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이 발목까지” 입주자들 울린 익산 신축아파트…‘부실시공 논란’ 발칵
논란 확산되자…시공사 측 “하자보수팀 철수 유보하고 하자 보수 진행할 것”
입주를 시작한지 5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전북 익산의 A아파트의 지하 주차장과 관리시설 등 주민 공용 공간 등지에서 심각한 누수 현상이 발생해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누수 문제뿐만이 아니라, 주민 편의 시설 천장에선 상시로 비가 새고, 엘리베이터가 상습적으로 고장이 나는 등 하자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하자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11일 건설업계 및 A아파트 입주민회 등에 따르면, 올해 4월 입주가 완료된 A아파트는 입주 석 달째인 지난 6월 말부터 빗물이 지하 주차장으로 새어 들어와 성인 발목 높이까지 차오르는 등 누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강풍이나 폭우가 내릴 때면 엘리베이터가 수시로 멈춰 서는 바람에 입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입주 이후 A아파트에서는 매달 여러 차례 엘리베이터 고장이 발생했고, 복구되지 않아 엘리베이터에 갇힌 입주민을 구조하기 위해 119구조대가 4차례 출동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A아파트에 설치된 엘리베이터 3기 모두 로프에 파단(로프 절단이 진행 중인 상태) 증상이 확인됐다"면서 "지하 주차장 침수와 배관 이탈로 인한 누수 역시 신축아파트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하자"라고 비판했다.
실제 입주민들이 촬영한 동영상에는 물바다가 된 지하 주차장과 토사가 유실된 아파트 화단, 119구조대의 엘리베이터 승객 구조 장면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입주민들은 "누수나 배수 같은 하자도 문제지만, 가장 무서운 것은 엘리베이터 고장"이라며 "일부 입주민은 한여름에도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것이 두려워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했다. 이 정도면 심각한 부실 공사"라고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입주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도저히 신축아파트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굵직한 하자조차 처리되지 않아서 가구 마감이나 도배 등 세대별 하자는 아직 제대로 조치 받지도 못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앞서 지난 7일 A아파트 입주민들은 입주민 회의를 거쳐 시공사 측에 핵심적인 하자 17건을 보수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시공사 측은 현재까지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입주민들은 주장했다.
입주민 대표 B씨는 언론과 통화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열린 입주자 간담회에 시공사 토목 본부장과 현장소장이 직접 참여해 하자 보수 일정표를 제출하고 적절한 조처를 하기로 약속했지만, 실제로 이뤄진 것은 17건 중 지하 주차장 침수 1건에 불과하다"며 "이후 시공사는 하자보수팀을 철수하겠다고 통보하는 등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시공사 측을 강하게 질타했다.입주민회에 따르면, 시공사 측은 추석 이후 아파트에 상주하는 하자보수팀을 철수하겠다고 관리사무소 측에 통보한 상태라고 한다. 아울러 하자보수팀 실무자를 다른 지역으로 보내고 관리자급 직원 1명만 남겨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시공사 측의 행보에 입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상황이다. 입주민들은 A아파트가 어떤 과정을 거쳐 익산시의 준공 허가를 받았는지 공개하고, 추후 구체적인 하자 보수 계획을 밝힐 것을 익산시와 시공사 측에 요구했다.
B씨는 "분양가가 3억원이 넘는 신축아파트가 어떻게 비만 오면 여기저기서 물이 새고, 엘리베이터가 걸핏하면 멈춰 설 수 있는지 누군가는 답해야 한다"며 "익산시와 시공사의 적절한 조처를 촉구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논란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지자 시공사 관계자는 "입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회사 측에서 하자보수팀 철수를 유보하고, 지속해서 접수되는 하자 민원을 처리하기로 했다"면서 "입주민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것에 대해서는 죄송한 마음"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익산시 공동주택관리계 관계자는 "관련 민원이 접수돼 시공사 측에 공문을 발송하는 등 입주민들이 빠르게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협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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