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 후 미 정치권 반응···“해리스 리더십 입증” vs “해리스가 질문 피해”
공화당 진영에서도 “트럼프가 패했다” 반응
미국 대선을 불과 56일 앞두고 진행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민주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의 첫 TV토론에 대해 두 진영은 앞다퉈 각자 유리한 해석을 내놨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토론이 끝난 후 페이스북에 “해리스 부통령은 그가 앞으로 나라를 이끌 최고의 선택임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거론됐던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NBC에 출연해 “해리스는 리더십을 보여주었지만 트럼프는 말도 안 되는 소리만 횡설수설 늘어놓았다”고 말했다.
토론 후 미디어센터를 방문한 민주당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이번 토론은 자유와 정의에 대한 것이었다”면서 “트럼프에게는 끔찍한 밤이었지만, 미국 국민에게는 위대한 밤이었다”고 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의 최측근 참모인 마크 쇼트 전 비서실장은 “트럼프는 경제와 이민 문제에서 바이든-해리스 행정부를 공격할 기회를 놓쳤고, 대신 해리스가 던진 미끼를 물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스스로 “역대 최고의 토론이었다”고 자찬한 가운데 공화당 진영은 해리스 부통령의 실수를 공격했다.
공화당의 톰 코튼 상원의원(아칸소)은 미디어센터에서 “해리스가 남부 국경 문제에 대해 반복적으로 답변을 하지 않고 질문을 피했다”고 비판했다. 또 셰일가스 추출을 위한 수압 파쇄법(프래킹) 금지에 대한 입장을 변경한 데 대해 “선거에 이기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전 및 협상 입장을 펜실베이니아주에 거주하는 폴란드계 미국인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는 질문에 “폴란드계든, 다른 어떤 미국인이든 미국의 최선의 이익은 동유럽에서의 살인을 멈추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현명한 외교정책으로 그런 살인을 멈추게 하고 세계를 다시 평화로운 상태로 되돌려 번영시킬 수 있다는 것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명료한 입장”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 우월성을 부각했다.
다만 보수 진영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토론 패배를 인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수 논객인 에릭 에릭슨은 로이터에 “트럼프는 토론에서 패배했다”면서 “진행자에게 불평한다고 해도 결과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토론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3 대 1의 대결이었다”며 사회자 2명이 해리스 부통령편이었다고 주장한 것을 겨냥한 말이다.
공화당 전략가인 론 본진은 “해리스는 잘 준비된 공격으로 트럼프를 짜증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면서도 “그러나 그가 유권자들이 마음을 굳힐 수 있도록 완벽히 설득했는지는 명확지 않다”고 여지를 남겼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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