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NANCE] 반도체 기울고 헬스바이오 뜬다

신하연 2024. 9. 1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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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인하 임박에 성장주 회복세
생물보안법 통과 전망도 긍정적 영향
'TIGER 바이오10' 삼바 26.3% 포함
'SOL 반도체후공정' ETF 37.9% 급락
[사진 픽사베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가 임박한 가운데 상반기 시장 랠리를 이끌었던 반도체 업종보다는 금리 인하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바이오·헬스케어업종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미국 대선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개별 종목보다는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도 투자 대안으로 꼽힌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지난 10일까지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장지수펀드(ETF)는 'TIGER 바이오TOP10'으로, 이 기간 25.60% 상승했다.

해당 상품은 이날 기준 바이오 대장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26.35% 비중으로 담고 있고, SK바이오팜(24.43%), 셀트리온(24.06%), 알테오젠(8.76%), HLB(6.88%), 유한양행(5.36%), 한미약품(1.70%), 셀트리온제약(0.88%), SK바이오사이언스(0.81%), 한미사이언스(0.68%) 등 총 10개 종목을 편입하고 있다.

이 외에도 레버리지 상품을 제외한 ETF 수익률 상위 종목은 'TIGER 200 헬스케어'(21.44%), 'RISE 헬스케어'(17.46%), 'TIGER 헬스케어'(16.88%), 'KODEX 헬스케어'(16.27%) 등 헬스케어 업종이 1~5위를 모두 석권했다.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도 13% 넘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10% 가까이 하락한 코스피 수익률(-9.81%)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미국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가 임박하면서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된 데다 상반기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했던 바이오 업종 회복세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증시의 대형 바이오주에 집중 투자하는 ETF들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외 제약바이오 및 헬스케어 산업에 투자하는 키움자산운용의 'KOSEF 미국블록버스터바이오테크의약품+'와 'KOSEF 의료AI'는 지난 5월 말 상장 후 3달여 만에 순자산 총액이 각각 116억원, 69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바이오'(1418억원)와 'KODEX 미국S&P바이오(합성)'(183억),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1208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나스닥바이오'(649억원) 등도 눈에 띈다.

반면 '피크아웃'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반도체 관련 ETF의 수익률은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같은 기간 'SOL 반도체후공정'은 37.91% 급락했고, 이 외에도 'TIGER AI반도체핵심공정'(-37.89%), 'KODEX AI반도체핵심장비'(-36.58%), 'HANARO 반도체핵심공정주도주'(-35.86%), 'SOL AI반도체소부장'(-35.71%), 'ACE AI반도체포커스'(-33.01%)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 IT와 국내 반도체 이익 증가율이 정점을 통과했으며 하반기에는 비(非) 반도체 업종으로 주도주가 교체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인하를 전후로 주도주가 바뀌는 상황에 포커싱을 해야 한다"며 "지난 1995년에도 상반기 주도주였던 IT가 하반기 금리 인하 이후 주도주에서 이탈하며 헬스케어와 금융이 주도주 역할을 담당했던 것처럼 올해도 유사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통상 금리 인하 시기에는 가치주, 대형주보다 상대적으로 중소형주와 고성장주가 수혜를 입는다. 그 중에서도 바이오·헬스케어 업종은 금리 인하 시 자금 조달 비용이 크게 줄고, 미래에 기대되는 이익의 현재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주가가 강세를 보인다.

시장에선 미국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9월을 시작으로 본격화 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9월 연준이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은 66%로, 50bp 인하할 가능성은 34%로 반영되고 있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7월~8월 전체 시장 조정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헬스케어 지수는 금리 인하 기대감 덕분에 시장 대비 견조한 성장세를 보여줬다"며 "향후 매크로(거시경제)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미국에서의 생물보안법 통과가 국내 바이오 업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실질적으로 중국 바이오 기업에 대한 제재를 골자로 하는 생물보안법이 압도적 찬성으로 하원을 통과했다. 미국 상원도 생물보안법을 지지하고 있음이 확인되는 가운데 연내 상원까지 통과할 것이라는 게 시장 전망이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미국 정부의 정책 변화는 기존 플레이어들의 반사이익으로 귀결될 것"이라면서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대표 기업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을 꼽았다. 이어 "국내 바이오 소부장 기업들은 바이오 산업 변화에 따른 성장 기회를 확보해 새로운 성장기를 마주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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