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140원 코인이 고팍스는 214원… 미미한 점유율에 가격 신뢰도 ‘바닥’

진상훈 기자 2024. 9. 1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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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형 가상자산 거래소인 고팍스에서 거래되는 코인 가운데 상당수가 업비트, 빗썸 등 대형 거래소와 큰 가격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비트와 빗썸에서 이날 380원에 거래된 세이 코인이 고팍스의 시세 창에서는 695원으로 표시돼 있다.

대형 거래소의 경우 대부분의 코인이 24시간 거래돼 가격이 계속 바뀌지만, 이용자 수가 훨씬 적은 고팍스에서는 과거 마지막 거래가 시세 창에 표시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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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팍스 시세, 대형 거래소 업비트·빗썸과 큰 차이
고팍스, 이용자·거래량 적어 시세 변동 늦어
거래소 기능 잃어가는 고팍스… 재매각 추진
거래소별로 가격 차이가 큰 주요 코인(11일 기준)/그래픽=손민균

국내 소형 가상자산 거래소인 고팍스에서 거래되는 코인 가운데 상당수가 업비트, 빗썸 등 대형 거래소와 큰 가격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 수가 적어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못한 탓에 코인 시세가 즉각 반영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고팍스가 사실상 거래소의 기능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오후 4시 현재 고팍스에서 아르고 코인의 가격은 214원으로 표시돼 있다. 그러나 같은 시각 국내 최대 거래소인 업비트에서 아르고는 136.6원에 거래 중이다. 2위 거래소인 빗썸에서도 아르고의 가격은 업비트와 거의 차이가 없는 136원에 형성돼 있다. 고팍스에서 표시된 시세가 업비트, 빗썸과 약 60%에 이르는 차이를 보인 것이다.

고팍스에서 표시된 시세가 대형 거래소보다 훨씬 높았던 코인은 아르고 뿐이 아니다. 업비트와 빗썸에서 이날 380원에 거래된 세이 코인이 고팍스의 시세 창에서는 695원으로 표시돼 있다. 샌드박스 코인은 업비트와 빗썸에서는 각각 334.4원, 334원을 기록했지만, 고팍스에서는 575원을 기록 중이다. 업비트, 빗썸에서 1만4000원선에 거래된 체인링크의 경우 고팍스 시세는 2만2800원으로 63%나 높았다.

반대로 대형 거래소보다 고팍스에 표시된 시세가 훨씬 낮은 코인도 있다. 스테픈 코인은 업비트와 빗썸에서는 모두 196원에 거래되고 있지만, 고팍스에서는 150원을 기록 중이다. 시빅 코인 역시 고팍스에 표시된 시세가 업비트, 빗썸보다 10% 이상 낮았다.

이들 코인은 최근 고팍스에서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대형 거래소의 경우 대부분의 코인이 24시간 거래돼 가격이 계속 바뀌지만, 이용자 수가 훨씬 적은 고팍스에서는 과거 마지막 거래가 시세 창에 표시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소액 거래로도 가격이 큰 폭으로 뛰거나 급락하기도 한다.

가상자산 통계 플랫폼인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기준 업비트의 국내 거래 점유율은 63.7%, 빗썸은 32.3%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1, 2위 거래소의 합산 점유율이 96%로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고팍스의 점유율은 0.1%에 불과하다. 이용자가 거의 없어 거래량이 미미하기 때문에 동일한 코인이라도 대형 거래소와 큰 가격 차이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고팍스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시장 점유율이 ‘반짝’ 반등하기도 했다. 한시적으로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는 고육지책을 썼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7월 10일부터 무료 수수료 정책을 끝내고 가상자산 시장의 침체도 길어지면서 최근 점유율은 다시 바닥 수준으로 떨어졌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거래소의 기능을 잃어가고 있는 고팍스가 자본력이 충분한 곳으로 매각이 되지 않으면 상황을 개선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그래픽=김윤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는 지난해 초 국내 시장 진출을 위해 고팍스의 대주주인 스트리미의 지분 70%를 인수했지만, 지금껏 금융 당국으로부터 가상자산사업자(VASP) 변경 승인을 얻지 못했다. 바이낸스는 최근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인 메가존에 스트리미 지분을 재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협상은 아직 지지부진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는 고팍스의 거래 지원 시스템을 신뢰하지 못해 발길을 돌리고, 그러면서 가뜩이나 적은 이용자 수와 거래량은 더욱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지분 재매각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고팍스의 경영난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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