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모습 그대로 정의로운 서도철…달라진 게 있다면 더 강력한 액션

이원 기자 2024. 9. 11.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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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베테랑2’ 황정민

- 연쇄살인범 쫓는 액션수사극
- 사이버 레커·학폭 등 이슈도 담아
- 후배 형사역 정해인과 찰떡 호흡

- “1편 촬영때 의상 입고 다시 연기
- 늙지 않은 형사 모습 보여줄 것”

9년 만에 서도철 형사가 돌아왔다. 2015년 개봉해 1341만 관객을 모은 ‘베테랑’에서 활약을 펼쳤던 서도철이 추석 시즌을 겨냥한 ‘베테랑2’(개봉 13일)로 복귀한 것이다. 물론 1편에 이어 서도철 형사는 황정민이 맡았다.

영화 ‘베테랑2’에서 강력범죄수사대 베테랑 형사 서도철 역을 1편에 이어 맡은 황정민. 더욱 화끈한 액션을 보여주면서, 새롭게 합류한 정해인과도 좋은 호흡을 보였다. CJ ENM 제공


‘베테랑2’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 분)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이다. 솜방망이 처벌의 사법 체계를 대신해, 해치라 불리는 범인이 사적 복수로 정의를 구현한다는 명목의 연쇄살인을 벌이고, 서도철 형사와 수사대가 그를 쫓는다. 지난 5월 제77회 칸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됐고, 최근 제49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의 공식 프리미어 상영을 마쳤다.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황정민은 “‘베테랑’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님이 ‘모가디슈’ 대본을 쓰고 계실 때 제발 ‘베테랑2’ 하자고 그랬던 기억이 있다. 1편 이후의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관객분들이 김빠질까 봐 그랬는데, 다 때가 있는 것 같긴 하다. 2편을 찍어서 개봉하는 게 어디인가”라며 빨리 나올 줄 알았던 ‘베테랑2’가 9년 만에 나온 소감을 전했다.

황정민이 ‘베테랑2’를 원했던 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그는 “서도철 캐릭터를 제가 좋아하는 것도 있고, ‘베테랑’이라는 영화가 배우라는 일에 대한 어떤 자괴감을 느끼던 힘든 시기에 만난 작품이었기에 2편이 더 간절했다”고 말했다. ‘베테랑’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영화 ‘신세계’를 찍고 있었는데, 당시 황정민은 이전 작품들이 흥행이 잘 안되자 자신이 좋아했던 이야기를 관객에게 보여준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찾고 있던 시기였다.

“‘베테랑’은 정말 내가 좋아하는 일을 좀 재밌고 즐겁게 해보자고 마음먹었던 작품이다. 관객분들이 많이 사랑해 주셔서 그 기억이 더 크게 남아 있다.”

황정민은 2편에서도 서도철이 지닌 에너지를 고스란히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9년이 흘렀지만 서도철이 늙지 않았음을 보여주려 했다. 만일 3편을 찍는다고 해도 마찬가지다”라며 “황정민은 나이가 들어도 서도철은 늙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시간 흐름과 상관없이 정의를 위해서라면 어떤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행동하는 서도철 모습으로 한결같이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느껴졌다.

그런 의미로 황정민은 1편에서 입었던 의상을 그대로 입고 나온다. “관객이 좋아했던 서도철 에너지를 더욱 살리려고 애썼다. 일부러 1편에 입었던 의상을 그대로 입자고 제가 제안했다”는 그는 “다행히 제작사 의상실에 잘 보관이 돼 있더라. 실은 그걸 입으면 찢어질 수 있어서 똑같은 것을 3벌 맞췄다. 그래서 그 옷은 그대로 잘 있다”며 웃었다.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 영화 ‘베테랑2’. CJ ENM 제공


‘베테랑2’에서는 더욱 강력해진 액션을 맛볼 수 있다. 액션 연출에 일가견이 있는 류승완 감독답게 초반 옥상 장면을 시작으로, 남산, 마약 소굴, 후반부 하이라이트인 터널 장면까지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황정민은 “류 감독님은 어떻게 찍으면 관객이 좋아할지 콘티가 머릿속에 정확하게 있다. 또 계속 합을 맞춰오던 스태프와 호흡을 맞추니 오히려 액션 장면은 쉽게 찍을 수 있다. 다만 겨울에 촬영해 추위가 문제였다”며 지난해 한파 속에서 찍은 남산 액션을 떠올렸다.

“남산공원을 빌려주기로 한 날 한파가 왔다. 밤에 촬영하는데, 배우들도 그렇지만 스태프, 보조출연자분들은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정말 고생이 많았다.”

‘베테랑2’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는 정해인이 연기한 신입 형사 박선우 캐릭터다. 서도철이 범인 잡는 것을 보고 경찰이 됐다는 그는 순수해 보이는 얼굴 속에 알지 못할 광기를 지녔다. 황정민은 “박선우는 서도철의 오른팔이 될 것 같은 친구였는데, 그의 실체를 알게 된 서도철이 한순간에 무너진다. 주저앉으며 한숨 쉬는 장면은 저에게 킬링 포인트였다”고 박선우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반전을 살짝 공개했다.

박선우를 연기한 정해인에 대해서는 “그 친구 얼굴을 보면 무장해제되는 게 있다. 영화 ‘서울의 봄’에서도 해인이가 나왔을 때 사람들이 다 좋아하지 않았나. 이번에도 눈이 막 반짝거리는 걸 보면서 저는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두 배우는 후반부 터널에서 강력한 액션 합을 맞춘다. 황정민은 “워낙 몸을 잘 쓰는 친구라 부담스럽거나 어렵지 않았다. 액션을 하다 보면 조금씩 생채기가 나고 힘들기도 한데, 그런 내색을 전혀 하지 않는 친구라 제가 조금 미안할 때도 있었다”고 정해인을 칭찬했다.

‘베테랑2’에는 연쇄살인 외에도 극성 유튜버, 사이버 레커, 학폭 문제 등이 다뤄진다. 특히 학폭은 서도철의 고3 아들이 개입돼 있다. 그는 “‘맞지 말고 때려라’식 교육을 했던 서도철이 아들에게 자신이 잘못 생각했다며 사과하는 장면이 있다. 스스로 잘못한 것을 인정하고 명확하게 사과할 줄 아는 것이 근사한 어른이라 생각한다”며 “제 아들은 고3인데 친구처럼 지낸다. 제가 잘못하면 바로바로 사과한다”는 현실 아빠의 모습을 보였다.

한편 올해 추석 시즌을 겨냥한 한국 영화는 ‘베테랑2’가 유일하다. 그만큼 한국 영화 상황이 어렵다는 뜻이다. 황정민은 “마음이 아프다. 한국 영화가 잘 됐던 때처럼 되는 것은 바라지도 않는다. 한국 영화는 OTT로 보면 된다는 생각보다 극장에서 본다는 생각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리고 ‘베테랑2’가 ‘서울의 봄’처럼 한국 영화를 극장에서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마음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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