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구매대행, 가격 저가신고 시 밀수입죄로 처벌받을 수 있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 소비자들이 직접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하는 '해외직구'가 많이 늘어났으나 여전히 구매대행 형태로 수입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해외구매대행은 해외 거래처로부터 물품을 구입하여 수입 및 통관업무까지 고객을 대신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허찬녕 대표변호사/사진제공=관세무역 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그런데 최근 이러한 해외구매대행업을 영위하는 업체들이 국내 고객에게 물건을 보내면서 실제 가격보다 가격을 낮게 신고하는 일명 '언더밸류' 사건들이 세관에 집중 단속되고 있다. 가격을 낮게 신고할 경우 크게 2가지 형태의 범죄가 성립한다. 미국발 물품 기준으로 가격을 저가신고 하면서 $200 이하로 목록통관 할 경우에는 밀수입죄, 그 이상으로 신고하여 수입신고를 하였으나 저가신고 한 경우는 관세포탈죄가 성립한다.

최근 단속되는 사례들을 보면, 명품 물품의 경우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구매대행업을 운영하는 사례가 많고, 특히 일본의 도메스틱 브랜드를 구매대행 하면서 가격을 저가신고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리고 업체의 소재지의 경우 국내에서 사업장을 두고 운영하면서 해외 거래처에게 주문하는 형태로 구매대행 하는 케이스가 있고, 아예 해외에서 사업장을 두고 해외법인을 운영하거나 현지 아울렛이나 매장에서 직접 물건을 매입하여 국내로 판매하는 케이스도 많다.

그런데 이러한 구매대행업체들이 가격을 낮게 신고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관부가세를 포탈하여 이익을 취하겠다는 목적도 있지만, 워낙 모든 경쟁업체들이 저가신고를 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마진을 얻기 위해서 언더밸류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해외구매대행업이 레드오션으로 경쟁이 극한으로 심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저가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관부가세 만큼 판매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물품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유럽 구매대행 업체들의 경우 이미 판매가에서 마진을 얻는 것은 거의 포기한 상태이고, 유럽 현지에서 수출하면서 부가세를 환급받는 정도 선에서 마진이 남는 경우가 많다. 일본 구매대행업체의 경우 아직 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구매대행업의 특성상 진입장벽이 높지 않아 향후 전망이 좋지는 않다. 결국 해외구매대행 업체들이 가격 저가신고를 하여 밀수입죄, 관세포탈죄까지 이르게 된 이유는 이러한 경쟁심화에 따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경위가 어찌되었건 이러한 행위는 중대한 범죄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관세법에서는 고액의 추징금까지 규정하고 있어 강하게 처벌하고 있다.

관세전문변호사인 허찬녕 변호사는 "구매대행 업체의 경우 경쟁심화로 인해 언더밸류를 하는 케이스가 상당히 많고, 밀수입죄가 적용될 경우 물품원가의 약 1.7배에 상당하는 필요적 추징금이 선고될 수 있으므로 사건의 초기부터 철저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하지만 이와 같이 구매대행업체의 경우 판매마진이 매출액에 비해 상당히 적은 케이스가 많기 때문에 취득한 이익이 많지 않다는 점을 주장하여 고액의 추징금을 면제받는 방향으로 진행하여야 하고, 최근 수십억~수백억대의 규모가 큰 사건들에서도 추징금을 선고유예로 면제받은 사례가 있으므로 관세전문변호사 등의 적절한 조력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도움말=허찬녕 관세무역 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이동오 기자 canon35@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