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전술 대처 능력 여전히 미흡…유연성 더욱 길러야"

하근수 기자 2024. 9. 1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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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오만 원정 첫 승에도 아쉬움 남아
"주전 갈리는 상황, 세대교체도 굉장히 절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오만전을 앞둔 7일 오만 알 시브 스타디움에서 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훈련 중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2024.09.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하근수 기자 = 소기 목표였던 첫 승은 챙겼지만 전술적인 개선이 분명 필요한 홍명보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10일(한국시각)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열린 오만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2차전 원정 경기에서 3-1로 이겼다.

한국은 전반 이른 시간 황희찬(울버햄튼) 선제골로 앞서간 뒤 동점골을 내주며 흔들렸다.

하지만 후반 막바지 손흥민(토트넘) 득점과 종료 무렵 주민규(울산) 쐐기골로 첫 승을 거뒀다.

홍 감독은 팔레스타인전(0-0 무)에서 놓친 승리를 잡기 위해 여러 변화를 시도했다.

먼저 선발 명단에서 주민규(울산), 이재성(마인츠), 정우영, 김영권(이상 울산), 황문기(강원)가 빠졌다.

대신 오세훈(마치다), 황희찬(울버햄튼), 박용우(알와인), 정승현(알와슬), 이명재(울산)가 들어갔다.

팔레스타인전에 나타난 중앙 지역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2선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PSG)이 폭을 좁힌 대신 풀백 이명재, 설영우(즈베즈다)가 측면 높은 지역까지 커버하는 방식이었다.

다소 어려운 상황에도 적극적으로 슈팅하고, 상대 빈 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도 비교적 나아졌다.

홍 감독이 시도한 여러 변화는 이른 시간 황희찬 선제 득점으로 결실을 봤지만 이후 흐름은 좋지 못했다.

결국 프리킥 위기에서 자책골이 나오면서 균형을 내줬고 경기 막바지까지 경기력은 개선되지 않았다.

한국은 이강인과 손흥민의 개인 능력으로 완성한 득점과 주민규의 추가골이 아니었다면 자칫 무승부에 그칠 수 있었다.

부임 이후 두 번째 경기인 만큼 완벽한 전술 완성도를 기대하긴 이를 수 있지만, 3차 예선 통과를 넘어 월드컵 본선 무대를 생각하면 여러 면에서 보완이 필요하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0일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 카부스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2차전' 대한민국과 오만의 경기, 홍명보 감독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2024.09.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박문성 해설위원은 11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쉽지 않은 경기였다. 막바지에 득점하고 승리해서 다행이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전에서 답답하고 걱정했던 게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다 과제도 남긴 그런 승리였다"고 총평했다.

이어 "선발 명단은 팔레스타인전에서 잘 안됐던 걸 수정하기 위해 변화했다. 가운데 숫자를 보강하는 형태였다. 그런 상태에서 골을 넣으니 오만이 대처하고 변화를 줬다. 상대가 라인을 올리고 공격할 때 우리는 준비했던 것 말고 다시 대처를 해야 되는데 준비가 덜 됐다"고 덧붙였다.

경기 중간 전술 변화가 늦었다고 진단한 박 위원은 "오만전 같은 경우 팔레스타인전에서 잘못했던 걸 수정까지는 했다. 변화를 준 부분이 주요해서 흐름이 왔다가 상대가 완전히 다르게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플랜 B나 플랜 C 등 여러 옵션이나 약속된 게 부족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트피스 위기가 반복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지역 방어를 하거나, 라인을 잡거나, 하이브리드로 맨마킹을 하는 등의 방식으로 나눠야 되는데 그런 게 덜 돼 있다. 어떤 포지셔닝을 잡는지, 어떻게 위치를 나누는지가 아직 안 된 것"이라고 답했다.

[서울=뉴시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박 위원은 고민이 깊어지는 수비형 미드필더 활용과 빌드업에 대해 "팔레스타인전보다 좋아지긴 했지만 전술 유연성이 부족하다. 우리가 항상 고민하는 게 그 위치다. 박용우나 정우영은 전통적인 수비형 미드필더로 거기를 보호하면서 경기하겠다는 건데 요즘은 꼭 그런 유형이 아니어도 된다"고 짚었다.

또 "정말 수비를 잘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넣어 수비할 수도 있고, 정말 볼을 잘 다루는 선수를 넣어 뺏기지 않으며 수비할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는 전자만 계속 고수하고 있다. 상황과 상대에 따라 유연하게 가도 된다. 볼을 잘 차는 선수를 넣어 활동량을 확보하는 등 이런 식의 전술적 유연성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평균 연령이 30대에 가까워진 대표팀에 대해서는 "세대교체는 굉장히 절실하다. 지금도 연령이 높은데 목표하는 북중미 월드컵까지는 2년이 남았다. 또 대표팀 뎁스가 엷어지다 보니 주전을 갈아쓰는 현상이 나온다. 길게 봐도 나이가 조금 많고 당장을 봐도 체력이 갈리는 두 가지 위험성이 있어서 문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양민혁(강원), 부상으로 뽑히지 않았던 배준호(스토크), 성장하고 있는 이영준(그라스호퍼) 등 선수들을 긴 호흡으로 중용해야 한다. 당장 주전으로 뛰라는 게 아니라 서서히 기존 멤버들과 융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수다"라고도 진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triker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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