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SM엔터 시세조종' 공판… 카카오 "검찰의 무리한 기소"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가 11일 서울남부지법에서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관련 공판을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양진원 기자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가 SM엔터테인먼트(SM엔터) 시세 조종 혐의로 재판을 받는 가운데 무리한 기소가 문제라고 지적하며 검찰과 치열한 공방을 이어나갔다.

김 창업주를 비롯한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의 공판이 서울남부지법에서 11일 오후 진행됐다. 이날 수감 중인 김 창업주를 비롯한 피고인들은 직접 재판에 나왔다.

이날 2023년 2월 진행된 SM엔터 주식 매입을 두고 양보 없는 줄다리기가 펼쳐졌다. 쟁점은 카카오가 지난 2월 하이브와의 SM엔터 경영권 인수 경쟁 과정에서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SM 주가를 공개매수 가격보다 높게 설정되도록 시세조종을 한 혐의다. 이를 위해 사모펀드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해당 결정을 최종 승인한 인물이 김 창업주라고 본다.

카카오는 이러한 검찰의 주장이 무리했다고 역설했다. 카카오 변호인은 "당시 카카오의 주식 매입은 경영 활동일 뿐 시세조종을 위한 의도가 없었다"며 "검찰은 직전가보다 높기만 하면 해당 주문이 지속해서 이어졌는지 따져보지도 않고 무조건 시세조종, 고가매수 주문으로 판단했다. 이는 기계적 기소"라고 강조했다.

원아시아파트너스의 SM엔터 고가매수를 두고선 "김 창업주가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주식을 매입한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다"며 "원아시아펀드의 자본을 동원한 시세조종에 김 창업주가 공모했다는 검찰 주장은 막연한 추측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재판부에 관련 증거 2270개를 제출했다. 이를 바탕으로 카카오가 작년 2월 16일부터 17일, 27일부터 28일 약 2400억원을 투입, SM엔터 주식을 총 553차례에 걸쳐 고가 매수해 시세조종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증거가 너무 많아 재판 진행에 속도가 나지 않는 만큼 이를 줄여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다음 준비 기일은 오는 10월8일 오후 3시로 정했다.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와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사건과 병합 문제는 진행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양진원 기자 newsmans12@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