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피해 할머니 안고 뛰어내린 손자, 아직 돌아가신 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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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난 집에서 대피하기 위해 90대 할머니를 안고 창문 밖으로 뛰어내린 30대 손자가 아직 할머니의 사망 사실을 모른 채 치료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A 씨는 "많은 분의 위로 속에 할머니는 잘 모시고 왔다"며 "사촌 동생은 화상으로 현재 치료 중이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줄도 모르고 안부만 묻더라"고 전했다.
A 씨는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우선 지붕 위에 남겨둔 채 지상으로 내려와 119 신고를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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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와 사촌지간이라는 누리꾼 A 씨는 9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안녕하세요, 할머니 구한 손자 가족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 씨는 “많은 분의 위로 속에 할머니는 잘 모시고 왔다”며 “사촌 동생은 화상으로 현재 치료 중이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줄도 모르고 안부만 묻더라”고 전했다.
이어 “사촌 동생이 어려서부터 할머니를 엄마같이 모셨는데 불의의 사고로 이별하게 돼 가슴이 아프다”며 “퇴원하기까지 한 달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데 동생에게 용기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빠른 쾌유를 바란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손자분의 상심이 클까 봐 염려된다” “마음이 아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지난 4일 오전 6시 30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 탑동 한 건물 3층에서 불이 났다. 해당 층에 거주하던 남성 A 씨(37)는 집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한 걸 알아차린 뒤 할머니(95)와 함께 계단으로 탈출하려 했다. 그러나 이미 집안에 연기가 가득 차 현관문으로 대피하기 어려웠다.
이에 A 씨는 할머니를 안고 안방 창문을 통해 건물에 붙어있는 2층 높이 패널 지붕 위로 뛰어내렸다. A 씨는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우선 지붕 위에 남겨둔 채 지상으로 내려와 119 신고를 시도했다. 당시 이미 목격자에 의해 신고가 접수된 뒤였다.
소방 당국은 신고 접수 약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으며, 인명 피해를 우려해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이후 펌프차 등 장비 32대와 인원 96명을 동원해 30여 분 만에 불을 모두 끄고, 패널 지붕 위에 있던 할머니를 구조했다.
다만 일각에서 소방의 구조 과정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현장 영상을 보면 소방대원들은 할머니가 패널 지붕 위에 누워있는 상태에서 3층을 향해 소방호스를 분사한다. 이에 인근 주민은 “할머니 먼저 좀 구해봐요”라고 소리친다. 소방대원들이 할머니를 들것에 옮긴 뒤 사다리를 이용해 지붕 아래로 내려가는 과정에서 할머니가 바닥에 떨어지기도 한다.
당초 A 씨와 할머니 모두 생명에 지장이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의식 저하 상태로 인근 병원에 이송됐던 고령의 할머니는 치료 도중 끝내 숨졌다. 소방 구조 과정에서 발생한 낙상 사고가 사망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A 씨는 상반신에 2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서울 영등포 한 화상 전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A 씨는 최근 건강이 악화한 할머니를 보살피기 위해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 주민은 “손자가 엄청 착하고 할머니에게 잘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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