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수혜자산’ 비트코인 가격 하락···‘해리스 우세’ 토론 여파
미국 대선후보 텔레비전 토론회가 10일(현지시간) 개최된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수혜 자산으로 꼽히는 비트코인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토론회 시작 직전까지 5만7500달러 이상이던 비트코인 가격은 토론 진행과 함께 가파르게 하락해 한국시간으로 11일 오후 2시29분 쯤 5만6107달러까지 떨어졌다. 이후 낙폭을 일부 만회해 오후 4시3분 쯤엔 5만6557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 하락은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 대비 우세했다는 시장 반응을 반영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두 사람은 이날 ABC방송 주최로 첫 대선후보 토론을 벌였다. CNN 방송이 여론조사 기관 SSRS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날 토론을 지켜본 등록 유권자 63%는 해리스 부통령이 더 잘했다고 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더 잘했다는 응답자는 37%였다.
대중적 영향력이 큰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이날 토론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카멀라 해리스와 팀 월즈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지지 선언을 한 점도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엔 악재로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을 가상화폐 수도로 만들겠다고 발언하는 등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이후 줄곧 가상자산 친화적 행보를 보여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자금 조달을 위해 자신을 모델로 한 대체불가토큰(NFT)을 출시했으며, 그의 가족도 암호화폐 사업을 추진해 이해 충돌 논란도 일었다.
트럼프 ‘밈주식’인 트럼프미디어 주가도 불안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미디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설립한 SNS ‘트루스소셜’의 모회사로, 지난 5일 주가가 16.70달러로 하락해 역대 최저가를 기록했다. 상장 직후 며칠 만에 기록한 최고가 79달러 대비 5분의 1 수준이다.
트럼프미디어 주가는 지난 7월 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등장한 이후 꾸준히 하락세다. 다만 오는 20일 트럼프 전 대통령 포함 회사 내부자의 주식 상장 후 의무 보유 약정 기간인 이른바 ‘락업’이 종료가 예고돼 약세 압력으로 작용했을 거란 분석도 있다. 대규모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CNN은 “(이날) 토론이 트럼프미디어 주식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다”고 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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