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면한 '티메프'에 주어진 시간 3개월…"M&A 속도 낼 것"

법원, 지난 10일 회생절차 개시 결정…12월까지 회생계획안 제출
티메프 대표 "플랫폼 정상화·M&A 속도 낼 것"

대규모 정산지연 사태를 일으킨 티몬과 위메프의 회생절차가 개시된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서 류화헌(왼쪽) 위메프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가 회생절차 관련 논의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법원이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일으킨 티메프(티몬·위메프)에 대한 회생절차를 개시하면서 10만명의 채권자가 파산을 면하게 됐다. 기업회생 절차 개시 결정을 받은 티메프는 인수합병(M&A)을 통해 현 상황을 타개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을 받아 조사 보고서가 나오면 구체적인 M&A 규모가 공개될 전망이다.

류광진 티몬 대표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회생 절차와 관련 "관리인을 지원해 회생 절차 및 플랫폼 운영에 필요한 업무를 빠르게 수행하고, M&A에도 속도를 내 법원이 회생 계획을 인가하기 전 인수합병을 추진한다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앞서 전날 티메프는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기업회생 절차 개시 결정을 받았다. 두 회사가 7월 29일 기업회생과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ARS)을 신청한 지 44일 만이다.

류 대표는 티몬의 M&A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티몬에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업들이 생각보다 많으며, 구체적으로 인수합병을 논의 중인 곳도 두 군데"라며 "조사 보고서가 나오면 M&A 규모가 확실해지기 때문에 속도가 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회생 계획 인가 전 M&A를 목표로 올해 안에 채권자분들이 동의할 만한 M&A를 추진하고 피해자 구제와 회사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티몬·위메프 사태' 피해자들이 8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및 민주당사 앞에서 정부에 피해보상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검은 우산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티몬은 내달 초 에스크로(Escrow·판매 대금 제3자 위탁)기반의 정산 시스템을 도입해 플랫폼 운영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티몬은 지난달 조직 개편을 통해 재무와 자금 전담 조직을 신설했고, 최근 기술·개발 조직을 구성해 독립적인 플랫폼 운영의 기반을 마련했다.

위메프도 M&A 추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전날 "11월29일까지 조사 보고서가 나올 것으로 보는데, 조사 보고서가 나오면 12월 중으로 인가 전 M&A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류화현 대표는 "계속 접촉한 바로는 생각보다 티몬과 위메프에 관심을 갖고 계시는 기업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다"며 "그분들이 매각 규모, 채권단과 협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망설이셨는데 이번 회생 개시를 통해 그 부분이 확실해지면 빨리 마무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티메프 측은 회생 개시 전까지 3개월의 시간을 벌었지만, 이 기간 내에 반드시 투자 유치를 끌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티메프 법정 관리인으로는 조인철 전 SC제일은행 상무가 선정됐다. 조사위원으로는 한영회계법인이 선임된 상태다. 회생 절차 일정상 티몬은 내달 10일까지 채권자 목록을 작성해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같은 달 11일부터 24일까지 채권자의 채권 신고도 이뤄질 예정이다.

이후 한영회계법인은 티몬의 존속·청산 가치를 판단해 오는 11월 29일까지 조사 보고서를 제출한다. 최종 회생 계획서 제출 시한은 12월 27일이다. 이때 법원은 회생 계획서를 검토하고 기업회생 절차를 인가 여부를 결정한다. 미정산금 지급 능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거나 과다한 채무를 갚을 수 없는 것으로 법원이 판단하면 파산 선고도 가능하다.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