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의료계, 근거 갖춘 답 내면 숫자 집착않고 원점논의"
"여야정협의체에 일부 의료단체 참여 의사…출범은 의료계 반응에 달려"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대통령실은 11일 의료계가 요구하는 2025년도·2026년도 의과대학 정원 증원 백지화에 대해 "흥정하듯이 할 수는 없다"고 선을 긋고 "의료계가 근거를 갖춘 방안을 내면 숫자에 집착하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원점에서 논의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이날 오후 연합뉴스TV에 출연해 "2천명은 정부가 최선을 다해 과학적 근거를 만들어 의료계와 협의 노력을 한 결과로 나온 답으로, 그 답이 틀렸다면 근거를 갖춘 새로운 답안을 내야 논의가 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 수석은 "이것을 '그냥 원점으로 돌려라', '없던 일로 해라' 할 수는 없다"며 "의사 인력수급 문제는 인력이 얼마가 적정하냐를 판단·결정하는 것으로, 변수가 굉장히 많고 가정이 있어야 해서 과학적 요소가 가장 중요한 판단 요소"라고 강조했다.
장 수석은 "정부는 의대 증원을 발표한 초기부터 똑같은 기조로 대안을 가져오면 그것을 갖고 논의하자고 줄기차게 얘기해 왔다"며 "최근 정부 입장이 전향적으로 변화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는데 정부의 입장 변화는 사실 없다"고 설명했다.
장 수석은 사태 해결 모색을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와 관련해서는 "관건은 의료계 참여이고 여야정은 다 준비가 됐다"며 "일부 단체는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 수석은 "여당과 협의하며 다양한 단체, 기관들과 하나하나 접촉하고 있다"며 "그런 노력에 최선을 다해 추석 전에 극적인 자리가 만들어지면 가장 더할 나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장 수석은 추석 연휴 전 협의체 출범 가능 여부에는 "그러기 위해 당과 공조하며 노력하고 있으나 될지 안 될지 결과는 결국 의료계 반응에 달려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의료계가 요구하는 2025년도 정원 증원 조정도 여야정 협의체 의제로 열어놓을 수 있다고 한 데 대해 "한 대표께서 의료계가 참여하도록 하기 위해 진정성 있는 호소를 했다"고 평가했다.
장 수석은 의료계 내에서 응급실 근무 의사들의 신상을 온라인상에서 공개하는 '블랙리스트' 논란에 대해선 "명백한 범죄행위"라며 "더 위험한 것은 이런 일로 의료진이 영향을 받아 현장을 떠나거나 진료가 위축되면 국민에게 피해가 간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신상공개)는 집단행동 초기부터 의사, 전공의, 의대생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종종 발생했고 발생할 때마다 정부가 계속 경찰에 고발·수사 의뢰해서 엄정하게 조치해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장 수석은 "2월 말부터 6개월 이상 비상 진료를 하며 어려움이 있음에도 현재까지 무리 없이 하고 있는 것은 현장 의료진께서 정말 헌신해주고 계신 덕"이라며 "어려움이 있고 특히 국민 입장에서 불안감이 큰 것은 사실이나, 일부 주장처럼 의료 체계가 붕괴하거나 마비 지경에 이른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정부가 총력 대응을 하면 충분히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응급의료 현장을 방문한 뒤 "추석 연휴가 가장 중요하다. 가용 자원을 적극적으로 투입해 응급실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달라"며 "필수의료진에 대한 지원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법적 리스크를 경감하도록 관련 법안을 국회와 협의해 통과시켜 현장 불안감을 없게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장 수석은 전했다.
장 수석은 의료진 인력난에 대응한 군의관·공보의 파견과 관련해선 "의료기관에서 활용하기 미진하다고 볼 수 있고, 파견 당사자도 낯선 환경에서 버겁다고 느낄 수 있어 교체하기도 하고 순차 파견을 진행 중"이라며 "현장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업무 분담을 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배상책임보험 가입 등으로 파견 당사자의 과실로 사고가 생겨도 보험으로 처리되게 하는 등 제도적 지원을 하고 있다"며 "군의관들이 응급실을 꺼리는 것 같은데 응급실이 아니더라도 배후 진료 분야로 가서 충분히 도움이 되도록 배치하고 있다"고 했다.
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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