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도 100%에 가까워진다…진화하는 'AI 암 진단', 글로벌 경쟁 속도
AI(인공지능)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암을 빠르게 찾아내는 진단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해외 연구진은 방대한 양의 조직 데이터로 학습시켜 90% 이상의 정확도로 암을 진단하는 AI 모델을 개발하는 등 연구 성과를 공개하고 있다. 국내 기업도 항암제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솔루션을 개발, 빅파마(대형 제약사)와 상업 계약을 맺는 등 관련 성과가 두드러진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광저우 의과대학 제1 부속병원 산하 호흡기질환연구소 웬화 리앙 교수 연구팀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유전자 변이를 감지하는 AI 모델 '딥GEM'(DeepGEM)의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자체적으로 확보한 환자 3658명의 병리학·유전자 변이 데이터셋 등을 딥GEM으로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딥GEM은 내부 데이터셋에서 절제생검에 대해 AUC(Area Under the Curve) 0.983을 기록했다. AUC는 딥러닝 모델의 대표적인 평가지표다. 그 값이 1에 가까울수록 성능이 뛰어나단 뜻으로 0.8 이상은 고성능 모델로 평가된다. 절제생검은 종양이나 종양이 의심되는 조직 일부 또는 전체를 떼어내 검사하는 방식을 말한다. 딥GEM은 가는 바늘로 종양 및 의심 부위에서 세포를 흡입·채취한 흡인생검 데이터에 대해서도 0.891의 높은 AUC를 보였다. 연구팀은 "딥GEM의 유전자 변이 예측 능력이 폐암의 종양 초기 단계뿐 아니라 암이 퍼진 림프절 전이 부위에서도 높게 나타났다"며 "다양한 암 진행 단계에서 효과적인 예측과 맞춤형 치료 지원이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하버드대에서도 암 진단 AI 모델의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지난 4일 쿤싱 유 미국 하버드대 의학전문대학원 블라바트니크 연구소 조교수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암 19종을 높은 정확도로 진단하는 AI 모델 '치프'(CHIEF) 개발 성과를 발표했다. 치프 개발에는 44TB(테라바이트)의 병리조직 슬라이드 이미지가 활용됐는데, 고해상도 영화 1편 용량이 약 4~5GB(기가바이트)임을 감안하면 44TB는 약 9000편의 영화를 담을 수 있는 방대한 양이다. 연구 결과 치프는 폐·유방·전립선·뇌·피부·췌장 등 19개 인체 기관에서 나타나는 암과 관련 94%의 진단 정확도를 보였다. 식도·위·대장·전립선 등 특정 암종의 경우 진단 정확도는 96%까지 높아졌다. 치프는 전 세계 여러 환자 그룹에 걸쳐 결과를 예측·검증한 최초의 모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국내에선 루닛이 암 진단 AI 대표주자로 나서고 있다. 루닛은 주력 제품으로 AI 기반 암 진단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와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를 보유,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빅파마 로슈의 진단사업부 로슈진단의 '네비파이 디지털 병리' 플랫폼에 자사 비소세포폐암 솔루션 '루닛 스코프 PD-L1'을 통합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네비파이 이용 병원·연구기관 등에서 환자의 비소세포폐암 PD-1 바이오마커 분석에 스코프를 활용하면 건당 300~500달러(약 40만~66만원)가 지급되는 사업 모델로 알려졌다.
글로벌 암 진단 AI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수요는 꾸준히 급증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암 진단 AI 시장 매출은 2023년 1억9390만달러(약 2600억원)를 기록, 2030년에는 9억9610만달러(1조334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모델은 암의 조기진단과 적절한 치료 방법 및 예후까지 단 몇 분 안에 결과를 도출할 정도로 성장했다"며 "암 진단·치료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암 진단 AI 활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국내외 기업별 기술력의 옥석 가리기가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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