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호 “중국 공안이 처음 제시한 혐의는 뇌물수수…가족 신변 겁박에 없는 혐의 인정”[스경X현장]

박효재 기자 2024. 9. 1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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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국가대표 출신 손준호(수원FC)가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시체육회관에서 중국축구협회 영구 제명 징계 관련 기자회견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중국 프로축구 승부 조작 의혹 속에 중국 공안에 10개월 동안 구금됐다 지난 3월 풀려난 손준호는 중국축구협회 영구 제명 징계를 받았다.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승부조작 혐의 등으로 선수영구제명 조치를 받은 손준호(수원FC)가 중국 사법당국의 협박에 따라 없는 혐의를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공안이 체포 당시 고지한 혐의는 뇌물수수다. 승부조작에 가담하면서 일정 부분 이득을 취했다는 것이다. 이하 손준호의 기자간담회 발언 전문.

“이제는 이렇게 터놓고 응어리 같은 거를 밝힐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서 오히려 홀가분하고요. 조금 긴 얘기가 될 것 같은데 처음부터 말씀드리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중간에 저가 그때 생각해서 혹시 감정이 돼서 눈물을 흘릴 수도 있고 하는 점은 좀 양해 부탁드리고요.”

“제가 이제 처음에 중국 공안에 체포될 당시 정말 당황스러웠고 너무나 큰 쇼크를 받았습니다. 또 더군다나 가족들 앞에서 체포가 되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쇼크를 받았고 하지만 더 당황스러웠던 것은 체포 이후였습니다.”

“공안은 공안이 이제 한국말로 경찰인데요. 저에게 경찰이 자기 핸드폰으로 번역을 해서 한국말로 뇌물 수수 혐의 죄로 체포한다라는 문구를 저에게 보여줬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저는 무슨 말인지 싶었고 정말 당황스럽고 어이가 없었고 나는 이런 적이 없다고 결백했습니다. 체포가 되고 몇 시간이 지나서야 한국말을 어눌하게 잘 하시지도 못하시는 통역분이 오셨습니다. 저는 곧장 무슨 일이 있냐며 물어봤고 죄를 지어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들었을 때 다시 한 번 당황스러웠고 죄를 짓지 않았고 결백했습니다.”

“그런데 저도 이런 상황들을 tv나 드라마로 본 게 있었기에 변호사가 필요할 것 같다 필요할 것 같아서 변호사를 고용하겠다고 했더니 경찰 통역은 큰일이 아니라며 변호사까지도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해서 변호사 신청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한참이 흘러 영문도 모른 채 갇혀 있다가 갑자기 어디로 이동을 해야 한다며 저를 끌고 갔습니다. 그곳은 중국 초양시에 있는 구치소였습니다. 도착하여 조사가 시작되었는데 갑자기 중국 경찰은 말도 안 되는 혐의를 제시하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너의 와이프가 외교부를 통해 체포해서 네가 있는 지금 초양 구치소로 잡혀가서 같이 조사를 해야 한다며 겁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핸드폰 속에. 죄송합니다. 핸드폰 속에 제 딸과 아들을 보여주면서 아이들은 무슨 죄가 있냐, 엄마까지 이곳으로 오면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겠느냐며 아이들도 아빠가 보고 싶지 않겠냐. 그러니 빨리 인정을 하라고 강요를 했습니다.”

“저는 공항에서 체포된 이후 가족들이 한국을 갔는지 중국에 남아 있는지, 어디에서 어떻게 지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더욱더 겁이 나고 가족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그때 다시 한번 중국 경찰은 저에게 제안했습니다.”

“지금이라도 혐의를 인정하면 빠르면 7일에서 15일 뒤면 나갈 수 있다고, 너는 외국인이고 외교관의 문제도 있고 보석도 가능하다고 회유했습니다. 그래서 몇 번 이거 물었고, 저는 어쩔 수 없이 너무나 겁이 났고 살면서 이런 적도 처음이고 저보다는 가족 걱정에 어쩔 수 없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혐의를 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곳으로 한 3주 후 드디어 저희 가족들이 한국에서 신청한 고용한 변호사와 첫 접견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변호사는 제가 혐의를 인정하였기 때문에 어떠한 것도 할 수 없다고 얘기했습니다. 변호사는 저에게 모든 것을 사실대로 말해야만 도와줄 수 있다고 말하였고, 앞에서 겪었던 모든 일들을 얘기했습니다. 그러자 변호사는 잘못도 없는데 왜 혐의를 인정했냐 사실대로 얘기하고 진술을 번복하라고 얘기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제가 너무 바보 같고, 한심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단지 빨리 나갈 수 있다는 생각과 가족에 대한 걱정, 또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너무 안일했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가족들도 한국에서 기자회견 등을 통해 호소를 하면 어떻겠냐 하자 중국 변호사는 그렇게 되면 우리는 손준호의 변호 활동을 할 수 없다고 말했고, 그런 남편은 혼자 재판에 서야 되고 더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외부에 이야기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정부나 대한축구협회에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고 개인적 차원에서 해결하고 있었습니다.”

