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리포트] "AI 확실히 거품은 있지만"…실리콘밸리 CEO의 일하는 방식
미국의 한 밴처캐피털이 지난 6월 'AI에 대한 6천억 달러짜리 질문'이란 보고서를 펴냅니다.
AI를 개발하는 빅테크가 올해 적어도 6천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해야 투자 비용을 보전할 수 있는데, 실제 매출은 6분의 1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이 보고서는 AI 거품론에 불을 지폈고, 일부 빅테크들의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주식시장이 출렁였습니다.
SBS는 검색 스타트업 퍼플렉시티의 창업자 아라빈드 스리니바스를 인터뷰했습니다.
먼저 AI 거품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습니다.
[아라빈드 스리니바스/퍼플렉시티 CEO : 오늘날에는 확실히 거품이 있습니다.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과거에 거품이었다가 터져서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 것들과 달리 AI는 이미 우리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퍼플렉시티, 챗GPT 또는 클로드와 같은 제품을 일상적인 작업, 예를 들어 이메일 작성, 언어 번역, 새로운 언어 학습, 고객 지원 봇에서 고객 불만을 요약하고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무엇을 해결해야 할지 알려주는 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AI에 대한 과도한 기대치에 비해 아직 서비스의 다양성과 완성도가 부족할 뿐, 수익을 내는 AI 서비스 개발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시기라고 평가했습니다.
[당분간은 폭발적인 성장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기대치가 재설정될 수도 있겠죠. 분명히 기대치가 너무 높기 때문에 '내가 너무 많은 것을 기대했구나'라는 생각과 기대치가 재설정될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저는 AI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AI는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델들만으로도 엄청난 수의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습니다. 수십억 명의 사람들과 5억 명의 지식 노동자들이 이 모든 제품들로부터 혜택을 받을 것이고, 창출된 모든 가치는 수익화될 것입니다. 그 결과 전 세계 여러 나라의 GDP가 증가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AI가 사라질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난 2022년 12월에 출시된 퍼플렉시티는 빠르고 정확성 높은 검색 답변으로 '구글의 대항마'라는 평가까지 받습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와 엔비디아 등 IT 업계 큰 손들을 포함해 지금까지 투자받은 돈은 1억 6500만 달러, 우리 돈 2,200억 원에 달합니다.
SK텔레콤으로부터도 1천만 달러를 투자받았는데 그 비결을 물었습니다.
[우리의 투자자들은 거의 대부분, 아니 전부라고 해도 좋을 만큼, 퍼플렉시티 제품의 팬이자 사용자입니다. 그들은 제품을 사용해보고 그 안에서 잠재력을 확인했습니다. 퍼플렉시티는 매우 깔끔하고, 빠르고, 정확하며, 다른 AI 챗봇들보다 훨씬 실시간 정보에 강합니다. 어떤 주제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에도 매우 유용합니다. 한 번 사용하기 시작하면 계속 사용하게 되며, 퍼플렉시티의 사용자 유지율과 재사용률이 매우 높습니다. 처음에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해야 하고, 그들을 잘 유지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그들 역시 잘 유지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합니다. 이 과정을 다양한 규모에서 반복함으로써, 여러 번의 S-곡선을 타게 되고, 장기적으로 보면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가 한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여정도 비슷합니다.]
오픈AI는 서치 GPT라는 검색 서비스 도입을 선언했고 구글 역시 AI 검색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아라빈드 CEO는 경쟁자의 등장을 동네 상권에 들어선 스타벅스에 비유했습니다.
[이 현상을 '스타벅스 효과'라고 부르는데, 만약 어떤 거리에 기존의 카페가 있는데, 그 근처에 스타벅스가 새롭게 카페를 연다면, 기존 카페의 사업이 망하고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일어나는 일은 그와 반대입니다. 기존의 작은 카페에 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게 되고, 오히려 더 많은 이익을 얻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갑자기 비교를 하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스타벅스에 들어가 보고, 다른 카페와 비교하며 더 나은 커피를 찾아 나섭니다. 이런 현상이 우리에게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AI가 검색 결과를 요약 정리하는 구글의 신규 서비스를 들여다 보니, 구글의 기존 비즈니스 모델과 상충한다는 지적도 했습니다.
[이것은 심지어 구글 AI 리뷰에서도 비슷하게 일어났습니다. 사실, 우리에게는 GPT 기반의 서비스보다 구글 AI 오버뷰가 더 큰 위협처럼 보였습니다. 구글 검색창 바로 아래에 퍼플렉시티와 같은 (답변)서비스들의 인용을 제공하기 시작했을 때, 우리는 이것이 단지 실험적인 것일 뿐 진지한 시도는 아니라는 것을 즉시 알았습니다. 왜냐하면 구글의 비즈니스 모델은 사람들이 링크를 클릭하게 만드는 것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구글 AI 오버뷰처럼) 링크 클릭을 멈추고 즉각적인 답변만 제공한다면, 퍼플렉시티를 죽이든 말든 결국 구글도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이것이 우리가 이러한 접근을 추구하는 이유인데, 이것은 전형적인 혁신적 딜레마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권력과 기술, 그리고 시장 접근성을 가진 거대한 기업이 같은 제품을 쉽게 출시할 수 없는 상황이죠.]
에릭 슈미트 구글 전 CEO는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한 강연에서 구글이 재택근무를 도입한 이후 직원들의 일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이 때문에 AI 분야에서 스타트업보다 뒤처졌다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주목받는 AI 스타트업 창업자의 생각은 어떨까.
[우리는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에릭의 스타일을 믿지 않습니다. 오히려 공격적인 마감일을 정하고, 우리 자신을 개별적으로 밀어붙이며 모범을 보이는 것을 좋아합니다. 누군가에게 이 일을 완료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 물어보면 "일주일"이라고 답할 수도 있죠. 그때 저는 "이 일을 3일 안에 끝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만약 그들이 "우리가 뭘 하든 3일 안에 끝낼 수는 없습니다."라고 말하면, 그들을 더 이상 압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잠시라도 "아, 다르게 하면 3일 안에 끝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라고 생각하게 된다면, 그들은 더 빠르게 작업을 완료할 방법을 찾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문화는 "아, 사실 일주일 동안 해야 하는 게 아니라 며칠 만에 끝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만듭니다. 그 후로는 3일에서 하루로, 더 짧은 기간 안에 일을 완료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죠. 어떤 일이 정말 중요하다면, 다음 한 시간 안에 끝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방식으로 사고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일을 실제로 그 시간 안에 끝내지는 못할 수도 있지만, 이런 사고방식과 문화가 조직을 더 빠르게 움직이게 만듭니다.]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은 이달 초 아라빈드 CEO를 AI 분야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했습니다.
그가 AI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조언은 정말 빠르게 반복하는 것입니다. 반복속도가 가장 중요한데, 현실과 더 자주 접촉할수록 사용자로부터 아이디어가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에 대한 실제 신호를 더 많이 수집할 수 있고, 그런 다음 돌아가서 아이디어를 변경하여 작동할 때까지 반복합니다. 짧은 기간 동안 가장 많은 실험을 하는 사람이 이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취재 : 홍영재,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이소영,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홍영재 기자 y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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