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장거리 미사일 쏘나…美, 허용 가닥

이현일 2024. 9. 1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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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영국 등이 우크라이나에 서방의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는 것을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이 러시아 영토를 위협하면 핵무기를 쓰겠다고 위협하면서 지금까지 우크라이나는 서방 무기로 러시아 후방을 공격하지 못하고 사실상 손발이 묶인 상태로 전쟁을 치렀다.

미국 등은 이를 의식해 반격 등 제한적인 러시아 영토 공격만 허용하고, 장사정 무기로 후방 시설을 공격하는 것은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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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핵 위협에 맞선 미국
이란 미사일 러 공급에 입장 변화
우크라 무기 사용제한 해제 땐
사거리 300㎞ 美 '에이태큼스'
러시아 본토 직접 타격 가능
英도 자국산 사용 허용할 듯

미국과 영국 등이 우크라이나에 서방의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는 것을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이 러시아 영토를 위협하면 핵무기를 쓰겠다고 위협하면서 지금까지 우크라이나는 서방 무기로 러시아 후방을 공격하지 못하고 사실상 손발이 묶인 상태로 전쟁을 치렀다. 하지만 러시아가 빠르게 ‘화력’을 증강하고 있어 더는 장거리 공격을 막는 게 어려워졌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장거리 무기 허용 논의 중”

10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정원에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무기 사용에 제약을 유지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지금 그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영국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이날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무기 사용을 배제하느냐’는 질문에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의 일부 당국자는 무기 사용 제한을 푸는 쪽으로 의견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사거리 300㎞인 미국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와 사거리 250㎞인 영국산 공중발사 순항 미사일 스톰섀도는 당장 공격에 투입될 수 있다. 러시아의 주요 군사시설과 산업단지·발전소 등 핵심 기반시설을 노릴 경우 큰 타격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F-16 전투기가 속속 투입돼 공군 전력이 증강되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450㎞가량 떨어진 수도 모스크바도 안전하지 않다.

다만 러시아가 전선에서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위험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영토가 위협받으면 언제든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러시아 군 관계자는 영국·독일 영토를 향한 핵 공격을 언급하는 등 3차 세계대전을 염두에 둔 발언까지 내놨다. 미국 등은 이를 의식해 반격 등 제한적인 러시아 영토 공격만 허용하고, 장사정 무기로 후방 시설을 공격하는 것은 금지했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드론에 폭탄을 실어 이따금 러시아 후방을 공격하는 데 그쳐 대규모 피해를 주진 못했다.

 ○러시아에 미사일 수출한 이란 제재

미국이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하는 이유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막아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러시아군은 동부 전선에서 점령지를 늘리고 있고 지난달 우크라이나군이 기습적으로 장악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일부도 되찾았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반격에 나선 러시아 연방 체첸공화국 아흐마트 특수부대가 우크라이나군을 밀어내고 마을 10여 곳을 탈환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란의 미사일 수출로 러시아의 공세가 거세질 것이란 우려도 커졌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은 지난 7일 이란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수백 발을 러시아로 선적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란이 러시아에 탄도미사일을 공급한 데 대응해 신규 제재를 단행했다. 미국 재무부는 미사일 거래에 관여한 이란과 러시아 개인 등을 블랙리스트에 올린 데 이어 이란항공과 해운 회사 2곳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들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인과 거래 및 미국 입국이 금지된다. 프랑스 독일 영국 등도 이란항공 취항 제한 등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EU 외교부 격인 대외관계청(EEAS)은 주제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를 중심으로 이란에 신규 제재를 추진 중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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