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살’ 고이즈미냐, ‘당심보다 민심’ 이시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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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일본 총리를 사실상 결정하는 자민당 총재 선거가 12일 선거 고시를 시작으로 보름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역대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가장 많은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고이즈미 신지로(43) 전 환경상과 이시바 시게루(67) 전 자민당 간사장의 양강 구도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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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일본 총리를 사실상 결정하는 자민당 총재 선거가 12일 선거 고시를 시작으로 보름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역대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가장 많은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고이즈미 신지로(43) 전 환경상과 이시바 시게루(67) 전 자민당 간사장의 양강 구도가 주목받고 있다.
11일까지 자민당 의원 중 9명이 총재 선거 출마를 확정했다. 지난달 24일 이시바 전 간사장을 시작으로 지난달 26일 고노 다로 전 외무상, 이달 3일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6일에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 9일 극우 성향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 11일 오후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 등 9명이 출마를 선언했다.
애초 출마 의사를 밝힌 이는 12명 정도였으나 현직 국회의원 20명을 모으지 못해 노다 세이코 전 총무상 등이 출마를 포기했다.
자민당 총재선거본부 관리위원회가 12일 선거 고시에 이어 후보자들로부터 추천인 명단을 받으면, 소견발표 연설회를 시작으로 선거전에 돌입한다. 현재 구도는 이시바 전 간사장과 고이즈미 전 환경상의 양강 구도다. 9일 엔에이치케이(NHK) 방송 여론조사에서는 이시바 전 간사장(28%)이 고이즈미 전 환경상을 5%포인트 차로 앞섰다. 3위 아래로는 10% 넘는 후보가 없었다. 같은 날 민영방송 네트워크 제이엔엔(JNN) 조사에선 고이즈미 전 환경상(28.5%)이 이시바 전 간사장(23.1%)과 차이를 뒤집었다.
하지만 자민당 총재 선거는 국회의원 표와 당원·당우 표를 합산하는 만큼 일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이상으로 자민당 현역 의원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하느냐가 중요하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자민당 무파벌 의원들 사이에 영향력이 큰 것으로 알려진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의 지원을 받고 있다. 스가 전 총리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에 대해 “일본의 방향키를 맡겨보고 싶다”며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나이가 43살에 불과하며 자민당 선거 지원 유세 단골 인사로 꼽힐 만큼 대중적 인기가 높은 점도 강점이다. 그러나 9차례가량 텔레비전 토론이 예정됐는데 ‘정치적 경륜과 실력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있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에 대한 지지가 앞으로 떨어질 여지도 있다.
당 총재 선거 5번째 도전인 이시바 전 간사장은 당내 기반이 약해 여론조사에서는 항상 상위권이지만 도전 때마다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이번에는 자민당 파벌이 ‘아소파’ 외에는 모두 해체됐거나 해체 수순을 밟고 있어 파벌의 응집력이 매우 떨어져 있다. 이시바 전 간사장에게는 이번이 중요한 기회다.
후보 간 막판 합종연횡이나 보수층 결집이 뜻밖의 상황을 만들 수도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결선투표를 염두에 둔 물밑 연대 움직임도 시작됐다”며 “(보수층에선 일부 개혁적 공약을 낸) 고이즈미와 이시바가 함께 결선투표로 가서는 안 되며, 보수 후보가 결선에 없으면 공멸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짚었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현역 의원(367표)과 당원·당우(후보별 득표율을 따져 전체 367표 분배)가 참여하는 1차 선거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가 결선을 치른다. 이때 의원 367명은 새로 투표하지만, 당원·당우 표는 1차분을 바탕으로 47표(전국 광역지방 47곳에 1표씩 배정)로 줄여서 계산되는 만큼 사실상 열쇠는 의원들이 쥔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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