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가닥 빛으로 구부리고 옮긴다…새 유전자 교정 기술 주목

박정연 기자 2024. 9. 1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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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빛을 이용해 DNA가닥을 구부리고 위치를 바꿀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에이미 스트롬 프린스턴 오멘달링생명공학연구소 연구원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실제로 DNA를 자르고 교정하는 질병에 효과적이며, 이번에 개발된 빛을 사용해 DNA의 위치나 형태를 바꾸는 기술은 암을 비롯한 단백질 불균형과 관련된 질병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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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린스턴대 오멘달링생명공학연구소
빛을 활용해 DNA 가닥을 구부리고 위치를 바꿀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과학자들이 빛을 이용해 DNA가닥을 구부리고 위치를 바꿀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DNA의 형태를 변형하거나 물리적으로 위치를 바꾸는 이 기술은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교정할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DNA를 절단하는 방식의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와 달리 DNA의 형태와 위치만 바꾸는 만큼 교정 과정에서 DNA 손상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희귀·난치병을 치료하기 위한 유전자 치료법 연구가 활발한 가운데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교정 방식을 대체할 새로운 치료법이 나올지 주목된다.

미국 프린스턴대는 클리포드 브랭윈 미국 프린스턴대 화학및생물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높은 빛인 청색광을 사용해 DNA를 구부리고 위치를 바꿀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국제학술지 '셀'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세포 핵 내에서 생성되는 일종의 작은 물방울에 주목했다. 세포 핵 내부에 존재하는 액체 성분이 둥글게 뭉쳐 생성된 이 물방울은 400nm(나노미터·1nm는 10억 분의 1m) 범위의 파장을 가진 청색광에 노출되면 더 커지는 특성이 있다.

DNA의 정확한 부위의 물방울을 부착한 뒤 물방울의 크기를 줄이거나 키우는 방법으로 DNA의 위치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 연구팀은 실험을 통한 검증에 나섰다.

DNA를 연결하고 있는 물방울 액체의 크기 변화에 따라 DNA의 위치나 형태가 바뀌는 모습을 나타낸 그래픽. 프린스턴대 제공

연구팀은 청색광을 사용해 서로 다른 DNA에 달라붙은 물방울을 키웠다. 이어 물방울들을 합친 다음 다시 물방울의 크기를 축소시켰다. 서로 다른 DNA를 연결하고 있던 물방울의 크기가 작아짐에 따라 DNA의 간격은 좁아지게 됐다. 물방울이 끌어당기는 힘에 의해 DNA의 가장자리 일부는 구부러지기도 했다. 이렇게 DNA의 위치와 형태를 바꾸는 작업에는 총 10분 정도가 소요됐다.

연구팀은 DNA를 재배치하는 이 기술이 유전자 발현이나 유전자 조절과 관련한 체내 기능을 통제하는 강력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DNA를 절단하지 않는 방식이란 점에서 기존 유전자 교정에 사용되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와 차별화된 도구가 될 것이라 기대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에이미 스트롬 프린스턴 오멘달링생명공학연구소 연구원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실제로 DNA를 자르고 교정하는 질병에 효과적이며, 이번에 개발된 빛을 사용해 DNA의 위치나 형태를 바꾸는 기술은 암을 비롯한 단백질 불균형과 관련된 질병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 10.1016/j.cell.2024.07.034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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