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항공 패권전쟁 승리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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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들은 긴 여정 중 잠시 쉬어갈 안식처를 찾는다.
이대로라면 2030년대 중반, 하늘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으며 국가 경쟁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과거 대한민국은 세계 3위의 부산항을 중심으로 한 해운 강국이었으나, 정부의 부산·광양 항만의 2-Port 시스템 정책으로 인해 네트워크가 분산되면서 항만 물류 경쟁력이 크게 약화된 경험이 있다.
이러한 미래 공항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3개의 독립 활주로와 터미널 신설 등을 포함한 인프라 확충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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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들은 긴 여정 중 잠시 쉬어갈 안식처를 찾는다. 그들은 풍부한 먹이와 안전함 등 최적의 조건을 갖춘 단 한 곳으로 모여든다고 한다. 항공 시장도 이와 다르지 않다. 오늘날 현대의 '철새'인 여행객들에게 그러한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공항이다.
공항은 단순한 여행의 출발점이 아니라, 국가 경제의 동력이자 문화 교류의 장, 그리고 글로벌 연결의 핵심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중요성 때문에 아시아에서는 최고의 공항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패권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올해 말 인천공항이 2터미널 확장을 완료하면 연간 1억6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글로벌 메가 허브로 거듭난다. 그러나 국제공항협회(ACI)에 따르면, 세계 항공 시장은 2042년까지 연평균 4.1%의 성장이 예상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5.6%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에어버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항공 이용 횟수는 2019년 1.20회에서 2042년 2.77회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인천공항은 세계 공항 경쟁의 최전선에 서 있다. 우리와 경쟁 중인 홍콩 첵랍콕과 싱가포르 창이 공항은 3개의 독립 활주로를 완성했으며, 상하이 푸둥과 나리타 공항은 현재 3개의 독립 활주로를 건설 중이다. 이들 공항은 이미 연간 1억2000만명에서 1억4000만명의 여객을 수용할 준비를 마쳤다. 반면 인천공항은 2개의 독립 활주로와 2개의 근접 활주로로 운영되고 있다. 이대로라면 2030년대 중반, 하늘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으며 국가 경쟁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유럽에서는 공항 간 허브 경쟁에서 승리한 영국 히스로, 네덜란드 스히폴, 프랑스 샤를드골,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이 오랜 시간 4강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동북아 허브 경쟁도 소수의 승자가 독식하는 구조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선제적으로 움직인다면, 인천공항이 아시아의 1위 허브 공항으로 자리 잡을 절호의 기회다. 과거 대한민국은 세계 3위의 부산항을 중심으로 한 해운 강국이었으나, 정부의 부산·광양 항만의 2-Port 시스템 정책으로 인해 네트워크가 분산되면서 항만 물류 경쟁력이 크게 약화된 경험이 있다.
통합 항공사 시대를 맞아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되면 세계 7위 규모의 메가 캐리어가 탄생할 예정이다. 이 거대한 항공사가 활약할 충분한 슬롯이 확보되어야 항공사의 경쟁력도 강화될 것이다. 또한 미래 공항의 청사진으로 스마트 에어포트를 제시해야 한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보틱스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들이 공항 운영에 전면 도입되면 여객 경험과 운영 효율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이러한 미래 공항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3개의 독립 활주로와 터미널 신설 등을 포함한 인프라 확충이 중요하다. 공항 건설에는 평균 8~10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된다. 히스로 공항은 적기에 확장하지 못해 환승객을 잃었지만, 스히폴, 이스탄불 등은 과감한 선제 투자를 통해 글로벌 허브로 도약했다. 지금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중요한 이유다.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통해 더 넓은 하늘길을 열고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하늘의 한계를 넘어 세계의 중심으로 비상할 인천공항. 그 날개를 펴는 역사적인 순간을 기대한다.
[김연명 한서대 항공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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