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권의 트렌드 인사이트] 두부 팩 자동차, 배추로 만든 식용 집
일본의 쓰레기 분리 정책은 불에 타는 가연성 쓰레기, 불가연성 쓰레기, 재활용 쓰레기 등 크게 3가지로 나눠져 있으며 특히 음식쓰레기의 경우 가연성 쓰레기로 분리돼 일반쓰레기와 같이 버려지고 있어 한국과는 크게 다르다.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은 일본에서도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이를 슬기롭게 해결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이 속속 등장해 희망을 주고 있다.
올해 6월 중순 도쿄 세타가야구 시모키타자와에 있는 상업 시설인'BONUS TRACK(보너스 트랙)'에 '의류', '플라스틱', '페트병 뚜껑 이외의 플라스틱 캡', '두부 용기'라고 적힌 네 개의 입구가 달린 녹색 상자가 설치됐다. 상자의 정체는 디지털 아트와 NFT(대체 불가능 토큰)를 활용해 자원 재활용과 커뮤니티 개발을 추진하는 서비스 MEGURU CLUB(메구루 클럽) 의 자원 수거함이다. 사용자는 애플리케이션 'MEGLOOP'를 사용, 리소스 수집 상자에 있는 QR 코드를 스캔하여 체크인하게 되면 해당 베이스에 대한 '디지털 아트 NFT'롤 받을 수 있다.
디지털 아트는 같은 장소에 체크인하는 모든 사람이 함께 만드는 시스템으로, 체크인 횟수가 늘어날수록 눈에 띄게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완성되고 3개월에 한 번씩 예술품이 교체된다. "우리가 디지털 아트를 도입한 이유는 역동적인 변화를 강조하고 싶었기 때문이며, NFT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방문하실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라고 이 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Amita Co. Ltd. (이하 Amita)의 CEO인 오카다 켄이치(Kenichi Okada)가 말한다.
이 모든 것은 커뮤니티 구축에서 시작되었다. 'MEGURU CLUB'의 기원은 Amita가 동일본 대지진 후 재난 지역의 부흥 지원을 제공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익숙한 곳을 떠나 임시 거처로 이주한 사람들이 이전의 이웃과 단절되고 공동체마저 잃은 현실을 목격한 오카다는 피해자들의 가정 쓰레기에 주목했다. 환경순환 사업에 종사해 온 그는 누군가 삶을 살면 쓰레기가 있을 것이고,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가져오면 사람들이 모여서 교류할 수 있다고 믿었다. 지역 사회 및 지자체와의 연계를 통해 2018년말 시범 개최된 'MEGURU STATION(메구루 스테이션)'은 기대 이상의 대성황이었고, 희망하는 지자체가 늘어나 현재는 전국 13개소로 확대됐다.
이후 상업시설에도 도입을 추진했고 올해 NFT를 활용한 시모키타자와 클럽을 오픈하게 됐는데,이 곳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아이템 중 하나는 두부 팩 별도 분리다. 두부 팩은 거의 전체가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들어지는데 기존에 다른 종류와 섞여져 가공했을 때 기껏해야 물류용 팔레트 정도로 밖에 재활용이 안됐던 것과 달리 이를 따로 분리하게 되면 자동차 부품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어 보다 선진화된 순환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앞으로는 자원이 재생산되는 동영상을 앱에 업로드하여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이 사회에 어떻게 환원되고 있는지 시각화할 계획이며, 지구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서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으로 퍼져 나가게 하는 게 이 회사의 비전이다.
한편으로는 음식 쓰레기를 재활용해 콘크리트보다 4배 강한 건자재 원료 만들어 성공한 스타트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2021년 10월, 도쿄대학교의 벤처 기업인 파불라(fabula)가 출범했다. 인문학부 출신인 마치다 CEO가 지구환경에 깊은 관심을 갖고 3학년때부터 과학 분야로 전공을 옮긴 후 수년간의 연구과정을 거쳐 100% 음식쓰레기만을 활용한 소재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오렌지나 커피 찌꺼기 등을 활용해 소재들을 만들고 있지만 ,그중 피클 전문점에서 회수한 배추로 만든 소재는 두께가 5㎜로 30㎏의 하중을 견딜 수 있을 만큼 튼튼해 콘크리트보다 약 4배 강하다는 부가가치가 있다. 향후 건축 자재로 사용할 계획이며, 내년에 열리는 오사카 박람회에도 출품한다. 재난 시 식용으로 활용도 가능하게 개발한다고 하니 놀랍다. 국가를 떠나 세계의 젊은 인재들의 지구환경을 지키고자 하는 끝없는 도전과 노력에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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