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갈등 5년간 악화될것…한국, 中의존 더 줄여나가야
中군사력 나치 독일 넘었지만
인구 감소·리더십 약화 '휘청'
美, 우방국과 反中동맹 확대
경제블록화 경쟁 심화될 것
한국, 대중수출 회복 힘들어
중장기 교역전략 수립 필요
주요 2개국(G2)으로 세계 경제와 안보를 양분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대립하는 관계를 개선할 여지는 없을까.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중 패권 경쟁을 한국을 비롯한 여타 국가들이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매일경제 주최로 11일 열린 제25회 세계지식포럼에서 공급망 분야 전문가로 꼽히는 마이클 베클리 터프츠대 교수와 미·중 갈등을 오랜 기간 학자 시점으로 들여다본 로빈 니블릿 채텀하우스 석좌연구원이 만나 한국에 아낌없는 조언을 쏟아냈다.
현 중국 경제 흐름을 볼 때 한국 경제의 대중 의존도가 회복될 가능성이 크지 않고 미·중 충돌이 더욱 격화되는 만큼 의존도를 계속 줄이는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 전략을 펼치라는 것이다.
두 사람은 '미·중 무역전쟁 2.0' 세션에서 만나 향후 5년간 악화된 미·중 관계가 개선될 여지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양국이 우방국들과 진영을 형성하려는 시도를 통해 대결 구도가 국가 간이 아닌 연합 단위로 커지는 것이 대립을 지속하는 데 힘을 실을 것으로 분석했다.
베클리 교수는 "중국은 과거 사상 최대 규모였던 나치 독일을 넘어서는 군사력을 가졌고, 대만과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점에서 군사력 투자가 우상향할 것"이라며 "중국이 러시아, 이란 등 서방국과 맞서 싸우는 국가들과 동맹 관계를 맺으려는 시도가 이어지면서 미국과의 갈등은 5년 내에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니블릿 석좌연구원은 "작년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이 만났지만 양국은 관계 개선을 위한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며 "두 나라의 경쟁은 깊은 이념적 차이에 기반한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경쟁과 블록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장기적인 시각에서 양국 간 대결은 점진적으로 힘을 잃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인구구조 변화와 리더십 약화로 중국이 미국과 대립할 수 있는 힘을 잃을 것으로 내다봤다.
베클리 교수는 "30년 후에도 여전히 중국은 강대국으로 남아 있겠지만 '초강대국' 지위를 차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살아 있다면 100세가 넘어 예리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고, 사회적으로는 노동 가능 인력 감소와 노인 증가로 생산성을 잃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서방국의 미국 의존도가 심화하고 있는 점도 미·중 대립 강화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니블릿 석좌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진영은 미국을 제외한 주요 7개국(G7) 국가의 대미 무역 흑자가 중국의 흑자폭보다 크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차기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미국의 대중 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미묘한 차이가 드러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양안 문제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견해 차이가 크다고 분석했다.
베클리 교수는 "트럼프는 전쟁을 좋아하지 않는 인물이라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중국과 전면전에 나서겠다는 말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외교 정책 경험이 없는 해리스는 상대국에 약해 보이지 않으려는 불안감으로 강경한 정책을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안보와 경제에서 미·중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한국에는 중장기적 전략을 동시에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베클리 교수는 "한국의 경우 대규모 내수 시장과 지리적 인접을 이유로 중국으로 무역이 집중될 수밖에 없지만, 중국의 성장 둔화로 인한 한국의 대중국 수출 감소는 회복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미국의 인구 증가와 한미 양국 간 기술 교류를 바탕으로 한국이 장기적으로는 미국과의 교역으로 인한 경제적 이익이 상대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니블릿 석좌연구원은 "미국에 안보를 의지하는 한국은 지정학적 상황이 악화되며 행정부가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제한되고 있다"며 "한국은 가능한 한 디커플링보다 위험을 줄이는 디리스킹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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