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사도광산 전시물 내용 개선 협상할 것…추도식 9월엔 못 열어”

박민희 기자 2024. 9. 1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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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일본 사도광산의 조선인 노동자 전시시설과 관련해 "내용을 얼마나 업그레이드할지는 고민하면서 협상하겠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일본이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당시 약속한 조선인 강제동원 노동자 추도식은 이달 안에 열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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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0일 국회 본회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윤상현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일본 사도광산의 조선인 노동자 전시시설과 관련해 “내용을 얼마나 업그레이드할지는 고민하면서 협상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이 등재 조건으로 약속한 추도식은 9월에는 열기 어렵다고 했다.

조 장관은 11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시 내용물에 강제성이 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하자 “(한일 간) 합의된 문안”이라면서도 개선 협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일본은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조선인 노동자 전시 시설 설치를 한국에 약속했지만, 7월 말 문을 연 전시 시설에는 ‘강제동원’ ‘강제노동’ 등의 표현이 전혀 없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조 장관은 “전시를 포함해서 (한일 협상은) 일단락됐다고 들었는데, 아니냐”는 김 의원 질의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동안 정부가 강제성 표현에 대한 한일 간 협상은 종료됐다고 밝혀온 가운데 조 장관이 이와 관련한 추가 협상에 나설 뜻을 시사한 것이지만,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가 완료된 상태에서 일본이 이에 응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조 장관은 일본이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당시 약속한 조선인 강제동원 노동자 추도식은 이달 안에 열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조정식 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문에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도 있고 정치적인 것도 고려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면서 “(한국과 일본이) 날짜를 조율 중에 있다. 소통하고 있다”고 답했다. 조 장관은 같은 당 이재정 의원의 관련 질문엔 “올해 안에는 추도식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또 “일본 중앙정부에서 추도식에 참석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일본 쪽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조 장관은 최근 일본으로부터 79년 만에 일부 승선자 명단을 받은 ‘우키시마호 사건’과 관련해 정부가 진상규명 등에 나서겠다고 했다. 윤후덕 민주당 의원은 ‘명단을 받은 외교부도 행안부도 애타는 유가족들에게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고 있다. 몇명의 명부를 받았고 어떤 과정을 거쳐 언제 발표할 것인지 공개하라’고 했고, 조 장관은 “일본 내부 검토를 거쳐 계속해서 추가 자료를 주기로 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것과 연계해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진상조사팀을 만들어 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윤 의원의 발언에 조 장관은 “당연히 그렇게 하겠다”고 동의했다. 이어 윤 의원은 진상을 밝히기 위해 한국과 일본 정부가 공동조사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고, 조 장관은 “1차적으로 사료 검사를 통해 우리 입장을 정리한 이후에 행동을 취하는 것이 순서”라고 답했다.

우키시마호는 1945년 광복 직후 귀국하려는 재일 한국인들을 태웠던 일본 해군 수송선으로, 교토 마이즈루항에 기항하려다 선체 밑부분에서 폭발이 일어나 침몰했다. 그동안 승선자 명부가 없다고 해온 일본 정부는 지난 5일 우키시마호 관련 자료 75건 가운데 일부인 19건을 한국에 전달했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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