K뷰티 등 K제품을 구입하려는 역직구 수요가 급증하면서 K물류의 글로벌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멕시코와 러시아 등 물류사 직진출이 드물었던 국가에 물류사들이 속속 현지 법인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국내 시장이 정체돼 경쟁이 치열해지자 해외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모습이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최근 멕시코 법인(LOTTE GLOBAL LOGISTICS MEXICO, S.A. DE C.V.)을 신규 설립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그동안 중국·홍콩 등 동북아시아와 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및 미국·유럽에는 법인이 있었지만 남미에 진출한 것은 처음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지리적 이점과 경제 성장성이 높은 멕시코에 새로 법인을 설립하게 됐다”며 “앞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현지 고객들에게 더욱 신속하고 안정적인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멕시코는 최근 K뷰티가 큰 인기를 끌면서 한국 물류 수요가 늘어난 상황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한국산 화장품의 멕시코 수출은 올 1~7월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을 정도다. 롯데글로벌로지스에 앞서 CJ대한통운(000120)도 멕시코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다.

한진(002320)은 올 들어 태국·러시아·싱가포르 법인을 잇따라 세우는 등 국내 물류사 중 가장 속도감 있게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오너가인 조현민 사장이 진두지휘하는 디지털플랫폼사업본부가 해외 확장을 주도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상반기 국내 물류사 중 처음으로 러시아에 현지 법인(HANJIN GLOBAL LOGISTICS RUS)을 신규 설립한 것으로 확인해 눈길을 끈다. 러시아는 국내 물류업계 선두 업체인 CJ대한통운도 아직 진출하지 않은 미지의 영역인 만큼 한진으로서는 큰 도전이다. 한진은 이달 5일에는 중국 물류사 에이왓글로벌코퍼레이션(AWOT)과 현지 합자법인도 만들었는데 출범식에 조 사장이 직접 참석했다.

한진과 AWOT가 5일 중국 선전에서 설립한 합자법인의 출범식에서 조현민(왼쪽 두번째) 한진 사장 등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진

K물류의 해외 진출은 경쟁이 치열한 국내 시장 밖에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평가된다. 국내 택배의 경우 선두 e커머스 유통사인 쿠팡이 몸집을 빠르게 키우면서 물량 자체가 줄고 있다. 반면 해외에서는 글로벌 전자상거래(CBE) 시장이 커지면서 K제품의 해외 물류 배송 등 파이 자체가 확대되고 있다. CJ대한통운의 경우 상반기에 사우디아라비아의 통합물류특구 운영사 ‘실즈’(SILZ)와 함께 현지 법인(CJ LOGISTICS SILZ LLC)을 만들기도 했다. 해당 법인은 해외 배송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사우디에 물류 허브인 글로벌 배송센터(GDC)를 구축하기 위한 초석으로 볼 수 있다.

다만 해외 법인 설립 이후 현지 물류사와의 협업 및 라스트 마일 배송 등은 풀어야 할 숙제다. 국내처럼 각지에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운송시설을 갖추기 어려운 만큼 현지 물류사와의 협업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물류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배송 인프라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국가에 진출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단계”라며 “막상 진출한 후 물량이 예상만큼 나오지 않거나 현지 회사와 협업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어 이제 시작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경운 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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