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 직전 항공기서 승객이 승무원 폭행…‘항공보안법 위반’ 논란

인천국제공항 이륙 직전의 국제선 항공기에서 승무원이 승객에게 폭행을 당했지만, 별도의 신고나 회항 조치 없이 비행이 강행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밤 9시쯤 LA행 아시아나항공 OZ204편 내부에서 객실 승무원이 한 외국인 승객에게 얼굴을 폭행당했습니다.

항공사 내부 제보자에 따르면 “가족과 함께 탑승한 것으로 보이는 동남아 국적의 외국인 승객이 이륙 직전 화장실을 가겠다고 갑자기 일어나 움직였고, 승무원이 이를 제지하자 주먹으로 얼굴을 폭행했다”고 전했습니다.

당시 항공기는 이륙이 임박해 승객 이동이 제한된 상태였습니다.

이 사안은 캐빈 매니저(사무장)에게 보고됐지만, 항공기는 비행기를 돌리거나 경찰에 신고 조치를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이륙했습니다.

제보자는 “기내에서 폭행 사건 발생 시, 가해자를 내리게 하거나 목적지 도착 후 현지 경찰에라도 인계해야 하지만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며 “명백한 항공보안법 위반”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사건 뒤 피해 승무원은 담당 구역도 교체되지 않아, LA까지 11시간의 비행 내내 자신을 폭행한 승객이 있는 구역을 불안한 마음을 안고 서비스해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측은 “가해 승객이 지적 장애를 가졌던 것으로 보고돼, 폭행의 의도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인사를 포함해 합당한 추후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인천공항경찰대가 폭행 여부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국토교통부 서울지방항공청은 수사 결과를 토대로 행정처분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아시아나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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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호 기자 (peace@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