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5명 사들인 후 3명 고르고 2명은 버렸다… "딸 키우고 싶어서"

대전지방법원 전경. 대전일보DB

돈을 주고 신생아를 매매한 뒤 유기·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부부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11일 대전지법 형사항소 4부에 따르면 아동복지법상 아동매매·아동학대·아동유기 및 방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48·여)씨와 B(46·남)씨에게 각각 징역 4년,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이들은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5년간 아동 관련기관 취업제한 명령도 받았다.

A씨는 2020년 1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친모 4명으로부터 100만-1000만 원을 주고 신생아 5명을 샀다. 이 가운데 태어난 지 일주일밖에 안 된 갓난아기 등 2명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베이비박스 등에 유기했다.

이들 부부는 주로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입양을 원하는 미혼모에게 접근, '아이를 키워주고 금전적 도움도 주겠다'고 설득해 아기를 사들였다.

이들의 범행은 관할 구청이 지난해 7월 출생 미신고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에서 일부 아동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자,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덜미를 잡혔다.

재혼 부부인 이들은 딸을 낳고 싶어 했으나 임신이 되지 않았고, 합법적 입양도 어렵다는 이유를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이전 혼인 관계에서 출산한 자녀들에 대해 부모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아동들은 학대 피해 아동쉼터에서 생활하거나 입양된 것으로 알려졌다.

1심 결심 공판에서 A씨 측은 "여자아기를 키우면 결혼 생활이 행복할 거라는 강박적인 생각에 시달리다 범행을 저질렀다"며 "실제 양육할 목적이었던 점 등을 고려해 선처해달라"고 변론했다.

또 베이비박스에 유기하기 전 직원과 상담했기 때문에 유기·방임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1심 법원은 "허용 범위를 벗어난 학대 행위에 해당하며, 베이비박스에 몰래 두고 나가려다가 직원들을 마주쳐 어쩔 수 없이 아이의 생년월일만 알려준 것"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사와 피고인은 양형부당 등으로 항소했으나 2심에서도 "원심 양형 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며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