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라도 더 딸 얼굴 보고싶다”…법정 선 어머니 오열한 까닭

증인석. [사진 출처 = 연합뉴스]

11일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양진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20)씨의 중상해 혐의 항소심 공판에서 증인석에 앉은 피해자 B(20)씨의 어머니는 병상에 누워있는 딸을 떠올리며 오열했다.

그는 “제가 아닌 딸이 이 자리에 있어야 했는데 저희 딸은 지금도 깨어나지 못하고 사지마비 식물인간이 된 상태로 누워 있다”며 “금방이라도 딸이 일어나 ‘엄마’하고 부를 것 같은데 아무리 기도해봐도 딸아이와 세상은 꿈적도 하지 않고 있다”고 울먹였다.

이어 “이제 살날이 3∼5년밖에 남지 않은 다 죽어가는 딸을 어떻게든 살리기 위해 저는 정신 나간 사람처럼 미칠 것 같은 고통 속에 살고 있다”며 “주변에서는 ‘이제 좋은 곳에 가서 힘껏 뛰어다니게 해주라’며 딸을 보내주라고 하지만 저는 절대 그렇게 딸을 보낼 수 없다”고 했다.

어머니의 말이 끝나고 재판부는 “혹시 피해자 아버님께서도 하실 말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자리에서 일어난 B씨의 아버지는 “지난 1년 6개월간 가슴이 찢어지고 목메게 눈물을 흘렸지만, 딸아이가 겪고 있는 더 큰 고통에 누구에게도 이러한 일을 말하지 못했다”며 “밤마다 딸아이의 장례를 치르는 꿈을 꾸며 울부짖다가 잠에서 깨 펑펑 울며 밤을 지새운 아비의 고통을 피고인에 대한 엄벌로 헤아려달라”고 요청했다.

지난해 2월 6일 중학교 동창 여럿과 함께 부산으로 놀러 간 A씨는 한 숙박업소에서 동창인 B씨를 폭행하고 내던져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B씨는 이 폭행으로 뇌사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으나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면서 항소했다. 다음 재판은 10월 16일 열릴 예정이다.

이날 피해자 측 변호인은 “단 한 번도 사과하지 않던 피고인은 중형이 선고되고 법정구속 상태가 되고 나서야 피해자에게 합의를 제안했다”며 “부모님은 딸의 모습을 하루라도 더 보려고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고 있는데…”라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