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정원도 논의 가능" 제안에 의료계 일각 대화 참여 조짐 보여

김유민 2024. 9. 11.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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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거절 의사 밝혀
대한의학회 회장, 정부 책임자 문책·2025년 정원 논의 전제로 참여 의사 밝혀
인턴 수련제도·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간담회에서 인사말 하는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의제 제한 없는 여야의정 협의체'를 제안하자 의료계 일각에서도 대화론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다만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임현택 회장은 "협의체에 들어갈 의사가 없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은 오늘(11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의학회의 '인턴수련제도 및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기자간담회'에서 "여야의정협의체 제안을 굉장히 환영한다"면서 "의정사태의 시작과 끝이 정부의 정책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라서 협의체가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려면 정부의 태도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정부의 태도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의료계의 참여가 실효가 있을것이냐에 대해 의문을 갖는 것이 의료계 전반의 의견"이라며 "의료계가 정부를 신뢰할 수 있는 실효적인 조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회장은 협의체 참여의 전제조건으로 정부 책임자의 문책과 2025년도 정원 논의를 들었습니다.

그는 "부부싸움을 해서 여태 (의사들이) 맞고 있다가 이제 안 때릴 테니까 들어와서 이야기하자고 하는 것"이라며 "책임자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 문책이 있어야 하며, 2025년, 2026년 정원에 대해서도 연도에 관계 없이 논의할 수 있는 장이라는 여건이 형성돼야 (협의체에) 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전공의나 의대생이 복귀해야 협의체 논의도 의미가 있는 것이니 그 사람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구조가 갖춰져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의료계 내부의 자성을 촉구하는 발언도 했습니다.

이 회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의료계 내부에서도 우리가 어떤 걸 원하는지 정책적인 대안 부분에서 준비가 소홀했다고 본다"며 "분위기 조성 전에 선제적으로 건강한 논의를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점에서는 의료계가 반성해야 된다고 본다"고 전했습니다.

한동훈 대표는 어제 기자들의 '협의체 의제에 제한이 없나'라는 질문에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의료계가 요구하는 '2025년 증원 백지화', '장·차관 경질'도 논의할 수 있는지 묻자 "모여서 무슨 이야기를 못하겠나. 대화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습니다.

방재승 서울의대 교수(전 교수비대위 위원장) 역시 이날 CBS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여야의정 협의체는 개인적으로는 환영하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한 말이 그대로 진실성 있게 지켜진다면 의료계 쪽도 (협의체에) 들어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방 교수는 "의료계 쪽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많은 건 사실"이라며 "'7대 요구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테이블에 앉을 생각이 없다는 것은 중간 지점이 없는 것이다. 한 대표 말이 진짜라면 의료계 참여가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한동훈 대표/사진=연합뉴스


7대 요구 조건은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전면 백지화' 등 전공의들이 의정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운 7가지 요구사항을 말합니다.

다만 방 교수는 "(한 대표의 발언은) 어디까지나 국회의 이야기"라며 "대통령실, 정부 쪽에서 '2025년 정원 백지화는 전혀 생각이 없다'고 하면 완전히 물거품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지난 9일 전공의와 의대생이 정부와 정치권이 제안하는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해 끝장토론을 해야 한다는 입장문을 내기도 했습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의대생 대표 1인, 전공의 대표 1인, 여당과 야당 대표 각 1인, 총리, 대통령실장 등 6명이 참여하는 끝장토론을 여야의정 협의체에서 열되, 토론 결과가 나올 때까지 내년 의대 신입생 모집요강 발표를 연기하자"며 "의협은 전공의와 의대생에게 모든 협상의 대표성을 부여하고 의결 권한을 위임하는 등 전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의료계 일각에서 대화론이 일고 있지만 의협은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한동훈 대표가 이날 의료계 일부 단체 참여로라도 협의체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한 대표는 이날 경남 양산부산대병원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여야의정 협의체와 관련해 "의료계의 대표성 있는 많은 분이 협의체에 처음부터 참여하지 않더라도 일부 참여하겠다는 단체라도 (있다면) 먼저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임현택 의협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일 오전에 의협이 국민의힘 분들과 만나기로 한 적 전혀 없다"며 '여, 야, 정부, 대통령실이 다 다른 목소리를 내는 상황에서 협의체에 들어갈 의사가 전혀 없다"고 적었습니다.

그는 "그리고 의사들이 법정 대표단체인 의협을 일부 의료단체라고 표현한 매체에 유감을 표한다. 이 기사는 명백한 오보다"라고 했습니다.

[김유민 디지털뉴스부 인턴 기자 mikoto2306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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