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아끼던 제주소주 결국 판다…이 회사가 인수한다는데

박홍주 기자(hongju@mk.co.kr) 2024. 9. 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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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가 신세계L&B로부터 제주소주를 전격 인수한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가 양분하고 있는 국내 소주 시장이 오비맥주를 포함한 '3강 체제'로 재편될지 주목된다.

제주소주는 국내 사업을 지속한 2017~2020년 4년간 누적 영업손실이 434억원에 달한다.

결국 지난 2021년 3월 이마트의 자회사 신세계L&B가 제주소주를 인수하고 국내 소주 시장에서 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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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시장 뛰어든 오비맥주
인수가격 최대 1000억
제주소주의 ‘푸른밤’ <사진=신세계>
오비맥주가 신세계L&B로부터 제주소주를 전격 인수한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가 양분하고 있는 국내 소주 시장이 오비맥주를 포함한 ‘3강 체제’로 재편될지 주목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맥주회사 AB인베브의 자회사 오비맥주는 신세계그룹의 주류 전문 계열사 신세계L&B가 운영하는 제주소주를 인수·합병한다. 제주소주의 생산 용지와 설비, 지하수 이용권 등을 양도받아 본격적인 소주 사업에 뛰어들 전망이다. 매각액수는 500~1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르면 연내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소주는 2011년 제주도 향토기업으로 출발해 2014년 ‘올레 소주’를 출시했다. 2016년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19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듬해 이마트는 올레 소주를 ‘푸른밤’으로 재단장해 출시했다.

제주소주는 신세계의 ‘아픈 손가락’으로 남았다.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롯데칠성음료 ‘처음처럼’이 장악한 국내 시장에서 유의미한 점유율 확대를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유상증자 등으로 4년에 걸쳐 제주소주에 570억원을 투입했지만 흑자 전환에 끝내 실패했다. 제주소주는 국내 사업을 지속한 2017~2020년 4년간 누적 영업손실이 434억원에 달한다.

결국 지난 2021년 3월 이마트의 자회사 신세계L&B가 제주소주를 인수하고 국내 소주 시장에서 철수했다. 소주 위탁생산(ODM)과 과일소주 수출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왔다. 신세계L&B는 지난 6월에는 제주소주를 물적분할하고 와인 사업에 집중해왔다.

오비맥주는 국내 맥주 점유율 1위 상품인 ‘카스’와 함께 소주 사업의 시너지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소맥(소주+맥주)용으로 인기가 높은 카스에 최적화된 소주를 내놓는 방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소주 소매 시장에서 하이트진로는 59.8%, 롯데칠성음료는 18%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무학(좋은데이) 8%, 금복주(맛있는참)4.1%, 대선주조(대선) 3.3% 등 군소 지역 업체들이 뒤를 잇는다. 최근 지역 소주들은 참이슬·처음처럼 등에 밀려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이 틈을 파고들어 제주소주를 ‘전국구 소주’로 키워내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K소주의 해외 수출이 늘어나는 점도 인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소주는 고래소주(미국), 힘소주(베트남) 등으로 ODM 생산해 수출해왔다. 하이트진로·롯데칠성음료 등도 공격적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최근 매출이 연평균 20~30% 안팎으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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