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포비아 극복하고 제2반도체로

박한나 2024. 9. 1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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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포럼 창립총회가 11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렸다. 행사장에서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제공.

국회와 정부, 기업이 한자리에 모여 배터리를 '제2의 반도체'로 키우기 위해 뭉쳤다. 민관이 힘을 모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과 '포비아(공포)', 그리고 미국 대선과 중국의 저가공세 등 여러 난제를 국가적 차원에서 극복하는 장을 마련했다는 의미가 크다.

이 자리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을 포함해 무려 23개 배터리 기업들이 이름을 올려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담는다.

이차전지 산업을 여야가 함께 뒷받침하기 위한 '국회이차전지포럼'이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출범했다. 포럼은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과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 대표를,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이 연구 책임의원을 맡았다.

국회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여야가 연구단체를 구성해 산업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박 의원은 "(이차전지산업은) 국가의 이익과 지역의 발전, 국민을 위한 일"이라며 "여야 없이 국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산업 육성 방안을 모색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이차전지포럼의 특징은 국내 셀 제조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솔라엣지테크놀로지스코리아, 금양 뿐 아니라 소부장기업들과 재제조·재활용 관련 기업들이 회원으로 참여한다는 점이다.

소부장기업으로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 민테크, 엘앤에프, 유진테크놀로지, 엔켐, SFA, 윤성에프앤씨, 대주전자재료, 롯데케미칼, 동화일렉트로라이트, 파워로직스, 에이프로, 한국유미코아, 에코프로비엠, 더블유스코프코리아가 가입했다. 재제조·재활용기업은 성일하이텍과 피엠그로우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 총 23개의 내로라하는 국내 기업들은 정책에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지원한다. 이차전지 산업은 전동화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에도 전기차 캐즘으로 수요 둔화에 직면해 있고 연이은 배터리 화재로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원자재 등 공급망을 둘러싼 불확실성 역시 맞닥뜨린 과제다. 포럼은 이날 창립총회를 시작으로 이차전지 산업의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연구와 입법 등의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사용 후 배터리 재제조·재사용·재활용 등 순환경제 생태계 조성·연구 △연구개발·정책금융·인력양성·에너지저장장치(ESS) 육성 등 전주기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연구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집중 지원 등의 정책을 강구할 예정이다.

정부 역시 포럼에서 나온 제안을 기반으로 정부 정책 수립과정에 반영할 것을 약속했다. 국내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리튬메탈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은 정부가 책임지고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차전지산업이 위기 속에 있지만 거친 파도가 유능한 뱃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지금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시점"이라며 "인플레이션감축법 축소 우려 등 주요 이슈에 대해선 미국 정부와 적극 협의해 국내 기업의 비즈니스활동을 뒷받침하고, 첨단산업특화단지도 과감한 규제 완화와 인프라 구축, 투자 인센티브 확대를 전폭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차전지 업계는 집중적인 정책 지원이 중요한 시점에 이번 포럼의 창립이 매우 고무적이란 평가다. 미국과 일본까지도 자국의 이차전지산업의 육성을 위해 전례 없는 파격적 지원에 나서고 있는 만큼 국내기업의 기술적 우위만으로는 세계 경쟁에서 앞설 수 없다는 것이다.

박진원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은 "LG에너지솔루션 한 곳의 산업만이 아니라 거시적인 안목에서 세대를 아우르고 국가 경쟁력까지 통찰하는 국회의 지원은 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 정말 크나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형 포스코홀딩스 총괄 역시 "기업들이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국가 차원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데 기업 혼자서 할 수 없는 현안들을 선제적으로 해결해 주시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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