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광폭 행보‥명품백 사건 불기소 권고에 탄력?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결론에 이어, 지난 6일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 이후 김건희 여사의 단독 행보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김 여사는 어제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수난·생명구조 관계자를 격려하고 지구대 경찰들과 마포대교 순찰에 나선 데 이어, 지난 6일엔 기시다 총리 부인 유코 여사와 함께 케이팝 산업현장을 방문했습니다.
김 여사에 대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무혐의 결론이 이원석 검찰총장에게 보고된 다음날인 지난달 23일엔, 쪽방촌 봉사활동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순방 이후 명품백 수수 논란으로 5달 동안 공개 활동을 자제하던 김 여사는 지난 5월 16일 캄보디아 총리 부부의 방한을 기점으로 대중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사흘 뒤인 5월 19일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에 참석했고, 5월 21일엔 청와대 춘추관에서 자신이 기획한 우크라이나 아동 그림전을 단독 관람한 뒤, 6월 5일엔 용산 어린이정원에서 열린 어린이 환경·생태 교육관 개관식에 단독 참석했습니다.
김 여사가 공개 행보를 이어가는 동안 국민권익위원회는 6월 10일, 명품백 사건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사항이 없다며 종결 처리했고, 검찰은 7월 20일 김 여사를 검찰청사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비공개 조사했습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어린이·문화·종교·정신건강·동물 등 자신의 관심 분야에서 단독 행보를 늘려온 김 여사는 최근엔 단순히 일정을 공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통령실을 통해 메시지도 내고 있습니다.
어제 생명구조 관계자를 만나 현장을 순찰한 자리에서 김 여사는 "여기 계신 분들이 가장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시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문제를 가장 잘 아는 현장의 목소리에 항상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습니다.
눈에 띄는 점은 김 여사의 현장 발언이 대통령 부인으로서 통상적으로 하는 격려 수준을 넘어서 "경청, 조치, 개선" 같은 표현을 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김 여사는 현지시각으로 지난 7월 11일엔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문한 미국에서 탈북민들과 만나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며, "여러분의 용기 있는 행동이 앞으로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저와 우리 정부가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6일 기시다 총리 부인 유코 여사와 함께 케이팝 엔터테인먼트를 방문한 자리에선 "전 세계 실버 인구가 늘어나면서 음악산업도 실버 시장이 매우 커질 것"이라며 "케이팝이 아날로그 느낌을 기반으로 실버층을 개척해 보는 것도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불참했지만 국회 개원식이 열린 지난 2일엔, 미국 상원의원 부부들을 청와대 상춘재에 초청해 만찬을 같이 하면서 자신의 생일을 축하받았습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만찬을 시작하면서 김 여사가 메뉴를 직접 골랐다고 소개했고, 김 여사는 "한국 음식이 전 세계에 더욱 널리 알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습니다.
야권에선 김 여사의 공개 행보를 두고 우려와 비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가히 정권 실세답다"며, "'황제소환'에 종결처리, 세탁수사를 즐기더니 자기 마음대로 다 털었다며 정권 주인 행세를 다시 시작한 것"이라고 비판했고,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국민에 의해 선출된 적이 없는데, 대통령 행세를 한다"고 맹비난했습니다.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오늘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달나라 부부" "국민들이 불안해서 못 살겠다고 하고, 경제가 너무 어려워서 힘들겠다고 하는 상황에 한가한 발상"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고민정 의원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대통령실에 정무적 감각이 있기는 한 건가"라며 "자신이라면 뜯어말렸을 것"이라고 지적했으며, 박지원 의원 역시 앞서 kbc광주방송에서 "국민들 염장을 지르는 것,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공개 행보가 검찰이 명품백 사건에 대해 무혐의 판단을 내린 것과 수심위가 불기소를 권고를 결정한 것과는 관련 없다는 입장입니다.
명품백 사건의 본질은 "몰카 공작"이며, 김 여사는 "공작 사건의 피해자"라는 것이 대통령실의 시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부인 본연의 역할을 다시 수행하는 것뿐이라는 겁니다.
김 여사는 '출장 조사'를 나온 검사 앞에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비공개로 사과했지만 국민들 앞에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고, 김 여사 활동을 공식 보좌할 제2부속실은 "대통령실 청사 내 공간이 부족하다"며 설치가 늦어지고 있습니다.
구승은 기자(gugiza@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4/politics/article/6635914_3643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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