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살’ 고이즈미냐, ‘당심보다 민심’ 이시바냐

홍석재 기자 2024. 9. 1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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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일본 총리를 사실상 결정하는 자민당 총재 선거가 12일 선거 고시를 시작으로 보름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역대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가장 많은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고이즈미 신지로(43) 전 환경상과 이시바 시게루(67) 전 자민당 간사장의 양강 구도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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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총리 결정 자민당 총재선거 12일 시작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왼쪽)과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AP EPA 연합뉴스

차기 일본 총리를 사실상 결정하는 자민당 총재 선거가 12일 선거 고시를 시작으로 보름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역대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가장 많은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고이즈미 신지로(43) 전 환경상과 이시바 시게루(67) 전 자민당 간사장의 양강 구도가 주목받고 있다.

11일까지 자민당 의원 중 9명이 총재 선거 출마를 확정했다. 지난달 24일 이시바 전 간사장을 시작으로 지난달 26일 고노 다로 전 외무상, 이달 3일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6일에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 9일 극우 성향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 11일 오후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 등 9명이 출마를 선언했다.

히라이 다쿠야 자민당 홍보본부장이 오는 27일 치러지는 자민당 총재 선거 포스터를 공개하고 있다. 자민당 누리집

애초 출마 의사를 밝힌 이는 12명 정도였으나 현직 국회의원 20명을 모으지 못해 노다 세이코 전 총무상 등이 출마를 포기했다.

자민당 총재선거본부 관리위원회가 12일 선거 고시에 이어 후보자들로부터 추천인 명단을 받으면, 소견발표 연설회를 시작으로 선거전에 돌입한다. 현재 구도는 이시바 전 간사장과 고이즈미 전 환경상의 양강 구도다. 9일 엔에이치케이(NHK) 방송 여론조사에서는 이시바 전 간사장(28%)이 고이즈미 전 환경상을 5%포인트 차로 앞섰다. 3위 아래로는 10% 넘는 후보가 없었다. 같은 날 민영방송 네트워크 제이엔엔(JNN) 조사에선 고이즈미 전 환경상(28.5%)이 이시바 전 간사장(23.1%)과 차이를 뒤집었다.

하지만 자민당 총재 선거는 국회의원 표와 당원·당우 표를 합산하는 만큼 일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이상으로 자민당 현역 의원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하느냐가 중요하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자민당 무파벌 의원들 사이에 영향력이 큰 것으로 알려진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의 지원을 받고 있다. 스가 전 총리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에 대해 “일본의 방향키를 맡겨보고 싶다”며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나이가 43살에 불과하며 자민당 선거 지원 유세 단골 인사로 꼽힐 만큼 대중적 인기가 높은 점도 강점이다. 그러나 9차례가량 텔레비전 토론이 예정됐는데 ‘정치적 경륜과 실력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있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에 대한 지지가 앞으로 떨어질 여지도 있다.

당 총재 선거 5번째 도전인 이시바 전 간사장은 당내 기반이 약해 여론조사에서는 항상 상위권이지만 도전 때마다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이번에는 자민당 파벌이 ‘아소파’ 외에는 모두 해체됐거나 해체 수순을 밟고 있어 파벌의 응집력이 매우 떨어져 있다. 이시바 전 간사장에게는 이번이 중요한 기회다.

후보 간 막판 합종연횡이나 보수층 결집이 뜻밖의 상황을 만들 수도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결선투표를 염두에 둔 물밑 연대 움직임도 시작됐다”며 “(보수층에선 일부 개혁적 공약을 낸) 고이즈미와 이시바가 함께 결선투표로 가서는 안 되며, 보수 후보가 결선에 없으면 공멸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짚었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현역 의원(367표)과 당원·당우(후보별 득표율을 따져 전체 367표 분배)가 참여하는 1차 선거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가 결선을 치른다. 이때 의원 367명은 새로 투표하지만, 당원·당우 표는 1차분을 바탕으로 47표(전국 광역지방 47곳에 1표씩 배정)로 줄여서 계산되는 만큼 사실상 열쇠는 의원들이 쥔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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