“진술을 번복한 후 중국 경찰은 왜 진술을 번복하냐며 강도 높은 조사를 몇 차례 진행한 진행하는 제가 계속 무혐의 주장을 무혐의 주장을 하자 터무니없는 증거들을 가지고 와 다시 혐의를 인정하라고 압박했습니다. 저는 계속 중국 경찰의 주장을 반박했고, 그 후부터는 수개월 동안 단 몇 번의 조사밖에 받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공안 조사 단계에서 수사 과정 영상과 음성 파일을 변호사에게 보여달라고 신청을 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공안은 조사 영상만 있지, 음성 내용은 단 하나도 있지 않다며 우리에게 음성 파일이 없다는 답을 받았습니다.”

“그들이 당당하다면 그 음성 파일, 음성 파일을 공개하여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저가 어떤 식으로 조사를 했고, 저에게 어떻게 자백을 받아냈는지 과정을 들려드리며 저의 결백을 정말 떳떳하게 밝히고 싶습니다. 그들에게 증거라는 것은 초기에 있었던 압박 수사를 통한 저의 거짓 자백뿐이었습니다. 이후 조사 내용도 매번 무의미한 내용의 반복이었습니다.”

“그렇게 계절이 두 번 바뀌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단기간에 여러 차례로 수사를 받았습니다. 수사 이후 이제 재판을 받아야 한다며 집에 빨리 돌아가고 싶지 않냐며 중국 경찰이 말했습니다. 당시 변호사와 영사님 접견이 매주 이루어지는 상황이어서 빠르게 상의를 한 후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저에게 강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재판이 있기 전 판사가 따로 불러 만나러 내려가니 고위 간부로 보이는 사람과 판사가 서로 이야기를 하며 너는 절대 무혐의로 나갈 수 없다. 무언가 하나라도 인정을 하지 않으면 외교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서라도 작은 죄라도 인정해야 한다며 이야기했고, 작은 죄라도 인정하지 않을 시에는 너는 언제 여기서 나갈지 모른다고 저에게 말했습니다.”

“저는 생각해 본다고 하며 다시 구치소 방으로 올라가게 되었고, 그 후 변호사를 통해서 와이프의 의견을 묻고 또 변호사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다시 한번 전에 봤던 판사와 고위 간부로 보이는 사람과 대면을 하게 되었고 판사는 20만 위안이라는 금액을 김경도에 받았다고 인정을 하면 수일 내로 석방해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가서도 축구 선수 경력을 이어나갈 수 있게 해주겠다며 거래를 제시했고, 저는 당연히 축구 선수로서 승부 조작이 엄청나 엄청난 불명예라고 생각해왔고, 케이리그 당시에도 승부 조작 등 그런 교육들을 잘 받았기에 승부조작은 치명적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판사가 제안을 했을 때 인정을 할 수 없다고 이건 스스로 조작이 아니라 개인 간의 금품 수수 혐의다. 그러니 나가서 축구 선수로서 생활을 이어가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때 당시 제 생각으로는 제가 한 경기를 이겼을 때 승리 보너스가 16만 위안이었는데, 제 상식으로는 어느 누구도 승리 보너스를 16만 위안을 받는 선수가 고작 20만 위안을 벌기 위해 승부 조작을 할 것이라고 생각 안 하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약 10개월이 넘게 그 좁은 방 20명이 20년이 넘는 고된 환경에서도 혼자 한국인으로서 하루에 말 한마디도 못하며 철조망같이 창문을 바라보며 하루하루 정말 너무나 힘들게 생활하였기에 심신이 모두 지쳐 더 이상 그곳에서 하루라도 빨리 탈출을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대한민국 땅을 밟고 싶었고, 그 누구라도 그 순간에는 저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서 판사와의 고위 간부로 보이는 사람들, 저에게 이 내용을 나가서 절대 그 누구에게도 발설해선 안 된다며 발사 시 큰 문제로 삼을 거라며 축구를 더 이상 못할 거라고 강조했습니다. 그 후 저는 형식적인 재판을 거쳐 석방되었고 한국에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 후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중국축구협회에 ITC를 신청하게 되었고 예상외로 빠르게 발급이 되어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여기까지 저가 이때까지 대응을 안 하고 있었던 부분을 말씀드리고 못했던 이야기들입니다. 이제서야 말씀드리게 되어 저 또한 마음이 편하고 홀가분합니다.”

“그동안 믿고 걱정해 주시고 기다려 주신 국민 여러분께 지금 말씀드리는 까닭이며 저의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도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도와주고 지지해주고 계셔서 저희 가족이 지금까지 버티고 있습니다. 절대 저를 응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들께 사실만을 이야기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뿐만 아니라 축구계에서도 저를 믿고 도움을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긴 얘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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