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무개념’ 열차 탑승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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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과 열차 여행에 관해 이야기를 하다 보면 대부분 좋은 기억을 떠올리곤 한다.
학창 시절에 열차를 타고 교외로 떠났던 단합대회(MT)라든지 때로는 연인과 함께한 아름다웠던 여정은 훌륭한 추억거리가 되기 때문일 터다.
더불어민주당 윤종군 의원이 최근 코레일과 SRT 운영사인 SR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19년부터 2024년 설까지 5년간 코레일 열차에서는 19만926건의 부정 승차 행위가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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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과 열차 여행에 관해 이야기를 하다 보면 대부분 좋은 기억을 떠올리곤 한다. 학창 시절에 열차를 타고 교외로 떠났던 단합대회(MT)라든지 때로는 연인과 함께한 아름다웠던 여정은 훌륭한 추억거리가 되기 때문일 터다. 군 복무 중 휴가 뒤 지금은 상상하기 힘들 만큼 불편했던 통일호 열차를 타고 부대로 복귀하던 악몽(?)조차도 꽤 재미있는 대화 소재가 된다. 열차 안에서 사 먹었던 계란이나 과자 맛을 잊지 못한다는 이들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열차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발전 속도 역시 빠르다. 최신형 열차가 잇따라 등장, 국토를 일일생활권으로 만든다. 지난 5월 운행을 시작한 KTX 청룡은 서울과 부산을 2시간 17분에 달린다. 전국 명소를 잇는 관광열차도 인기다. 물론 모든 일이 완벽할 수만은 없는 노릇, 한편에서는 열차 운영 체계나 서비스 등을 두고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주무 부처와 철도 관련 기관이 귀를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쾌적한 열차 운행을 방해하는 ‘악성 요인’은 또 있다. 무임 또는 편법 승차가 대표적 사례다. 더불어민주당 윤종군 의원이 최근 코레일과 SRT 운영사인 SR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19년부터 2024년 설까지 5년간 코레일 열차에서는 19만926건의 부정 승차 행위가 적발됐다. 41억2000만 원어치다. SRT에서도 11만4683건(10억7892만 원)이 확인됐다. ‘무개념 유형’은 승차권 미소지, 다른 열차 승차권 보유 등으로 다양했다.
더 황당한 것은 ‘표 못 구했을 때 꿀팁’이라는 등의 제목으로 부정 행위를 부추기는 내용을 담은 게시물이 인터넷 등에 수시로 올라온다는 사실이다. 글을 쓴 이는 부정 승차를 들킬 때 부가 운임을 적게 내는 방법 등도 알린다. 예매 뒤 실제 구매를 하지 않는 ‘노쇼’도 심각한 수준이다. 올해 설의 경우 코레일 열차와 SRT 승차권 반환율은 각각 46%, 15%로 집계됐다.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일단 예매해 놓고 보자는 마음이 앞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무임 승차 등은 결과적으로 정당하게 표를 산 승객을 바보로 만들어 버린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올바른 철도 문화가 정착하려면 부정 행위 대응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가 운임 부과 외에 별도 처벌, 승차권 반환 수수료 인상 등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제재 수준이 아니라 이용객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다. 모두가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여정을 마치려면 서로를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
염창현 세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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