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아트는 숨은 진주" 외국인들 지갑 열었다
프리즈 이후 광주·부산행사 열려
해외미술관 관계자 잇따라 찾아
신진·중진 작가 작품 대거 구매
한국작가 다양성·가능성 재발견
화려한 축제였다. 세계 양대 아트페어로 불리는 프리즈(Freieze)의 서울 행사와 국내 최대의 키아프(Kiaf·한국국제아트페어)가 9월 첫 주에 열었고, 이 기간에 맞춰 광주비엔날레(9.7~12.1)와 부산비엔날레(8.17~10.20)가 막을 올리면서 미술계 주요 관계자들이 일제히 한국을 찾았다. ‘대한민국 미술축제’라는 이름에 손색이 없는 행사였다는 평가다.
미국 세인트루이스미술관 최초의 여성 관장이자 첫 한국인 수장인 김민정 관장은 지난 달 말 입국해 한국의 신진·중진 작가들의 작업실을 찾아다녔다. 이달 초 서대문구 남가좌동의 정은영 작가 스튜디오에서 만난 김 관장은 ‘여성국극’을 주제로 10여 년 간 작업해 온 정 작가의 작업에 대해 참석자들과 깊은 대화를 나눴다. 다음 날 종로구 부암동 우한나 작가 작업실에서 만난 안토니아 카버 자밀아트센터 디렉터는 “한국작가들은 자신들의 예술 실천에 대해 해외 큐레이터들과 공유 할 준비가 잘 되어있어 이번 스튜디오 탐방을 통해 한국 작가를 파악하기에 유익한 시간을 보내는 중”이라고 말했다.
K아트가 넓어지고 있다.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로 도약하는 외연 확장 뿐만 아니라 작가 다양성의 증대, 소비층 확대까지 아우르는 중이다.
우선 아시아 첫 진출지로 한국을 택한 ‘프리즈 서울’이 올해 3년차를 맞으며 강력한 미술 플랫폼의 역할을 해냈다. 미국 구겐하임미술관·뉴욕현대미술관(MoMA)·뉴뮤지엄·LA카운티미술관(LACMA)·디아아트파운데이션, 영국 테이트모던·서펜타인갤러리, 프랑스 퐁피두센터, 네덜란드 스테델릭미술관, 일본 모리미술관, 홍콩 엠플러스(M+) 미술관 등의 관계자가 방한했고 프리즈와 함께 키아프까지 다녀갔다.
지난 2년과 달리 올해는 광주와 부산의 비엔날레가 아트페어와 맞물려 열린 것도 주효했다. 제임스 코흐 하우저앤워스 파트너는 “프리즈 서울에서 주요 출품작이 한국과 아시아의 컬렉터들에게 판매됐고, 광주비엔날레에서는 우리 전속작가 엠베라 웰맨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면서 “올해는 광주와 부산의 비엔날레 덕분에 아트페어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고 여러 미술관 관계자들과 교류하며 인연을 만든 역동적인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미국 뉴뮤지엄의 비비안 크로켓 큐레이터는 “이번에 처음 한국을 방문했는데 짧은 기간이지만 서울·광주·부산의 미술관, 갤러리, 비엔날레 등을 방문하여 한국 예술 생태계의 여러 측면들이 깊숙하게 살펴봤다”고 말했다.
세계적 경기 침체 속에 아트페어 총 매출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 틈에 해외 갤러리들은 고가의 블루칩 외국작가 대신 잠재력 있으면서도 저평가 된 한국의 미술가를 발굴하고자 애쓰는 중이다. 이강소를 비롯해 김윤신·이승택·이건용·성능경 등 원로작가들이 해외 갤러리와 손을 잡았다. 올해 프리즈 마스터즈에서는 김환기·이응노가 주목을 받았고 유영국의 작품 판매가 활발했다. 그간 ‘단색화’에 집중됐던 한국의 작가군에 대한 확장과 K아트 구매층 확대에 대한 ‘청신호’를 밝혔다.
이 기간 ‘노른자’ 행사는 아트페어와 비엔날레였지만 올해는 주변, 외곽 전시들이 ‘실속’을 챙겼다. 종로구 북촌의 한옥 휘겸재에서는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전속작가제 지원사업에서 선발된 우수전속작가 기획전 ‘다이얼로그:경계인간’이 열려 글로벌 성장 잠재력을 지닌 작가 7인의 50여 작품을 선보였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9월 초 ‘미술여행주간’을 기획해 7개 권역을 관통하는 16개 아트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외국인 방문객이 많은 것을 고려해 국·영문을 같이 쓴 가이드북을 제작했고, ‘한남 아트투어’에는 영어 도슨트를 배치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내년에는 대한민국 미술축제에 참여하는 미술관 및 미술 행사를 확대해 축제의 규모를 더 키우는 한편, 관광·교통자원을 연계하고 여러 관계 기관의 협력 체계를 전략적으로 확대해 국내외 관광객의 이목이 더욱 집중될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상인 백상 미술정책연구소장 ccsi@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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