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럽기만 해.. '억만장자+와인+지인추천'로 완성된 포체티노 감독의 미국행
[OSEN=강필주 기자] 손흥민(32, 토트넘)의 스승 중 한 명인 마우리시오 포체티노(52) 감독이 미국 남자 축구대표팀 사령탑 자리에 오른 것은 그저 단순히 돈 때문이 아니었다.
미국축구협회(USMNT)는 11일(한국시간) 홈페이지 등 공식 채널을 통해 "포체티노 감독을 미국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면서 "전 토트넘, 파리 생제르맹(PSG), 첼시를 거친 풍부한 경험을 미국 축구에 접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발표했다.
또 USMNT는 "역동적인 플레이 스타일로 팀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진 포체티노 감독이 지닌 방대한 경험과 전술적 통찰력을 바탕으로 홈에서 열리는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까지 팀을 지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체티노 감독은 당초 유럽에서 계속 지휘봉을 잡을 것이라 보였다. 클럽은 물론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물러나면서 잉글랜드 대표팀 후보로도 유력하게 거론됐다.
하지만 포체티노 감독은 최종적으로 미국을 택했다. 미국은 그렉 버홀터 감독 체제에서 치른 코파 아메리카 2024 조별리그 탈락 충격을 경험하고 변화를 택하며 포체티노 감독에게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미국 'ESPN'은 아르헨티나 출신 포체티노 감독의 연봉이 600만 달러(약 80억 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 대표팀 사령탑 사상 최고액이기도 하다. 미국은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이후 다시 외국인 감독 체제로 바뀌었다.
글로벌 매체 '디 애슬레틱'은 USMNT가 포체티노 감독 영입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전했다. 당장 포체티노 감독의 연봉은 순자산 418억 달러로 세계 34위 부자인 켄 그리핀이 지원했다.
헤지펀드 시타델 최고경영자(CEO)로 알려져 있는 그리핀은 정확한 금액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포체티노 감독 영입에 필요한 자금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다이아미터 캐피털 파트너스 공동창립자 스콧 굿윈, 기타 기업들의 후원금도 도움이 됐다.
포체티노 감독이 유일한 후보는 아니었다. 위르겐 클럽 전 리버풀 감독,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전 잉글랜드 감독, 그레이엄 포터 전 첼시 감독, 토마스 프랑크 브렌트포드 감독의 이름도 있었다.
미국은 코파 아메리카에서 조별리그 탈락 충격을 겪은 후 후보 목록을 작성했다. 그 중 최우선 후보들 리스트에 포체티노 감독의 이름이 있었다. 맷 크로커 미국축구협회 스포츠 디렉터는 사우스햄튼에서 포체티노 감독과 1년 동안 일한 인연이 있다.
크로커의 연락에 포체티노 감독이 응했고 곧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크로커는 미국 대표팀의 프로젝트를 소개했고 포체티노 감독은 이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았다.
7월 중순 코파 아메리카 결승이 끝난 후 크로커와 USMNT JT배트슨 CEO, 일레인 레모스 부회장이 바르셀로나로 날아갔다. 이들은 포체티노 감독 측과 호텔에서 만나 포체티노 감독이 좋아하는 레드 와인을 선물했다.
이어 USMNT 일행과 포체티노 감독 측은 서로의 프로젝트를 주고 받았다. USMNT 일행은 대표팀 프로젝트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솔직하게 설명했다. 포체티노 측 역시 자신의 계획과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90분으로 예정됐던 회의였다. 하지만 회의는 4시간까지 연장됐고 긍정적인 감정을 가진 상태로 헤어졌다. USMNT 측은 이후에도 클롭 감독 등 여러 후보를 만났다. 그리고 나흘 후 다시 바르셀로나에서 포체티노 감독을 만나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마침 이 자리에는 첼시 시절 친분이 있던 미국 여자축구국가대표 엠마 헤이스 감독도 포함됐다. 헤이스 감독은 포체티노 감독을 설득하면서도 USMNT 측에는 포체티노 감독이 누구보다 잘 어울린다는 점을 강조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미국 대표팀 사령탑 선임 후 "미국 대표팀에 합류하기로 결정한 것은 단순히 축구에 관한 것만 아니라 이 팀과 이 나라가 나아가고 있는 여정에 관한 것이었다"면서 "이곳의 에너지, 열정, 그리고 진정 역사적인 뭔가를 이루고자 하는 갈망이 내게 영감을 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선수들만큼이나 열정적인 팬들 앞에서 미국 남자 대표팀을 이끌 수 있는 기회는 놓칠 수 없는 것이었다"면서 "재능과 잠재력이 넘치는 선수들을 보며, 우리는 함께 미국 전체가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특별한 무언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포체티노 감독의 미국행 과정은 선임 과정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대한민국 남자축구대표팀 감독 선임과 비교되고 있다. 한국 축구팬들에게는 미국 대표팀 감독이 포체티노여서도 있지만 선임 과정의 절차가 공정하게 이뤄졌다는 점에서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포체티노 감독의 데뷔전은 오는 10월 열릴 파나마와 맞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letmeout@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