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회 어깃장에 세종 정원도시박람회 위기

2024. 9. 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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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 핵심사업들이 줄줄이 좌초 위기에 봉착했다.

시의회가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만만치 않은 후폭풍이 예견되는 상황이다.

특히 정부로부터 국제행사 승인을 받은 국제정원도시박람회의 조직위원회 구성 예산 14억 5000만 원 증발은 의원들 스스로 세종시의 신뢰도에 먹칠을 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국제정원도시박람회는 세종을 국제적인 정원도시 반열에 올려놓겠다는 최민호 시장의 역점 공약사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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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호 시장은 11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박람회와 빛축제 예산을 전액 삭감한 초유의 사태에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제공

세종시의 핵심사업들이 줄줄이 좌초 위기에 봉착했다. 시의회가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만만치 않은 후폭풍이 예견되는 상황이다. 특히 정부로부터 국제행사 승인을 받은 국제정원도시박람회의 조직위원회 구성 예산 14억 5000만 원 증발은 의원들 스스로 세종시의 신뢰도에 먹칠을 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사상 초유의 사태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충격파가 작지 않다.

국제정원도시박람회는 세종을 국제적인 정원도시 반열에 올려놓겠다는 최민호 시장의 역점 공약사업이라 할 수 있다. 기존에 갖춰진 정부청사 옥상정원, 호수공원, 중앙공원, 국립세종수목원 등 지상정원, 비단강 물빛정원 등의 녹색 인프라가 밑거름이다. 잠재력은 이미 차고 넘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새로운 형태의 정원과 공원을 더해 나가면서 차별화된 콘셉트를 부여한다면 필요충분조건이 갖춰진다 평할 만하다. 기획재정부가 엄격한 심의를 통해 국제행사로 승인을 한 것도 세종의 잠재력을 인정했다는 방증이다. 일정 비율의 국비가 지원되는 국제행사 판단을 허투루 했을리 없지 않은가.

최 시장을 비롯해 시 공무원들도 기회마다 정부 관련 부처와 정치권을 찾아 당위성과 효과 등을 설파하며 예산 지원을 당부했다. 이미 박람회의 핵심시설 공모를 위해 국내·외 전문가를 초청하는 등 개최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당연한 수순인 상황이었다. 정부도 효과성을 인정한 국제행사다. 온 지역사회가 역량을 모아 성공시켜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런 시각에서 본다면 이번 시의회의 판단은 어깃장으로밖에 볼 수 없다. 행사가 본궤도에 오르기도 전에 시작도 못 해보고 접어야 한다면 말 그대로 망신살 제대로 뻗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사태가 시와 의회의 정치적 갈등으로 비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최 시장은 국민의힘 소속이고, 의회는 20석 중 13석을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다. 이미 출자·출연기관장 인사청문회 도입과 문화관광재단 대표 임명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지역발전을 이끌어가야 할 두 축이 갈등과 반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로 인한 피해는 오롯이 시민들에게 돌아간다. 박람회 예산을 되살릴 기회는 있다. 의회의 대승적 결단이 요구된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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