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진정성에도 상처"…최민호 시장 공약 좌초 위기 '후폭풍' 확산

곽우석 기자 2024. 9. 1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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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시의회의 정원박람회·빛축제 관련 삭감에 "강력 반발"
"박람회와 빛축제 예산, 조만간 시의회에 다시 요청할 것"
최민호 시장은 11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박람회와 빛축제 예산을 전액 삭감한 초유의 사태에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제공

최민호 세종시장의 핵심 공약사업들이 시의회 예산 삭감으로 줄줄이 좌초 위기를 맞으며 후폭풍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정부로부터 국제행사 승인을 받은 이후 정부예산(안)에도 반영된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정원박람회)마저 무산될 위기에 놓이면서 대외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는 비판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최민호 시장은 11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박람회와 빛축제 예산을 전액 삭감한 초유의 사태에 참담한 심정"이라며 "민주당 시의원들은 부정적 비판론에 근거해 반대를 거듭하고 예산을 전액 삭감시켜 행사 개최를 무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앞서 시의회는 10일 오후 늦게 열린 제91회 임시회에서 △2026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 조직위원회 구성 14억5000만원 △세종빛축제 6억원을 전액 삭감한 두 번째 추경안을 통과시켰다.

예결위 설득에 총력을 기울인 시 집행부는 민주당이 다수인 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민주당은 예산 삭감 이유로 사업 타당성과 효과성 결여를 들었다.

세종시의회 본회의 전경. 시의회 제공

지역사회에선 정원박람회 예산만큼은 일부라도 통과될 것이란 관측이 중론이었다. 박람회에 대한 찬반 논란을 떠나 행사 추진이 일정 부분 궤도에 올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시는 새만금 잼버리 사태 이후 엄격해진 기재부의 국제행사 승인을 따낸데다 이후 행안부의 중앙투자심사를 거쳐 국비 77억원까지 내년 정부예산안에 반영시켰다. 기 반영된 국비가 시가 확보할 수 있는 최대치였다는 점에서 상당부분 성과를 냈다는 시 안팎의 평도 이어졌다.

그럼에도, 이번 예산 삭감으로 인해 박람회를 위한 조직위 구성이나 실시계획 용역 추진 등 후속절차가 무산될 수도 있는 결과를 낳게 됐다.

시의회가 지적했던 박람회 반대 논리도 납득할 수 없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최 시장은 "민주당은 '박람회가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 승인을 받지 않아 국제행사를 할 수 없다'며 사실과 전혀 다른 주장을 펼쳤다"며 "국제기구나 단체의 승인은 국제행사 개최의 필수 조건이 아닌데다, AIPH는 원예와 관련한 협회로 정원박람회와는 직접 관련이 없는 민간기구"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지적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며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면 전혀 공감할 수 없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 행사장 구성(안). 세종시 제공

특히 정부가 국제행사 필요성을 인정하고 국비를 지원키로 했음에도, 사업이 무산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는 책임에서 민주당 시의원들은 자유롭지 못한 형국이 됐다.

최 시장은 "민주당은 당초 정부예산이 지원되면 시 예산도 반영해 주겠다고 했으나, 정작 국비가 반영되자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예산을 삭감했다"며 "그저 허탈할 뿐"이라고 했다.

여기다 시의회가 앞서 1년 전부터 6억여원의 예산을 반영해 박람회를 추진할 수 있도록 했으나, 조직위가 출범해야 할 현 시점에 예산을 돌연 삭감한 것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시는 박람회 개최 무산에 따른 신뢰도 손상도 우려하고 있다. 도시 브랜드 제고, 관광 확대, 상가 공실 해소, 전의묘목·화훼 산업 활성화 등 3000여억원 이상의 생산·부가가치 유발 및 일자리 창출 경제효과를 기대했었다.

전액 삭감된 빛축제에 대해서도 파장이 커지는 모습이다. 개최지 인근 금강수변상가 상인들은 물론, 연계행사(HIVE 사업)로 참여할 예정이던 한국영상대 학생들까지 반발하고 있다.

최 시장은 "전국 유일 여소야대 구도지만 진정성을 갖고 다가가면 통할 것이란 진심에도 상처를 받았다"면서 "정치란 이런 것이고, 이렇게 해야만 잘하는 정치인지, 민주당 시의원들께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시는 곧 박람회와 빛축제 예산을 시의회에 다시 요청하겠다는 계획이다.

#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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