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가 개·고양이 먹어"… 트럼프의 거짓말, 유권자도 내성?
반이민 정서 부추기고 사법 책임 부인, "의회 폭동 나와 무관"…
"해리스는 마르크스주의자, 흑인 정체성 부인했었다" 공격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계에 진출한 이후 거짓말을 한 게 처음은 아니다. 더 이상 놀랍지도 않다. 그러나 10일(현지시간) ABC 주관 대선후보 TV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민자들이 우리의 개, 고양이 등 애완동물을 먹고 있다"며 역대급 '기괴한' 발언을 내뱉었다. 두 대선 후보의 발언 속 진실과 거짓을 가려봤다.
이날 토론에서 트럼프는 자신의 사법 리스크와 미국의 경제 상황, 이민과 낙태 이슈에서 등에서 거짓을 말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개인을 향한 인신공격 발언에도 상당수 거짓을 녹였다. 전세계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발언은 불법 이민자에 대한 비하 발언이다.
트럼프는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에서는 개를 먹고 있다. 들어온 사람들이 고양이를 먹는다. 그들은 거기에 사는 사람들의 애완동물을 먹고 있다"고 반이민 정서를 부추겼다. 그러나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시 대변인은 "이민자 커뮤니티 내 개인이 반려동물을 해치거나 다치게 하거나 학대했다는 믿을 만한 보고나 구체적 주장은 없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 "감옥과 교도소, 정신병원에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쏟아져오고 있다", "이민자들이 (오하이오, 콜로라도 도시들) 마을을 점령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없는 주장을 펼쳤다. 이는 보수웹사이트인 브라이트바트에 실린 2022년 9월 기사를 인용한 것인데 수백만명이라는 숫자는 확인되지 않는 과장된 숫자다. 해리스를 향해 "그녀가 국경 차르였다"며 이민 문제에 책임을 전가했지만, 해리스는 '국경 차르'로 임명된 적이 없고 국경 보안을 다루는 임무도 맡은 바 없다.
2020년 1월 6일 의회 폭동과 관련 트럼프는 "나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잡아뗐다. 그러나 당시 트럼프는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거짓 주장을 퍼뜨려 지지자들에게 국회의사당으로 행진할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는 또 자신에 대한 4건의 형사사건이 정치적으로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성 스캔들을 은폐하려고 기록을 위조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맨해튼 사건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러나 맨해튼 사건 수사는 바이든 대통령 시절이 아닌 트럼프 임기 중에 시작됐다.
대선 경쟁자인 해리스가 마르크스주의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해리스의 부친이 막시즘을 연구한 경제학자라는 이유로 딸인 해리스를 마르크스주의자라고 몰아세운 것. 또 해리스가 과거 본인이 "흑인이 아니다"라는 글을 썼었다며 흑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공격했지만, 정작 해리스는 공직 생활 내내 자신을 흑인과 남아시아인으로 규정해왔다.
트럼프는 해리스의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에 대해서도 "9개월차 낙태도 절대적으로 괜찮다고 하고, 출산 후 처형하는 것도 괜찮다고 하는데 저는 괜찮지 않다"고 공격했다. 그러나 출산 후 아이를 죽이는 것은 유아 살해로 50개 주 전역에서 불법이다.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트럼프와 해리스 모두 사실과 다른 숫자를 내놨다.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으며 물가 상승률이 21%에 달한다"고 했으나 2022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9.1%로 이전 최고치보다 낮다. 1970년대 후반~1980년대 초반 물가상승률이 더 높았다. 또 바이든 정부가 창출한 일자리를 '반등용'이라고 폄훼했지만 이 기간 650만개의 일자리가 새롭게 늘어났다.
해리스 역시 토론 발언에 거짓이 없진 않았다. 해리스는 트럼프가 "대공황 이래 최악의 실업률을 우리에게 남겼다"고 했으나 트럼프 퇴임 당시 실업률은 6.4%로 대공황 당시와는 거리가 멀다. 오바마케어 대해서도 트럼프가 임기 중 "저렴한 의료법을 없애려고 60번이나 시도했다"고 했지만 횟수가 과장됐다. 트럼프는 오바마케어를 없애려 하긴 했지만 법안 통과에 실패했다. 트럼프 임기 전 공화당이 수십 차례 시도한 것은 사실이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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