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보다 먹방… 편의점 가는 외국인들
편의점 매출 1년새 200% 급증
바나나우유·라면·얼음컵 인기
면세점 1인당 구매액 22% '뚝'
올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면세점에선 돈을 덜 쓰고, 편의점에선 더 쓴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리오프닝 흐름에 맞춰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보다는 한국 편의점 체험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면세점 1인당 구매액은 53만5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급감한 반면, 외국인 결제 수단(알리페이, 위챗페이 등)으로 편의점에 들어온 매출은 작년 동기와 비교해 최대 200%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쇼핑 중심에서 SNS에서 화제가 된 먹거리, 볼거리 등을 체험하는 것으로 여행 패턴이 변화한 영향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틱톡' 등 숏폼에 올라온 외국인 관광객들의 '먹방' 영상에 등장한 제품들이 외국인 매출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GS25의 경우 올해 상반기, 외국인 결제 수단을 통해 발생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9.9% 증가했다.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빙그레 '바나나우유'였다. 2위는 도시락인 '김혜자도시락', 3위는 구운란인 '감동란', 4위는 치킨 제품인 '치킨25'였다.
같은 기간 CU는 외국인 결제 수단을 통한 결제 건수가 150.0%로 상승했다. 코로나 팬데믹이던 2020년에는 40.1% 감소(전년 대비)하고, 2021년에도 32.9% 줄었던 것이 2022년 37.5% 증가하면 반등했고, 지난해엔 151.9% 늘었다. 올해 역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작년말 홍대 인근에 오픈한 'CU 라면 라이브러리 1호점'의 경우, 라면을 구매하는 고객의 약 65%가 외국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CU 관계자는 "CU 라면 라이브러리 1호점의 전체 방문객수는 내국인이 더 많지만, 외국인의 라면 매출이 더 높았다"라며 "점포에서 취식 후 기념품 등으로 라면을 추가로 구매하는 외국인 고객이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올해 상반기 알리페이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3배 가량 매출이 늘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틱톡에서 바나나맛우유와 파우치커피를 구매한 뒤 이를 얼음컵에 섞어 마시는 먹방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세븐일레븐에선 바나나맛우유, 파우치커피, 얼음컵 등이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상품 1위를 차지했다"라며 "해당 상품들에 대한 발주를 넉넉히 진행해 대응 중"이라고 말했다.
이마트24는 올해 상반기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전년대비 120% 늘었고 '이프레쏘 아이스컵'이 가장 많이 팔렸다. '아임e 하루e리터생수' 등 생수 500ml가 그 뒤를 이었고, 빙그레 바나나우유가 3위였다.
이에 편의점 업계는 늘어나는 외국인 관광객 수요 선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GS25는 외국인 안내 홍보물을 추가 제작하고, 한국관광공사 '비짓코리아' 외국어 지도에 매장을 표기할 계획이다. 부가세 즉시 환급 서비스가 가능한 여권 리더기 설치 점포도 현재 440개점에서 500점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CU는 최근 '로열티 마케팅'과 업무협약을 맺고 전세계 1억명 이상이 쓰는 폰타 포인트를 결제 수단으로 도입하기 위해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또 세븐일레븐은 여권 스캔만으로 즉시 세금 환급을 받을 수 있도록 QR·여권 모두 범용 가능한 포스 연동 여권스캐너를 점포에 탑재했다. 지난 5월부터는 쇼핑까지 가능한 외국인 전용 교통카드를 출시했다. 이마트24는 외화환전·시내 부가세 환급·해외송금이 가능한 디지털ATM 도입 점포를 확대할 예정이다.
반면 면세점들은 외국인 손님이 늘어도 이들로부터 벌어들이는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더딘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 회복과 여행 패턴 변화로 인해 객단가(방문객 1인이 쓰는 돈)가 급감하면서 올해 상반기 1인당 구매액(전체 매출액을 구매객 수로 나눈 것)이 5년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한국면세점협회 통계를 보면 올해 상반기 면세점 1인당 구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 줄어든 53만5000원이었다. 올해 상반기 면세점 전체 매출액은 7조3970억원, 구매객 수는 1382만5737명이다.
전년 동기 대비 구매객 수가 45.6% 늘었는데 면세점 매출액은 13.6% 느든데 그쳤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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