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특검법 19일 이후 처리"…與 "다행" vs 野 "이해 불가"

추경호 "12일 본회의 열지 않는 건 다행…19일 개최는 유감"
정청래 "우원식, 의장이기 이전에 한 의원…결정 재고하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이유로 채상병·김건희 특검법과 지역화폐법의 본회의 처리를 오는 19일 이후로 미룬 것을 두고, 여야는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1일 오후 우 의장 기자간담회 종료 직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 의장이 본회의 대정부질문이 있는 날인 오는 12일에 법안을 처리하지 않기로 한 것은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우 의장이 19일 특검법·지역화폐법 처리 가능성을 열어둔 것에 대해선 불만을 드러냈다. 추 원내대표는 "의장과 양당 원내대표 간 안건처리를 위해 오는 26일 본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며 "19일 일정을 추가해 협의토록 한 것에 대해선 유감의 뜻을 밝힌다"고 했다.

이어 "일단 19일 의사일정은 사전에 합의한 바 없기 때문에 민주당과 함께 의사 일정에 관한 협의를 하도록 하겠다"며 "그러나 당의 입장은 왜 19일 안건 처리를 위해 본회의를 추가로 잡아야 하는지 이해가 어렵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원내대표는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 등이 우 의장의 결정을 비판하는 것에 대해선 "국회는 민주당의 의원총회장이 아니다"라며 "아직까지 거야 독주에 취해 합리적 의사일정에 관한 협의를 간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정 위원장을 비롯한 장경태·이건태 민주당 의원,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등 야당 법사위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장의 처사에 유감을 표한다"며 재고를 요구했다.

이들은 "3건의 법안이 우 의장의 반대로 무산된다면 그 책임은 오롯이 의장의 몫이 될 것"이라며 "의장님께 오늘 처리한 3건의 법안을 (내일) 본회의에 상정해주실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장도 의장이기 전에 한 명의 국회의원"이라며 "국회 법사위까지 마친 법안을 의장에 개인 판단에 따라서 올리고 안 올리고 결정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본다"고 성토했다. 그는 "19일로 미룰 것을 왜 오늘 내일은 안 되는지 되묻고 싶다"며 "(내일 본회의에 아무것도 올라가지 않는다면) 법사위가 취할 수 있는 스텝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금으로선 의료대란이라는 국민 비상상황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제 판단"이라며 "대화, 협력의 분위기가 단절되지 않도록 야당이 처리 시기를 조금 유연하게 하는 것이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정청래 국회 법사위원장이 지난달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김영철 검사 탄핵소추사건 조사 청문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