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국회 관계 닮은꼴?” 17개 시·도 유일 ‘여소야대’ 세종시-시의회 예산 갈등 ‘폭발’
최 시장 “참담…기재부 국제행사 승인· 내년 편성 국비 77억 원 허공에 뜰 판”
시의회 “치적 위해 시민 안전· 막대한 혈세 위협 무리한 시정에 동의 못해”
“민주당 시장 공약 사업 무리한 발목잡기” vs “재정난 속 정당한 견제” 찬반
세종=김창희 기자
국민의힘 소속 세종시장과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인 세종시의회의 예산 갈등이 점입가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여소야대’ 상황인 세종시의회가 민주당 시의원들 주도로 국제박람회 행사 등 시정 현안사업 관련 예산을 대거 삭감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11일 ‘시의회의 추경안 처리에 대한 세종시의 입장’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시의회의 예산삭감에 대해 "참담하다"며 시의회의 예산 삭감을 강력 비판했다.
최 시장은 국민의힘 소속이고, 시의회는 전체 20석 가운데 13석을 더불어민주당이 점하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광역단체장 소속 정당이 광역의회에서 소수인 곳은 세종시의회가 유일하다.
최 시장은 "세종시의회가 이미 국제행사 승인과 정부 예산안에 국비 지원이 반영된 정원도시박람회 관련 시예산을 전액 삭감하기로 결정한 초유의 사태를 지켜보며, 참담한 심정으로 언론인 앞에 서게 됐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최 시장은 우선 "그동안 세종시는 자족기능 확충과 정원관광산업 육성을 목표로, 2026년 4월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를 역점 추진해 왔다"고 전제하고 "이는 우리 시가 가진 전국 최고의 녹지 비율과 중앙공원·국립세종수목원·옥상정원·금강 등 세계에 자랑할 만한 인프라를 적극 활용한 특화 전략"이라고 밝혔다.
세종시 정원도시박람회는 잼버리 파행 이후 엄격해진 기획재정부 국제행사 승인 심사, 행안부의 중앙투자심사를 모두 통과했고 국비 77억 원도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된 상태라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최 시장은 "민주당 시의원들이 부정적 비판론에 근거해 반대를 거듭하고, 예산을 전액 삭감함으로써 박람회 개최를 무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이번 예산 삭감으로 조직위 구성, 박람회 실시 계획용역 착수가 어려워져 기한 내 정상적인 국제행사 추진이 상당히 곤란해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최 시장은 "세종시를 정원 속의 도시로 만들고 미래 먹거리 산업을 일구겠다는 일념으로 노력해 온 집행부의 수장이자 39만 시민의 시장으로서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민주당 시의원은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의 승인을 받지 않아 국제행사를 할 수 없다며 사실과 전혀 다른 주장을 펼쳤다"고 비판했다.
최 시장은 "지난해 시의회가 어려운 재정 여건을 사유로 들며 제기한 지적에 따라 총사업비를 당초 450억 원에서 384억 원으로 15%가량 줄이고, 수익 모델을 추가로 발굴했다"며 "휴일에도 심의 중인 예산결산위원들을 찾아가 간곡히 호소했고 강준현 국회의원에게도 직접 전화를 걸어 협조를 당부하였지만 결국 예산안 전액 삭감이라는 결과에 실망감이 크다"고 강조했다.
최 시장은 "정원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부와 세종시를 믿고 선투자했던 조경수 및 화훼 농가의 경제적 손실과 3000억 원의 경제 승수 효과를 기대한 숙박업, 음식점 등 소상공인과 상가 공실에 애태우는 건물주 등의 기대도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시의회에 제출했던 정원도시박람회와 빛축제 예산을 다시 요청할 것이고, 이마저도 재차 거부당한다면 시민들과 함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시의회를 압박했다.
이에 대해 세종시민들 사이에서는 "민주당이 장악한 시의회가 다수의 힘으로 시장 공약 사업을 훼방놓기 위해 무리한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는 시의회 책임론과 "재정난을 겪고 있는 세종시가 시장 치적을 위해 무리한 국제행사를 추진하는 것에 대한 정당한 견제"라는 찬반 양론이 엇갈리고 있다.
한편 세종시의회는 전날 본회의를 열어 시가 제출한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가운데 세종 빛 축제 예산 6억 원과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예산 14억5200만 원 등 최 시장의 역점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시의회는 지방세 수입 감소로 시의 재정 상태가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축제예산을 과감히 삭감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소속 이현정 시의회 예결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시의회는 시장의 치적을 위해 시민의 눈을 가리고 시민의 안전과 막대한 혈세를 위협하는 무리한 시정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업의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은 시민의 혈세를 지켜야 하는 시의회의 책무"라고 말했다.
이어 임시회 소집을 통해 예산을 다시 요청하겠다는 최 시장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는 "만약 그렇게 (예산을) 올린다면, 그게 가능하다면 다시 심의 의결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민주 장경태 “‘尹대통령·김건희 여사, 8월 24일 軍골프장 이용’ 제보있다”
- “술 마시자” 손님 제안 거절했다 둔기로 맞은 女미용사…“구사일생”
- ‘펑크난 세수에 단물’…넥슨 ‘5조원’ 상속세 완납에 4천억 원 세수증가
- 싱가포르서 성폭행으로 태형 20대 선고받은 일본 男, 항소 포기해 한 달 이후 집행
- “10대女와 갱뱅이벤트…참가비 15만원” 40대 남성이 벌인 짓
- 군대 갔다 21년7개월째 냉동실 안치된 강상병…“軍 장기 안치 시신 9명 사인 진상규명 이뤄져야
- “조민 봤다”던 전 서울대 직원에 檢, 위증 혐의로 징역 10월 구형
- 안세영이 쏘아올린 ‘공’… ‘배드민턴協 검은 거래’ 맞혔다
- [속보]이재명, “전국민 25만원 양보한다…차등·선별 지원이라도 하라”
- ‘성접대 무혐의’ 이준석 “결국 대통령이 당대표 몰아내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