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플랫폼법 '뚝심' 사라진 공정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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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플랫폼의 반칙 행위 엄단은 글로벌 트렌드다.
유럽연합(EU)과 영국, 일본 등은 거대 플랫폼을 겨냥한 강도 높은 법안을 마련 중이거나 이미 시행하고 있다.
올해 초엔 "플랫폼법 제정이 늦어지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며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구글 등 거대 플랫폼의 네트워크 잠식을 우려하는 쪽은 공정위의 해답이 충분치 않다고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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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플랫폼의 반칙 행위 엄단은 글로벌 트렌드다. 유럽연합(EU)과 영국, 일본 등은 거대 플랫폼을 겨냥한 강도 높은 법안을 마련 중이거나 이미 시행하고 있다. 미국 역시 구글의 핵심 사업을 강제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도 마찬가지다. 올해 초엔 "플랫폼법 제정이 늦어지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며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반년 넘는 숨 고르기 끝에 공정위가 내놓은 청사진은 볼수록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법안 핵심이었던 '사전지정' 제도는 사라졌고, 플랫폼산업 전반을 아우를 새 법을 만드는 대신 기존 법을 고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공정한 경쟁과 산업 혁신 사이에서 균형추를 잡아야 하는 공정위 고심이 담긴 한 수라고 볼 수 있을까. 아쉽게도 이번엔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친 것 같다.
구글 등 거대 플랫폼의 네트워크 잠식을 우려하는 쪽은 공정위의 해답이 충분치 않다고 비판한다. 당초 플랫폼법 도입 목적이었던 신속한 제재는 사전지정제 도입 무산으로 물 건너갔다는 주장이다. 중소 플랫폼과 입점 업체들의 피해 확산을 막겠다고 내놓은 '임시중지명령'도 이미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적용 중이지만 실효성이 극히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플랫폼법 도입 반대 목소리를 내왔던 업계는 여전히 이번 법개정이 '옥상옥'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형 플랫폼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면서 이제 막 커가는 중소 사업자가 '피터팬 증후군'에 걸릴 수 있다는 우려다. 아울러 공정위의 칼날이 글로벌 대형 플랫폼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에도 의문을 품는다. 국내 기업에 대한 선택적 엄격함이 자칫 토종 플랫폼의 성장동력을 떨굴 수 있다는 것이다.
변화를 수반하는 정책 도입 시 이해당사자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정부 기관의 당연한 소양이다. 그러나 이번 선택은 '탕평'에 매몰돼 본래의 입법 취지와 효용 두 가지 모두 놓치는 분위기다. 주변 사람들의 핀잔을 모두 귀담아듣다가 결국 당나귀를 이고 갔던 부자(父子)와 같은 결말을 피하기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는 공정위의 뚝심이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류영욱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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