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우려에 유가 60달러대로…"금리인하 여력은 더 커져"

정다슬 2024. 9. 1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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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유가가 2021년 말 이후 처음으로 60달러대로 떨어졌다.

'세계의 시장'이라 불리는 중국 소비가 위축되는 등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것이 주된 이유다.

미국 허리케인 상륙에 따른 생산 차질 이슈보다 중국의 경기 둔화로 글로벌 원유 수요가 둔화할 것이란 우려가 더 크게 작용했다.

60달러대 유가는 오히려 세계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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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세계 석유 수요 증가분 전망치 낮춰
中 등에서 석유 수입 줄어들어…"수요 회복 어려워"
허리케인 프랜신 등의 영향은 주목
에너지 가격 부담↓…"중앙은행 정책 여력 높여"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주유소 기름값이 6주 연속 하락한 8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9월 1일부터 5일까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는 리터당 1658.5원으로 직전 주 대비 14.0원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전국 주유소 경유 판매가는 리터당 1495.7원으로 직전 주 대비 14.4원 내렸다.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글로벌 유가가 2021년 말 이후 처음으로 60달러대로 떨어졌다. ‘세계의 시장’이라 불리는 중국 소비가 위축되는 등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것이 주된 이유다. 일각에서는 낮아진 유가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면서,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여력이 더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브렌트유 11월 인도분 선물가격. 시점은 한국시간 11일 오후 3시 기준. (그래프=인베스팅 닷컴)
글로벌 유가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1월 인도분 브렌트원유 선물 종가는 10일(현지시간) ICE 선물거래소에서 배럴당 69.19달러로 전장 대비 3.69% 하락했다. 브렌트유 선물가격이 배럴당 70달러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21년 12월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이후 아시아시장에서 1%대 상승했지만, 한국시간 11일 오후 3시 기준 70달러선을 회복하지는 못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종가는 배럴당 65.75달러로 전장 대비 4.31% 급락했다. WTI 가격은 장중 한때 5% 넘는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허리케인 상륙에 따른 생산 차질 이슈보다 중국의 경기 둔화로 글로벌 원유 수요가 둔화할 것이란 우려가 더 크게 작용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날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 세계 석유 수요 증가분 전망치를 하루 211만 배럴에서 203만 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2025년 수요 증가분 역시 하루 178만 배럴에서 174만 배럴로 낮췄다.

수요 감소의 주된 배경에는 중국이 있다. 이날 발표된 중국 8월 무역데이터에서 중국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8.7% 늘어난 반면, 수입은 0.5% 증가에 그쳤다. 이는 시장이 예측한 2.0% 증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이며, 지난 7월 7% 증가했던 것과 비교해 크게 하락한 것이다. 중국의 전기차(EV) 전환과 건설경기 침체가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유가 하락이 지속되자 OPEC과 비회원 산유국의 모임인 OPEC+는 오는 10월 예정돼 있던 증산(감산 축소)을 연기했다. 다만 시장은 재정을 원유 수출에 의지하고 있는 많은 산유국들이 계속 감산을 지속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국제에너지기구(IAE)는 지난 8월 OPEC+가 감산을 지속하더라도 브라질과 가이아나, 미국 등의 공급만으로 내년 원유 재고가 하루 86만배럴씩 늘어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IAE의 월별 보고서는 12일 발표된다.

최근 유가 하락세가 지나치다는 의견도 나온다. 14일간의 브렌트유의 가격 움직임 속도와 변화 규모를 측정하는 상대강도지수(RSI)는 30 이하로 떨어졌다. 이는 브렌트유가 과매도 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ING그룹 NV의 워런 패터슨 상품전략책임자는 블룸버그에 “기술적 지표는 시장이 과매도 영역에 진입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지만, 여전히 시장의 분위기는 약세”라고 설명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보고서에서 석유 공급 우려로 이달 중 브렌트유 현물 가격이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11일 늦게 루이지애나에 상륙할 허리케인 ‘프랜신’이 미국 석유 생산에 미칠 영향도 관심이다. 엑슨모빌과 쉐브론과 쉘 등이 프랜신에 대비해 산유를 중단하면서 멕시코만 원유 생산량의 4분의 1에 달하는 석유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60달러대 유가는 오히려 세계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리갈앤제너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수석 경제학자인 팀 드레이슨은 “전반적으로 볼 때 정책금리를 낮추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을 식히고 실질 소득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다슬 (yam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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