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을 당혹스럽게 하는 ‘엘리스 궈’ 미스터리 점입가경

구자룡 기자 2024. 9. 11. 17:4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니에서 체포돼 돌아온 뒤 상원 청문회에서 신분 등 질문에 답변 회피
귀국하면서 인솔 책임 경찰청장과 V자 그리며 활짝 웃는 셀카로 논란
엘리스 궈가 9일 청문회에 참석하기 위해 상원에 도착해서 복도를 걸어가고 있다.(사진출처: SCMP) 2024.09.1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필리핀의 지방정부 시장까지 지내다 국적을 위조한 것이 드러나 직위 해제된 30대 여성 ‘엘리스 궈(중국명 궈화핑·35)’가 필리핀을 다시 한 번 들썩이게 하고 있다.

그는 자신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자 7월 해외로 도피한 뒤 2개월 여만에 인도네시아에서 체포돼 지난 6일 필리핀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는 상원 청문회에서 국적 문제 등에 대해 교묘히 회피하는 발언을 이어가면서 그의 진짜 신분과 출신 등에 대해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체포된 뒤 필리핀으로 추방되어 오면서 그를 인솔했던 필리핀 경찰청장 등 2명과 활짝 웃으며 V자까지 그려보여 필리핀 국민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그를 둘러싼 의문점들이 줄어들기는커녕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위조 신분으로 시장 당선 의혹

2003년 1월 궈화핑이라는 이름으로 필리핀에 들어온 혐의를 받는 궈 씨는 지난해 북부 루손섬 타를라크주 밤반시의 시장에 당선됐다.

그는 국적 세탁 혐의 등으로 필리핀 상원의 조사를 받아오다 지난 7월 3일 시장직에서 직위해제됐다.

궈씨는 상원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는 등 조사를 거부하다 지난 7월 해외로 도주했다가 인도네시아에서 3일 검거됐다.

궈씨는 시장 재직 시절 온라인 도박장 운영 및 불법 입국 알선 등 의혹으로 조사를 받았다. 그는 그의 지문과 궈화핑의 지문이 일치한 것이 확인되면서 신분을 속인 것이 들통났다.

그는 중국을 위해 일했다는 스파이 의혹도 받고 있다.

상원에서 답변 회피

궈 씨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는 리사 혼티베로스 상원의원은 9일 청문회에서 “중국 여권을 소지한 적이 있냐”고 물었다.

이에 궈 씨는 “내가 아는 것은 내가 필리핀 여권을 소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3년 중국 이름으로 필리핀에 입국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중국인이냐고 묻는 질문에는 필리핀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궈 씨는 필리핀 국가수사국이 그녀의 지문이 2003년 필리핀에 입국한 중국인 과화핑의 지문과 일치한다는 증거를 제시했지만 이같이 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보도했다.

징고이 에스트라다 의장 대행은 “당신은 거짓말하고 있다”고 소리치며 분노를 나타냈다.

궈 씨가 인도네시아에서 돌아오면서 했던 행동도 의원들의 분노를 샀다고 SCMP는 전했다. 조엘 빌라네우바 상원의원은 “당신은 필리핀 정부와 국민 전체를 모욕하고 더럽혔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에서 체포되었을 때 왜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행동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우리는 그점에 대해 매우 불쾌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비난의 폭격에 대해 궈 씨는 자신은 살해 위협을 받았다고 초점을 돌렸다. 그는 구체적인 정보 요구에 대해서는 비공개 회의에서 밝히겠다고 말한 뒤 종이에 적어 제출했다.

그녀는 자신을 위협한 사람은 자신에게 필리핀을 떠날 수 있도록 얘기하고 탈출을 위해 선박을 포함한 운송 수단을 제공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말한 남성은 여권이 5개인 인물로 현재는 대만에 머물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시장 출마에 대한 추궁

의원들은 궈 씨가 밤반 시장 선거에 출마한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공개적으로 우리 정부의 절차를 조롱하고 선거 제도를 무시했으며, 시장에 출마해 당선되고도 (국적 위조가) 결코 적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어 모든 필리핀인을 모욕했다”고 한 의원은 말했다.

혼티베로스 의원은 상원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지 않는 궈 씨에 대해 “입법부의 헌법적 조사권에 노골적으로 도전했다”고 말했다.

혼티베로스 의원은 “당신은 법을 가지고 놀고, 필리핀인을 속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상원은 속일 수 없다”고 말했다.

궈 씨는 타르라크주 법원이 반부패 관련해 구금하도록 명령해 언제든지 상원에 소환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SCMP는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